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8호 2024년 9월] 뉴스 모교소식
27개 동문 스타트업과 11개 동문 투자사 매칭
제4회 동문 창업 네트워크
제4회 동문 창업 네트워크
27개 동문 스타트업과 11개 동문 투자사 매칭
제4회 동문 창업 네트워크에 모교 유홍림 총장, 김재영 연구부총장, 강건욱 창업지원단장과 캡스톤파트너스 송은강 대표, KCC오토그룹 이상현 부회장 등 동문 및 재학생 기업인 3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은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동문·재학생 창업자 300명 모여
CEO선배들 아낌없이 꿀팁 공개
벤처기업 고용 창출 꾸준히 늘어
서울대인 창업, 청년에 희망되길
‘2024 서울대 동문 창업 네트워크’가 9월 4일 호암교수회관 삼성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2019년 1회 개최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때 두 해 건너뛰어 올해로 4회를 맞은 이번 동문 창업 네트워크는 처음으로 학교에서 열렸다. 다소 좁고 교통이 불편하지만, 기왕에 서울대인이 모이는 거 서울대에서 만나자는 취지였다.
또한 본 행사에 앞서 처음으로 ‘창업자-투자자 비즈매칭 및 네트워킹’ 시간을 마련, 캡스톤파트너스․인터베스트․스틱벤처스․엑스퀘어드 등 11개 동문 투자사들이 27개 동문 스타트업과 투자 상담을 진행했다.
윤준영 서울대기술지주회사 심사역은 “7개 동문 기업 대표와 상담했는데 어느 한 기업을 꼽을 수 없을 만큼 모두 수준이 높아 인상 깊었다. 추후 기술력과 사업 진척 상황 등을 면밀히 살펴 성공적인 투자로 이어지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투자 상담을 받은 정경성(농생물82-88) AFP테크 대표는 “기업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하기엔 시간이 짧아 아쉬웠다. 올해 처음 시도된 만큼 앞으로 더 발전할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동문 창업 네트워크에 모교 유홍림(정치80-84) 총장, 김재영(토목공학82-86) 연구부총장, 강건욱(의학85-91) 창업지원단장, 목승환(재료공학98-05) 기술지주회사 대표와 KCC오토그룹 이상현(전자공학85-89) 부회장을 비롯해 300여 동문 및 재학생 창업자가 참석했다. 관악구 국회의원 정태호(사회복지82-89)․박민규(경제93-01) 동문도 함께했다.
정태호 의원은 “관악구가 청년들에게 희망이 되고, 그 중심에 서울대가 있다는 걸 보여주길 바란다. 창업할 거면 관악에서!”라고 외쳤다. 이어 “대기업은 아무리 잘 돼도 국내 고용 창출효과가 떨어지는 반면 벤처 창업을 통한 고용 창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관악구에서 창업하면 각종 세금 할인 혜택과 함께 현재 설립 추진 중인 ‘벤처기업진흥원’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현 부회장은 축사에서 30년 동안 기업을 운영하면서 체득한 ‘꿀팁’을 공개했다. 첫째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업은 하지 마라’ 그런 측면에서 의․식․주․락(樂)․차(車)․생․로․병․사․학(學)의 10가지 분야를 기준으로 사업 영역을 구상하라. 둘째 프로젝트 기반의 자금보단 적은 금액이라도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현금 흐름’을 구축하라. 셋째 잘 되면 단기간에 사업이 커지는 데 반해 잘못되면 금세 허물어지는 B2B 대신 자잘한 고객을 많이 유치해 고객층이 견고해지는 B2C에 주목하라. 넷째 노동집약적 사업 대신 ‘원 소스 멀티유즈’가 가능한 사업을 구상하라 등이었다.
강건욱 단장은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한 ‘아이디어 오션(대표 김중호)’을 ‘세계를 향한 SNU 창업’, 바이오업종 코스닥 상장 사상 최대 청약률을 기록한 ‘IMBdx(대표 김태유)’를 ‘기술의 보고 SNU 교원 창업’, 1년 만에 120억원 투자를 받은 AI스타트업 ‘달파(대표 김도균)’를 ‘혁신 아이디어의 장 SNU 학생 창업’, IP 솔루션 기업 ‘오픈엣지테크놀로지(대표 이성현)’와 국내 장례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고이장례연구소(대표 송슬옹)’를 ‘창업문화 확산의 주역 SNU 동문 창업’ 등으로 나눠 동문 창업 현황에 대해 보고했다. 이들 기업 대표들은 우수 동문 창업자로서 강연이나 창업 피칭의 연사로 나서 자사의 성공스토리를 공개했다.
김재영 연구부총장은 “내년에 종합화 50주년을 맞는 모교는 그전까지 각 단과대학이 조금씩 다른 이력을 갖고 있다 보니 창업을 지원하는 학내 여러 기관도 서로가 뭘 하는지 잘 몰랐다”며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작년 9월 ‘창업지원기관 협의체’가 출범했다”고 말했다.
창업 관련 행사를 한데 모아 학내외 구성원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창업캘린더’를 매달 발간하며, 기관별 입주기업 정보를 공유하고, 프로그램 협력 및 창업 지원 거버넌스에 관한 정책 연구과제를 지원한다. ‘혁신 창업 국제심포지엄 2024’, ‘캠퍼스타운 데모데이’ 등 9월 한 달 동안만 5개 창업 행사를 치를 만큼 활발하다.
