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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호 2021년 1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새해 계획 달성 땐 내가 건 돈 돌려 받고, 보너스도 챙기고

목표달성 앱 챌린저스 화제 최혁준 화이트큐브 대표


새해 계획 달성 땐 내가 건 돈 돌려 받고, 보너스도 챙기고

목표달성 앱 챌린저스 화제
최혁준(에너지자원공학05-10) 화이트큐브 대표




50만 회원 자기 계발 도움 받아
‘한 번 실천해도 보상’ 차별화


작심삼일은 인간의 본성이라는 뇌과학 연구 결과가 있다. 결심을 실행할 때 스트레스를 견디게 해주는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의 작용이 불과 3일 만에 끝난다는 것. 수많은 범부들을 영어학원과 골프연습장, 헬스클럽의 ‘기부천사’로 전락하게 한 자연의 섭리다. 여기에 모교 동문 선후배가 뭉쳐 만든 스마트폰 앱이 도전장을 냈다. 스타트업 화이트큐브가 2018년 출시한 ‘챌린저스’다.

챌린저스가 작심삼일을 부수는 방법은 ‘돈으로 의지 사기’. 챌린저스 이용자들은 1만원에서 20만원까지 소액을 담보로 걸고 영어공부, 아침 기상, 달리기 등의 계획을 실천한다. 증거는 공부한 흔적이 보이는 책, 운동화 신은 발 등의 인증샷이다. 한 번 실천할 때마다 낸 돈을 조금씩 돌려받는다. 약속한 기간 내 85% 이상 해내면 원금 환수, 100% 성공하면 보너스 추가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반문하겠지만 유혹이 많은 젊은 세대에서 제대로 입소문을 탔다. 출시 2년을 갓 넘긴 지난 12월 회원수 50만명, 누적 다운로드수 약 90만 건을 돌파했다. “더 많은 사람을 성공시키는 것이 챌린저스의 목표”라는 최혁준(에너지자원공학05-10) 화이트큐브 대표의 설명이다. 2020년 12월 24일 삼성동 한 창업지원센터의 화이트큐브 사무실에서 만났다. 마스크를 쓰고 대화하다 사진 촬영시 잠깐 벗었다.

“중요한 일과 급한 일 중 사람들은 후자를 택합니다. 급한 일은 당장 손해가 돌아오고 페널티가 있죠.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것처럼 중요한 일은 내일 해도 문제가 없으니 미루고요.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의 우선순위를 바꿔드리는 것이 챌린저스가 하는 일입니다.”




챌린저스 앱 화면. '1만보 걷기'와 '아침 기상' 챌린지는 꾸준히 인기가 높다. 



자기계발에 있어 최 동문은 도가 튼 사람이다. 2012년 친구 세 명과 자기계발 동아리 ‘Being and Doing’을 만들었다. 넉 달간 개인 목표를 달성하는 프로젝트였는데 나중엔 500명으로 회원이 불었다. 시중에 나온 자기계발서를 섭렵해 노하우를 추출하고, 동아리 활동에 도입해 효과를 본 것만 모은 게 챌린저스의 지금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계획을 이루려면 돈을 걸고, 누군가와 함께하고, 결과에 보상이 있어야 합니다. 또 스마트(SMART*)한 목표를 세워야 해요. 챌린저스에는 ‘토익 900점 달성하기’ 대신 ‘매일 토익문제집 풀기’처럼 구체적이고 행동 지향적인 목표만 있어요. 제한시간 안에 측정 가능한 결과를 내야 하고요. 한 번이라도 더 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성공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금액을 환급해 드려요.”

환급률이 무려 98%.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회사로선 실패하는 사람이 많아야 이득 아닐까. “수익 구조상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다. “교육업체와 은행 등 제휴기업들이 챌린저스에 입점해 있습니다. 기업이 제공하는 영어나 코딩 강의, 투자 프로그램을 꾸준히 완수하면 저희가 보상을 주는 식이죠. 임직원에게 금연이나 독서 등을 장려하기 위해 저희를 이용하는 기업들도 있어요. 이런 기업제휴 매출이 12월부터 50%를 넘어섰습니다.”

출시 3개월 만에 10억원을 투자한 알토스벤처스를 시작으로 최근 유수의 벤처캐피탈 세 곳에서 추가로 50억원을 투자받았다. “단순한 습관 앱으로 본다면 투자하지 말아달라고 했다”는 말에 확신이 엿보인다. “건강, 교육, 자산관리까지 다루는 자기계발 통합 플랫폼이자 인생 관리 서비스가 될 테니, 믿음이 가시면 투자해 달라고 말씀드렸죠. 미국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엽서 한 장에도 자기 성취적인 문구가 적힌 나라예요. 저희 서비스가 어울릴 겁니다.”






코딩 교육업체가 챌린저스와 제휴를 맺고 입점한 모습. 업체의 코딩 강의를 꾸준히 들으면 챌린저스가 보상해준다.(왼쪽)
'경제지표 기록하기' 챌린지는 손글씨나 휴대폰 메모 등으로 경제지표를 기록한 인증샷을 올려야 한다(오른쪽).



최 동문과 김민석(산업공학07-15) 동문 등 화이트큐브 창립멤버들은 모두 대학 시절부터 창업을 꿈꾸며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최 동문은 공대 학부 시절부터 경영전략학회에서 활동했고, 공학과 경제학이 연계된 연구실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유명 영어교육업체에서 CGO(성장전략책임자)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창업을 꿈꾸는 모교 재학생이 2% 대에 불과한 가운데 고무적인 사례다.

“학교 물품에 적힌 ‘누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라’는 문구를 볼 때마다, ‘날 봐도 되나’ 싶으면서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는 “서울대생으로 국가에 기여하는 방법이 내겐 창업이었다”고 말했다. “모교 학생에겐 어느 정도 보장된 성공가도가 있는 만큼, 거기서 벗어나는 리스크가 크게 느껴질 것”이라 대변하기도 했다.

“하버드에선 졸업하고 10년간 동창회에 나오지 말라는 말이 있대요.(웃음) 사회 초년에 조금 더 잘나가는 건 중요하지 않으니, 동료들과 비교하느라 ‘험블(humble)’한 경험을 놓치지 말라는 거죠. 한 사람이 태어나기 이전과 이후의 차이가 그 사람이 세상에서 만든 가치의 크기라는 믿음이 있어요. 저란 사람이 존재함으로써 시간과 자산을 효율적으로 투자해 발전하는 개개인이 많아지고, 세상이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도록 화이트큐브가 돕겠습니다.”

박수진 기자

*SMART:  Specific·Measurable·Attainable·Relevant/Realistic·Time-Bound의 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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