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호 2024년 11월] 뉴스 본회소식
미국·일본서도 왔다…풍산마당서 하나된 서울대인
홈커밍데이 동문 나눔 한마당
미국·일본서도 왔다…풍산마당서 하나된 서울대인
10월 20일 모교 관악캠퍼스 풍산마당에서 2024 홈커밍데이 동문 나눔 한마당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2000여 동문 가족은 다양한 게임과 재학생들의 공연을 즐기며 뜻깊은 하루를 보냈다.
홈커밍데이 동문 나눔 한마당
2000여 동문 가족 모교 방문
10월 20일 일요일 관악캠퍼스. 고요한 주말의 교정에 이날은 남다른 기운이 생동했다. 서울대 동문 가족 2000여 명이 모여 만들어낸 에너지 때문이다. 본회는 이날 관악캠퍼스 버들골 풍산마당에서 ‘서울대학교 홈커밍데이 동문 나눔 한마당’을 개최했다.
가장 멀리서 온 손님은 해외 동문들. 미주동창회에서 이상강(의학70-79) 회장과 황효숙(가정65-69) 차기 회장, 모교에 발전기금 10만 달러를 기부한 고광국(화학공학54-58)·김국화(화학공학56-60) 동문 등 40여 명과 김덕길(건축66입) 일본총동창회장이 모교를 방문했다.
미주 동문 등은 본 행사 전 호암교수회관에서 유홍림 총장과 본회 김종섭 회장이 참석하는 오찬을 즐겼다. 이후 재학생 홍보대사의 안내를 받으며 버스를 타고 캠퍼스를 둘러봤다. 최근 모교를 방문한 적 없는 동문들은 새단장한 정문 광장을 비롯해 캠퍼스 곳곳을 신기한 듯 바라봤다. 김 찬(섬유공학67-71) 동문은 “공릉동에서 학교를 다녀 관악캠퍼스는 잘 모른다”며 ‘샤’ 모양 정문을 배경으로 아내와 사진을 찍었다.
미주 동문들이 모교 정문광장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중앙도서관 관정관, 박물관, 미술관을 둘러보는 동문들.
같은 시각 다른 동문들은 모교 미술관, 박물관, 규장각 등을 자유롭게 탐방하며 버들골로 향했다. 이들 기관은 일요일엔 운영하지 않지만 본회 홈커밍데이를 위해 활짝 문을 열었다. 모교 랜드마크인 중앙도서관 관정관도 투어를 운영하고 동문들에게 내부를 소개했다.
최종 목적지인 버들골엔 놀거리, 볼거리, 먹을거리가 한바탕 차려졌다. 재학생 동아리가 마련한 전시와 체험 이벤트 존이 특히 북적였다. 양궁부의 과녁 맞히기 부스엔 길게 줄이 늘어섰고, 향기 동아리 ‘미누시아’, 커피 동아리 ‘카페人’ 부스에서도 이것저것 묻고 답하며 향수를 만들고 커피를 시음하는 동문과 재학생을 볼 수 있었다. 재학생 축제 전담 기구 ‘서울대 축제하는 사람들’에서도 야구 다트 게임을 진행했다.
미대동창회는 동문들의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아트페어를 열었고, 교내 레스토랑 ‘샤르샤’가 출장해 BBQ, 회오리 감자 등 다양한 음식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를 위해 1600여 명의 동문이 1억9000만원의 협찬금과 5000만원 상당의 선물을 보내왔다. 동문들이 후원한 협찬품만 22종류. 모교 동아리와 외부 초청가수 등의 다채로운 공연 틈틈이 행운권 추첨이 이어져 동문들을 설레게 했다.
양궁부가 마련한 과녁 맞히기 게임 부스.
버들골에서 간식과 식사 등을 즐기는 동문들.
에어바운스에서 뛰어노는 동문 자녀들.
향기동아리가 마련한 향수 만들기 부스.
가을 가득한 캠퍼스 젊은 에너지가 흘러 넘쳤다
모교 미술관·박물관 등 개방
재학생도 이벤트·공연 준비
미주 동문 3만 달러 쾌척
홈커밍데이 본행사는 활기찬 서울대 응원단의 춤과 구호로 시작했다. 후배들의 열정에 ‘으쌰라 으쌰’, ‘청춘서울’ 등으로 호응하며 한껏 공기가 달궈지자 사회 박재민(체육교육02-10) 동문이 등장했다. 우렁찬 목소리와 능청스러운 말투에 시작부터 웃음이 만발했다.
이어 재학생 댄스 동아리 H.I.S.가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더니 “춤은 같이 출 때 더 신나고 기분이 좋다”며 청중을 일으켜 세웠다. “무대에 선배님들을 모시고 싶다”는 말에 김종섭 회장부터 선뜻 발을 옮겼다. 유홍림 총장, 정근식 교육감, 뛰어올라온 동문 자녀들까지 가세해 어디서도 보기 힘든 춤판이 펼쳐졌다. H.I.S. 부원들은 “선후배가 하나 되어 춤을 춰보는 기회가 드문데 홈커밍데이에서 이룰 수 있어 감사하다”며 즐거워 했다.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 경희대 태권도부의 초청 공연은 연신 탄성이 나오는 무대였다. 동료의 손을 딛고 날아올라 까마득한 장대 끝에 걸린 송판을 격파하는 묘기에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입이 떡 벌어졌다. 황해도 옛 음악을 현대적인 느낌으로 해석해 해외에서 주목받은 퓨전 국악밴드 ‘악단광칠’이 신명나는 음악으로 흥을 이어갔다. 모교 국악과 출신 멤버로 이만월(이향희 국악93-98)·홍 옥(방초롱 국악06-10)·김약대(김현수 국악01-06) 동문이 소속된 그룹이다.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음악이 어깨춤을 추게 했다.
