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559호 2024년 10월] 뉴스 기획

모교병원, UAE에서 10년 이상 운영한 최초 해외 의료기관

2014년 셰이크 칼리파와 계약


모교병원, UAE에서 10년 이상 운영한 최초 해외 의료기관



셰이크 칼리파 전문 병원 전경.


2014
년 셰이크 칼리파와 계약
현지맞춤화로 UAE서 큰 신뢰

한국 의료의 국제 경쟁력 입증
UAE 의료 핵심파트너로 역할

 

모교 병원이 아랍에미리트(이하 UAE) 북부에 있는 셰이크 칼리파 전문 병원(Sheikh Khalifa Specialty Hospital 이하 SKSH)’2년 더 맡아 운영한다. 지난 8월 김영태(의학84-88) 서울대병원장과 아레프 알시흐히 UAE SKSH 최고경영자가 두 번째 재계약을 체결한 것. 모교 병원은 UAE에서 10년 이상 병원을 운영한 최초의 해외 의료기관이 됐다.

20148월 최초 계약 당시 모교 병원의 SKSH 위탁운영은 국내 병원이 해외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위탁운영권을 따낸 첫 사례이자, 미국 스탠퍼드 및 존스홉킨스, 영국 킹스칼리지, 독일 샤리테 등 글로벌 의료기관들과 경쟁해 이룬 쾌거로 화제가 됐었다.

UAE 북부 라스 알 카이마에 위치한 SKSH246병상을 갖춘 3차 전문병원이자 비영리 공공병원으로 지상 5, 지하 1층 건물에 대지면적은 20에 달한다. 한국인 의사 31, 간호사 18, 보건직 20, 사무직 14명을 포함해 외국인 직원까지 총 673명이 근무하고 있다.

수탁 운영 1년 만에 7000여 명의 외래환자와 570여 명의 입원환자를 진료하며 의료의 질뿐 아니라 경영 역량까지 인정받았다.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Joint Commision International)에서 99.14%라는 만점에 가까운 성적으로 인증을 받았다.

이정열(의학76-82) SKSH 병원장은 이번 재계약에 대해 한국 의료의 국제적 경쟁력이 다시 한번 입증된 상징적인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SH엔 초창기 5년간 1조원의 운영예산이 책정됐고, 이와 별도로 모교 병원은 연간 70~80억원의 위탁운영 수수료를 받았다. UAE는 영어 소통이 가능해 현지어를 배우지 않아도 업무에 지장이 없고, 중동 국가 중에선 폐쇄적이지 않으며, 주요 산유국으로서 오일머니가 풍부하다. 국내 의료기관이 진출을 꾀할 만한 이러한 장점은 단점이 되기도 한다. 이미 해외의 고급 의료서비스를 자주 접해 기대수준이 높고 먼저 진출한 미국·유럽 의료진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것.

SKSH는 개원 초기부터 심뇌혈관질환을 중심으로 고난도 수술에 승부를 걸고 연달아 성공시킴으로써 UAE 의료시장을 파고들었다. 20181UAE 최초의 뷰레이(view-ray) 서비스를, 같은 해 4월 최초의 3D 복강경 수술을 시작했고, 20202월엔 헬스케어혁신상을 수상했다. 지난 10년간 종양학, 심혈관 치료, 신경과학 등 핵심 진료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며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UAE 환자들에게 각인시켰다.



SKSH에서 근무 중인 의료진들. 한국인, UAE인뿐 아니라 필리핀, 요르단 등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이 협업하고 있다. 사진=셰이크 칼리파 전문 병원


또한 2016년 메디컬 인턴십을 도입해 UAE 보건인력 양성에 기여하고 있으며, 현장 교육 프로그램뿐 아니라 모교 병원의 역량 있는 교수들이 직접 방문해 진료와 강의를 병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진료뿐 아니라 교육수요까지 충족시키고 있다.

이 병원장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작년 12SKSH의 의료정보시스템(HIS)10년 만에 전면 개편했다. 그 과정에서 모든 직원들이 주말을 반납한 채 두 차례 리허설을 했고, 개편 당일 거의 아무런 차질도 없이 시스템을 가동했다.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환되면서 의료진 모두에게 불편과 부담이 따랐지만, 원내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된 단체 채팅방을 통해 각 부서 직원들이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했다. 이 채팅방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넘어 시스템 안착을 위해 모두가 협력하는 플랫폼이 됐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한국어·영어·아랍어 등 3개 국어로 책이 제작됐다. SKSH의 혁신적 조직 문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병원장은 국내 의료기관이 해외에 진출하려면 그 지역의 문화적, 사회적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UAE는 중동 지역 문화권으로 남녀 분리가 엄격한 왕정국가다. 이에 따라 SKSH는 검사실과 대기실을 남녀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왕족 등 VIP 환자에 대해선 진료 시간과 공간을 사전에 철저히 준비한다고. VIP 환자의 경우 개인 요구 사항까지 반영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재진 환자를 30분가량 진료할 정도로 1인당 진료 시간이 매우 길다는 점은 국내 대형병원에서도 눈여겨봐야 할 장점. 환자 한 명 한 명의 상태를 더 깊이 이해해야 맞춤형 진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SKSH는 한국, UAE뿐 아니라 필리핀, 요르단 등 여러 국적의 의료진이 함께 소통, 협업하는 까닭에 다양한 의료적 접근과 환자 관리 방법을 아우르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의료진이 함께 근무한다는 점은 글로벌 의료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는 기본기이자 현지 환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양분이 된다.

5년 단위로 계약하다 이번엔 2년 연장 계약한 것에 대해선 UAE가 의료 자립을 목표로 외국 의료기관의 역할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자국 내 의료진을 양성하려는 계획의 영향으로 보인다SKSH의 탁월한 성과와 현지에서의 긍정적 평가에 힘입어 계약이 연장된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지만, 과거와는 달리 UAE 측에서도 기간별 성과 점검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타진하는 치밀함을 보이고 있다.

2년 후 계약 만기에 대비해 이 병원장은 SKSH가 자랑하는 고품질 의료서비스와 환자 만족도를 유지하면서 현지 의료시장의 변화와 환자들의 요구를 신속히 파악해 더욱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또한 모교 병원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최신 의료기술을 도입하고, 이를 현지화함으로써 UAE 의료 시스템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UAE 의료 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파트너로서 존재 가치를 입증한다는 것.

이 병원장은 모교 병원에서 쌓아온 우리의 경험과 자부심은 SKSH를 운영하면서 더 큰 의미를 띠게 됐다. 해외에서의 도전은 쉽지 않지만, 저와 우리 병원은 한국 의료의 명예를 걸고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며 동문들의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나경태 기자

-이정열 SKSH 병원장 인터뷰 바로가기: https://www.snua.or.kr/magazine?md=v&seqidx=11814


셰이크 칼리파 전문 병원 연혁

20148월 서울대와 계약

20151월 첫 개심수술

201510MOH 교육병원 인증

201641만번째 외래환자

20169월 메디컬 인턴십

20173월 당일수술실 오픈

20181UAE 최초 뷰레이 서비스

20184월 최초의 3D복강경 수술

20196월 수술실 리노베이션

20197월 위탁운영 갱신계약

20202월 헬스케어혁신상 수상

202010월 코로나19 병동 개원

20218500번째 유방 수술

2021111000번째 건강증진센터 환자

20221월 문재인 대통령 방문

202312HIS 센터 통합

20248월 운영 및 관리 계약 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