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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호 2021년 2월] 뉴스 기획

마스크 쓴 둘, 벗은 둘…극명하게 갈린 토론회 현장

코로나19 1년 ‘팩트와 교육’ 포럼



패널들의 서로 다른 생각은 마스크 착용에서 확연했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이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유태우 닥터U와함께의원 원장(위 사진 오른쪽)과 김상수 소아랑 한의원 원장(오른쪽 둘째)은 마스크를 벗었고, 이정상 모교 의대 교수(아래 사진 왼쪽)와 조성일 모교 보건대학원 교수(왼쪽 둘째)는 마스크를 썼다.


마스크 쓴 둘, 벗은 둘…극명하게 갈린 토론회 현장

‘코로나19 팩트와 교육’ 포럼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하고 1년여 시간이 흘렀다. 발생 동향에 따라 방역지침은 다소 풀리기도 더욱 조이기도 했지만, 감염병의 위협이 우리 생활을 속속들이 바꿔놨다는 것은 시종 변함이 없다.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코로나19. 그러나 우리는 정말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알고 있을까. 올해 1월 21일 관악캠퍼스 글로벌공학교육센터(GECE)에서 개최된 ‘글로벌 팬데믹 COVID-19에 대한 팩트와 교육’은 보다 슬기롭게 감염병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논의하는 장이었다.

강현구(건축94-98) 센터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유태우(의학74-80) 닥터U와함께의원 원장, 이정상(의학76-83) 모교 의대 교수, 조성일(의학80-86) 모교 보건대학원 교수, 김상수 소아랑 한의원 원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왕재(의학76-82) 모교 의대 명예교수가 청중석에서 의견을 보탰다.

불문율이 된 마스크, 과연 옳은가
코로나19를 보는 관점의 차이는 마스크 착용에서부터 분명하게 드러났다. 유태우·김상수 원장과 이왕재 명예교수가 마스크를 벗고 발언했던 것.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이 과장됐다는 것이다.

유태우 원장은 마스크 착용이 호흡기에 유입되는 바이러스의 양을 줄여 백신과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고 하면서도 “남이 쓰니까 쓰는 게 마스크”라고 주장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지난 1년 동안 1,300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누적확진자 수가 7만5,000여 명이니까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 즉 치명률은 약 1.8%에 불과해요. 70세 미만에선 0.3%, 60세 미만에선 0.1%로 낮아지고요. 코로나 바이러스만 갖고 사망하는 것도 아닙니다. 고령자 중에서도 기저질환자가 사망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데, 코로나만 유독 부각되고 있어요.”

유 원장은 이어 “저와 제 가족이 코로나19 확진자였다”며 확진자가 중증 환자로 악화될 확률 또한 1%도 안 되기 때문에 “확진자 중 99%는 치료가 필요한 ‘진짜 환자’가 아니며 가벼운 감기 증상을 보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협이 제한적인 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스크를 안 써도 무방하다는 뜻.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마스크를 착용하는 건 과도한 방역 정책으로 조성된 공포 분위기와 부화뇌동 하는 민족성 때문이라고 짚었다.

‘코로나 미스터리’의 저자이기도 한 김상수 원장도 마스크 착용이 “경우에 따라 외려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N95 마스크의 필터링 효과를 연구한 외국 논문에 따르면, 마스크가 호흡기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건 바이러스를 걸러내서가 아니라 호흡기의 체온을 높여 낮은 온도에서 생존력이 강한 병원체의 증식을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마스크는 호흡기를 계속 고온·고습 상태로 만듦으로써 코점막의 손상을 초래할 수도 있어요. 호흡 저항을 증가시켜 만성 폐질환자, 고혈압·심혈관질환자, 우울증·공황장애 환자, 임산부, 고령자, 영유아에겐 외려 부작용이 더 크고요. 마스크를 써야 할 대상 및 상황과 쓰지 말아야 할 대상 및 상황을 더 정교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조성일 교수는 “어르신과 아이들까지 마스크를 써야 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하면서도 “집단의 차원에서 방역을 연구하는 공중보건학의 특성상 개개인의 편차를 세밀하게 고려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리를 잘 이해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마스크 착용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4시간 단체생활을 하는 군인들은 취침할 때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지 묻는 강현구 센터장의 질문엔 “군대 생활관뿐 아니라 요양 시설, 구치소 등도 공간을 넓히는 등 환경을 개선하면 더 좋을 텐데, 이러한 개선 없이 개인의 행동을 통제하여 감염률을 낮추려 하니까 부담을 많이 지게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정상 교수는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폐해는 나중 문제”라며 마스크 착용은 “가부를 논할 사항이 아니”라고 강경하게 맞받았다.