목승환 기술지주 대표는 “창업 인프라의 마지막은 돈”이라며 “서울대 기술지주는 모교 R&D 및 창업 역량을 바탕으로 1100억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 200곳이 넘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 대학 기술지주회사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초기 스타트업, 핀테크, 혁신기술, 후속 투자 등을 위한 다수의 펀드를 운용 중이며 주요 펀드 수익률은 20% 이상이다. 예비 유니콘 기업을 다수 보유하여 후속 투자 제안이 활발해 더 높은 수익률 또한 기대된다. 목 대표는 “교육의 요람에서 연구로, 연구에서 창업으로, 대학의 시대적 소명이 변하고 있다”며 “서울대기술지주의 도약이 대한민국 혁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경태 기자
우수 동문창업자 강연
“주가 등락 관심 없어 암 진단 하나만 보고 묵묵히 간다”
김태유 (의학82-86)
IMBdx 대표
5000억원. IMBdx가 올해 4월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기록한 시가총액이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2654대 1의 경쟁률로 증거금 약 10조7827억원이 몰렸다. IMBdx는 혈액․골수 등으로 암을 진단하는 액체생검 플랫폼 전문기업이다. 김태유 대표는 국내 종양내과 최고 권위자로 서울대병원 암병원장, 정밀의료센터장, 대한종양내과학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대한암학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죽으면서 본래 갖고 있던 유전자 정보를 세포 밖으로 내보낸다. 암세포도 마찬가지. IMBdx는 혈액에 남겨진 암세포의 DNA를 탐지해 △진행 암의 치료 △수술 후 재발 조기 탐지 △암 스크리닝 등 암의 전 주기를 커버하는 액체생검 기술을 개발했다. 혈액으로 검사하기 때문에 쉽고, 몸 전체의 암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혈장에 있는 극미량의 암 DNA만으로 탐지가 가능하다. 조직검사가 여러 군데 있는 암을 동시에 검사할 수 없는 데다 일정 단계 이상 암이 진행돼야 진단이 가능한 것과 대비된다.
IMBdx는 수도권 23곳을 비롯해 전국 34곳 대형의료기관과 거래하고 있으며, 여기서 발생하는 고정 매출을 레버리지 삼아 후발 제품들을 국내외 시장에 신속하게 진입시킬 계획이다.
“지분 관련해선 당장의 수익보단 회사의 성장에 집중하기로 핵심 경영진들과 의견을 모았어요. 상장 후 외부에서 저희 회사를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솔직히 저는 경영이나 주가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상장 때 기업 가치를 높이 평가받았지만, 두세 달 급락했고, 넉 달째 되면서 펀딩 투자가 늘어 주가가 오르는데, 회사 내부에선 하나도 달라진 게 없었어요. 주가 등락의 원인을 가장 잘 모르는 사람들이 우리 회사 사람들이란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했죠. 주가에 상관없이 암 조기 진단을 목표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창업하시고 상장하시면 초기 주가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IMBdx는 현재 8개 암을 진단하는 데 성공했으며, 모든 암을 액체생검만으로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자신감 가지되 겸손하라, 서울대 이름에 취하지 말고”
이성현 (전기공학94-98)
오픈엣지테크놀로지 대표
오픈엣지테크놀로지(이하 오픈엣지)는 AI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지적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 즉 설계자산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이 개발부터 양산까지 모두 맡으면 비용이 급증할 뿐 아니라 실패할 경우 비용 부담이 매우 커지는데, 반도체 IP 회사는 반도체 팹리스에 필요한 IP를 미리 만들어 제공하고 라이선스나 로열티를 받는다.
기술력이 곧 경쟁력이 되는 분야에서 오픈엣지는 신경망처리장치(NPU)와 NPU 동작에 필수적인 고성능 메모리 시스템 IP까지 플랫폼으로 공급, 소비 전력이나 면적 등 경쟁사 대비 높은 효율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성현 대표가 “세계 유일 AI 반도체 IP 전문기업”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AI for Everyone, Everywhere’를 비전으로 2017년 12월 설립된 오픈엣지는 5년 만에 누적 IP 라이선스 계약 34건을 체결, 2021년부터 로열티를 받고 있다. 2022년 9월 코스닥에 상장됐고 2024년 7월 말 기준 60개 고객사를 갖고 있으며 전 세계 4개 거점에서 175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희망찬 비전과 전망을 보여드리긴 했지만, 창업하면서 제가 느꼈던 감정은 거의 공포였습니다. 삼성전자에서 ‘엑시노스(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설계를 담당한 수석연구원이었다는 자신감 하나로 실리콘밸리까지 갔는데, 연이어 투자 유치에 실패했었죠. 샌프란시스코 바닷가 벤치에 앉아 눈물 젖은 클램차우더를 먹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매장에서 먹는 것보다 포장이 훨씬 저렴했거든요. 그때 겸손해지자고 한 100번은 외쳤던 것 같습니다. 삼성이란 브랜드에 취해 나 자신에게 냉정하지 못했던 건 아니었나 반성했어요. 여러분들도 자신감을 가지되 서울대란 이름에 취하진 않기를 바랍니다.”
이 대표는 이어 창업 동지들과 의견이 맞서는 상황에서는 빠르게 결정을 내릴 1인이 필요하다는 뜻에서 ‘회사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기회가 찾아오는 것은 잠깐의 찰나라는 뜻에서 ‘길목에 서서 기회를 기다린다’. 인맥이 없으면 경쟁 기회조차 없다는 뜻에서 ‘회사 밖의 조력자를 구한다’ 등 3가지 조언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