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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호 2022년 2월] 뉴스 모교소식

코로나 2년, 학생들 ‘우울’ 늘고 ‘적응문제’ 감소

대학생활문화원 60주년 심포지엄

코로나 2년, 학생들 ‘우울’ 늘고 ‘적응문제’ 감소
대학생활문화원 60주년 심포지엄


14년 상담자료 빅데이터 분석
학부 3학년부터 내담자 많아 최근 2년 학업·불안 호소 증가



모교 대학생활문화원이 2008~2021년 내담자 4326명의 상담 신청 빅데이터를 분석, 성별에 따른 호소 문제 비율을 정리한 도표. 



코로나19 기간 모교 재학생이 겪은 심리적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는 학내 상담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지난 2년간 학생들이 호소한 심리적 문제들 중 우울의 비중은 늘었고, 학교 적응 문제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1월 20일 관정도서관 양두석홀에서 열린 모교 대학생활문화원(원장 김동일) 개원 6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대학생활문화원은 학생들의 대학생활 적응을 돕고 심리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설립된 학내 부속시설이다. 1962년 국내 최초 대학상담소인 학생지도연구소로 출발했다. 심리·사회복지·교육학과가 참여해 심리상담, 역량개발, 위기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며 학생들의 대학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60주년을 맞아 그간의 운영성과와 상담 빅데이터 분석 등을 살펴봤다. 오세정 총장과 여정성 교육부총장, 김영오 학생처장 등 모교 보직교수들도 참석해 경청했다.

이혜은(대학원05-09) 대학생활문화원 전문위원은 2008년부터 코로나19를 겪은 2년을 포함한 2021년까지 14년간 총 4326명의 대학생활문화원 상담 신청 자료를 빅데이터 분석했다. 학내 기관인 만큼 상담자 주 연령대는 20대(83.2%)였고, 그중 24세와 25세가 대다수를 이뤘다.

내담자의 모든 성별에서 우울과 적응 문제가 가장 큰 비율로 나타났고,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우울한 경향을 보였다. 여성은 진로, 성격, 가족 문제에서 남성에 비해 더 많은 어려움을 호소했고, 남학생은 학업, 대인, 행동 및 습관에서 여성에 비해 더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남성은 학업 문제 호소 사례가 여성보다 2배 많았다.

발표는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8~2019년과 2020~2021년의 변화에 주목했다. 이 시기 내담자들이 호소하는 심리적 문제에 변화가 있었다. 여성의 경우 우울 문제 호소가 2018년 대비 2020년 약 2배 증가했다가 2021년에는 2019년 수준으로 감소했다. 남성은 2021년 들어 우울 호소가 급증했다. 여성과 남성 모두 지난 2년간 행동 및 습관, 학업, 불안 문제 호소가 늘었다.

적응은 코로나 이전까지 성별과 학적을 불문해 호소하는 문제였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적응 문제 호소가 10배 이상 감소했다. 이 전문위원은 “적응 문제가 다른 호소 문제로 치환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학교를 나오지 않아 내담자의 절대적 수가 감소했는데 그중 적응문제를 가진 내담자가 대다수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내담자의 학적을 통해 심리적 스트레스가 높은 시기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학부생의 경우 신입생 시기 내담자보다 5~8학기 재학 중인 내담자가 더 많았다. 이와 달리 석사과정생은 1학기생의 상담 신청 비율이 높았다. 한 해 중엔 학기 초인 4·5·9월 상담 신청이 많았다.





이날 1999년부터 운영 중인 대인관계 집단상담 관련 연구 결과도 공개했다. 집단상담을 찾은 학부생들에 대한 분석 결과 ‘서울대생은 뭐든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었음을 보여줬다.

대학생활문화원은 2008년 학내 24시간 스누콜 상담전화, 지난해 2학기 불안 조절 집단상담을 개발하는 등 국내 대학 중에서도 선도적인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심리상담부장을 맡은 신윤정(언어97-02) 교육학과 교수는 “코로나 상황에도 발빠르게 비대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으로 상담 서비스 이용이 유지됐다”며 “코로나가 종료되더라도 화상이나 이메일, 메타버스 등을 통해 지속적인 매체 상담을 제공하고, 국제화에 발맞춰 언어로 인한 서비스 이용 장벽도 낮추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