“마스크를 쓰면 호흡이 힘들죠. 그러나 적응해야 하는 문제예요.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호흡 능력이 완성된 게 아닙니다. 엄마 뱃속에서 탯줄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다가 세상에 나오면 그제야 호흡할 수 있는 근육이 발달하는 거죠. 100일이 돼야 비로소 스스로 호흡할 수 있는 능력이 완성됩니다. 100일을 축하하는 이유죠. 코로나 사태에 맞춰 우리도 마스크에 적응해야 하는 겁니다. 지금보다 더 악랄하게 변이한다면 그에 맞춰 또 적응해야 하는 거고요. 나는 건강하니까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괜찮다? 그래도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선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내 아이, 내 부모가 위험해질 수 있어요.”


“치명률 1.8% 불과 남들 다 쓰니까 쓰는 게 마스크”
“누군간 소중한 목숨 잃어, 방역 고삐 늦춰선 안 돼”


코로나 백신, 안심하고 맞아도 되나
일각에선 부작용 우려가 제기되는 코로나 백신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접종하겠다”고 말했다. 급히 개발되긴 했지만, 여러 단계의 임상을 통과했기 때문에 거짓일 수 없다는 것. 나아가 그는 의료인으로서 전문가의 지침을 따를 것을 호소했다. “백신 접종 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항알레르기 주사를 맞으면 되고, 그마저 듣지 않으면 또 다음 단계가 준비돼 있다”며 “접종 후 30분을 못 기다리고 나가서 길바닥에 쓰러지면 적절한 조치를 받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왕재 명예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은 인류가 처음으로 개발한 mRNA백신”이라며 “최초의 시도인 만큼 10년 이상은 안전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통한 항체 생성, 나아가 집단면역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몸에 공생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90~95% 동일합니다. 항체가 잘 안 만들어지는 이유죠. 설혹 항체가 생성되더라도 코로나19는 코와 인후두의 점막에 붙어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혈중에 있는 항체로는 못 막습니다. 예방이 안 되므로 집단면역도 불가능하고요. 혈액을 타고 돌면서 일으키는 각종 합병증을 막을 순 있습니다. 백신이 항체를 만들어내면 감염이 되더라도 사망하거나 중증으로 가진 않는다는 뜻이죠. 그런데 이렇게 위중해지는 환자는 전체 확진자의 1% 수준입니다. 이를 위해 전 국민이 백신을 맞아야 하느냐는 회의가 들 수밖에 없죠.”

K-방역 이대로 계속 가도 될까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거리두기 조치가 경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코로나19를 보는 관점에 따라 K-방역에 대한 평가도, 경제 정상화 시점도 엇갈렸다.

이 명예교수는 “거리두기 조치가 감염률을 낮추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면서도 안 막아도 되는 감기·독감 수준의 바이러스 때문에 카페도 식당도 노래방도 못 가니 모두 다 굶어 죽게 생겼다고 꼬집었다. 유 원장도 “정말 큰일 나는 게 아닌데 겁박하는 정부 정책이 더 문제”라며 코로나 방역 및 의료체계가 확진자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콜레라 유행할 때 횟집 가면 좋은 대접 받듯 지금이 어쩌면 기회”라고 넌지시 조언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세계보건기구와 우리 정부는 백신이 널리 보급되기 전까진 접촉률 감소에 무게를 두는 현 방역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방역의 관건은 지속 가능성입니다. 보건의료체계도, 경제활동 제한도 한계점에 이른 상황이에요. 감염병 확산을 통제하는 동시에 서민 경제활동의 숨통을 틔우는, 동반 성장의 정밀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특히 형평성이 중요하죠. 일부에선 코로나19 사태로 외려 호재를 누리는데, 소상공인을 비롯한 서민 가계는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어요. 소상공인 안에서도 업종에 따라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요. 다자의 이해관계를 녹여내는 정교한 방역 정책의 수립이 절실합니다. 이를 위해선 빅데이터를 포함한 정보기술이 더욱 발전돼야 하고요.”
나경태 기자


▽ 코로나19 1년 모교의 대응
https://www.snua.or.kr/magazine?md=v&seqidx=9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