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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호 2020년 5월] 뉴스 지부소식

미주동창회 워싱턴지부 코로나 성금 5일만에 1만5,000달러 넘어

뉴욕 의료진에 마스크 기부

미주동창회 워싱턴지부
코로나 성금 5일만에 1만5,000달러 넘어



글 문항식(농화학81-85) 동문



4월 12일자로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누적 숫자는 170만을 상회하고, 그중 사망자가 11만을 넘었다. 이 와중에 미국은 전 세계에서 확진자 수가 50만명을 훨씬 넘었으며, 우울하게도 사망자 숫자가 세계에서 제일 많은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그 기세가 언제 꺾일지 모른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 걱정스럽게 만든다.

이런 불안한 시기에 사람들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 그 어떤 무엇인가에 집착하게 된다. 그것들로 자신은 조금 더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매대의 물건이 동이 나도록 사재기를 하는 손 소독제와 두루마리 휴지가 자신을 안전하다고 느끼도록 해주는 듯이 보이지만, 자기가 가진 소중한 것을 더 필요한 사람과 함께 나누는 사랑이야말로 우리 모두를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대학교 미주동창회 워싱턴지부(회장 정평희)는 뉴욕에서 코로나19 환자들 치료의 최일선에 있는 의료진들이 기본적인 의료 장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나날이 확진자 수와 사망자가 증가하는 심각한 뉴욕의 의료기관에 마스크라도 보내자는 마음을 모아 4월 두 번째 주에 워싱턴DC, 메릴랜드, 버지니아 전역에 있는 모든 동문들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전개했다. 모금운동이 시작된 지 불과 5일 이내에 75명의 동문들이 무려 1만5,000달러(한화 약 1,827만원. 동문회 매칭펀드 3,500달러 포함)의 성금을 모으는 기적 같은 저력을 보여주었다.


이수연(지구과학교육82-86) 동문이 뉴욕 의료진에게 기부할 마스크 상자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벌써 반세기 정도가 흐른 지난 1971년 당시 국립 서울대학교는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단과대학을 관악산 기슭으로 한데 모아 새롭게 출발하는 관악캠퍼스 준공식을 거행했는데, 그때 학생대표였던 국어국문학과 64학번 정희성 시인의 축시는 서울대 출신이 아니라도 들어본 적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누가 조국으로 가는 길을 묻거든/ 눈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는 첫 구절은 많은 의식 있는 서울대 동문들에게 모교에 대한 자긍심과 동시에 국가에 대한 어떤 책임감을 심어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모금운동은 그와 같은 리더십이 미국에 이민 온 서울대학교 출신 동문들의 가슴에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행사에 직접 참여한 동창회 임원은 “‘조국으로부터 남들보다 훌륭한 배움의 기회를 얻었다면 마땅히 그것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눠야 한다’는 소명의식의 발로가 자연스럽게, 어려움에 처한 의료진을 도움으로써 위기에 처한 생명을 살리자는 운동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한다. 조용히 시작된 모금운동의 소식을 들은 지역 기업 Han San, Inc.도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살리자는 취지에 공감한다며 이에 적극 동참하여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액수를 쾌히 기부했다.

1년 내내 써도 다 못 쓸 정도로 쌓아놓은 화장지가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작은 배려와 사랑이 우리를 안전한 길로 이끈다. 선순환의 고리는 이렇게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