홈커밍데이 본행사의 문을 연 응원단.
재학생 댄스 동아리 H.I.S.의 댄스 공연.
댄스 동아리와 함께 춤 추는 동문 가족.
동문 멤버가 활동 중인 악단광칠이 모교를 찾았다.
풍산마당 한쪽에선 입학과 졸업 10·20·30·40·50·60년 동문을 위한 기념품을 받으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1994년 사회대를 졸업했다며 줄을 서서 선물을 받은 한 동문은 “학교엔 20년 전쯤 왔는데 그 사이 많이 변한 것 같다. 풍산마당이 어딘가 했는데 옛날 노천극장이더라”며 “행사가 끝나면 학교를 돌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양냉면 맛집 ‘만포면옥’ 이용권이 걸린 행운권 추첨에서 박재민 동문은 “만포면옥이 있는 갈현동에서 오신 분 손 들어달라”고 외쳤다. 기다렸다는 듯 손이 번쩍 올라오자 한 번, 이 동문의 ‘마침 단골집’이라는 말에 두 번, 객석에 있던 협찬자 정현아(농가정82-86) 만포면옥 대표의 반응에 세 번 청중의 웃음이 터졌다. 생활과학대학 02학번이라고 밝힌 해당 동문의 손에 다섯 장의 이용권이 쥐어졌다.
즐비했던 경품들이 환호성과 탄식 속에 동나고 마지막으로 김종섭 회장이 협찬한 디지털 피아노를 선물할 차례. 손까지 바꿔가며 연거푸 행운권을 뽑았지만 응답 없는 호명만 계속돼 애를 태웠다. 그러다 마침내 한 동문이 신나게 달려나왔다. “동기의 권유로 아내와 두 아이와 함께 처음 홈커밍데이에 왔다”는 김종필(기계항공공학97-04) 동문이었다. 환호하는 김 동문을 바라보며 객석에 있는 가족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연신 “대박”을 외쳤다.
디지털 피아노에 당첨돼 환호하는 김종필 동문.
본회는 이날 모교를 성원해준 동문들에게 모교의 여러 기쁜 소식도 선사했다. 지난 여름 전국대학여자축구대회 ‘샤컵’에서 우승한 여자축구부가 무대로 나와 자랑스러운 우승컵을 보여줬다. 홈커밍데이 나흘 전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에서 당선한 정근식(사회76-80 모교 명예교수) 동문이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최근 20년 만에 1승을 달성한 야구부가 등장하자 동문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공을 던지다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김유안(건설환경공학21입) 주장은 기브스를 하고 나와서 “공부하기도 부족한 시간에 왜 수술까지 해가면서 야구를 하나 생각하실 텐데, 대학 때만 느낄 수 있는 열정과 감동, 팀워크가 공부만큼 중요하다. 앞으로도 승패에 연연 않고 끝까지 도전하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한 동문 가족이 ‘아이가 취미로 야구를 한다’며 어린 자녀와 기념사진을 요청하자 한 야구부원은 유니폼을 벗어 입혀준 뒤 사진을 찍기도 했다.
동문들 또한 모교에 대한 애정을 적극 표현했다. 9월 전국 대학동문골프최강전에서 우승한 동문 골프선수단이 무대에 올라 우승상금 1500만원을 본회에 전달했다. 본회 사회공헌위원회에서는 버들골에서 공예품 등을 팔아 마련한 수익금 45만원을 본회에 전달했다.
전국 대학동문골프최강전에서 우승한 동문 골프선수단이 본회에 우승 상금을 전달했다.
미주동창회는 미주 동문 오찬장에서 모교에 발전기금 3만 달러를 쾌척했다. 이상강 미주동창회장은 “예전엔 각 대학이 떨어져서 특징이 있었다. 지금 좋은 캠퍼스에 다같이 모여 공부하니 옛날과 또 다른 것 같다. 총장님께서 ‘SNU 커먼스’ 조성을 위해 모금하신다고 들어 미주 동문들의 마음을 표현하는 3만 달러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함께 오찬에 참석한 김덕길 일본총동창회 회장도 “다음엔 이 자리에 3만 달러를 가지고 오겠다”며 공언했다.
이날 유홍림 총장은 “모교를 라틴어로 ‘Alma Mater’라고 한다. 나를 길러준 어머니라는 뜻이다. 어머니와 자녀 처럼 모교와 졸업생도 분리될 수 없는 인연”이라며 “앞으로도 기회되는 대로 자주 모교를 찾아달라”고 말했다.
시종일관 유쾌한 말솜씨로 객석을 들었다 놓았던 박재민 동문도 “학생 땐 홈커밍데이엔 어떤 사람이 올까 궁금했는데 이제 의미를 알겠다”며 참여를 독려했다. “홈커밍데이는 같은 공간에서 공부했던 사람들이 오랜만에 모여 격려하고 걱정해주는 날”이라며 “오늘 재밌으셨다면, 내년엔 꼭 친구도 데리고 오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