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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호 2019년 11월] 뉴스 모교소식

숫자로 보는 서울대학교 <30> 심리상담 받은 학생 800명

정서, 학업 및 진로, 대인관계 순 고민상담


숫자로 보는 서울대학교 <30> 


심리상담 받은 학생 800명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최근 발표한 ‘대학생 정신건강 실태와 심리상담 지원의 쟁점 및 과제’에 따르면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한 경험이 있는 고위험군 학생의 비율이 전체 상담학생 중 1.5~10%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의 규모·지역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과거에 비해 고위험군 학생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입시경쟁에서 벗어나자마자 학점 및 스펙 경쟁에 처하게 됐고, 입시 때문에 모든 것을 유예하고 학업에만 몰두하다가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갑작스러운 목표 상실과 관계 형성의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함과 상대적 박탈감, 취업난으로 인한 압박감과 불안감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서울대 재학생들은 어떨까. 모교 대학생활문화원(이하 대생원)이 발간한 ‘2018년 서울대 재학생 대학생활 의견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학부생은 5점 만점에 평균 3.54점으로, 대학생활에 대체로 만족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학원생은 이보다 낮은 3.29점의 만족도를 나타냈다.

학부생, 대학원생 구분 없이 최고의 고민은 진로문제였다. 학부생 평균 3.49점, 대학원생 평균 3.47점으로 근소하지만 학부생에게 더 깊은 고민거리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학원생은 생활비·학비·주거비 등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고민이 3.33점으로 진로문제의 뒤를 이은 데 비해 학부생은 학업 문제(3.20점)와 우울·불안 등 심리적 문제(2.95점)에 대한 고민이 뒤를 이었다.

고민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학부생 97.3%가 여가 및 취미생활을 활용했고 만족도 또한 5점 만점에 3.92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95.6%가 부모님과의 대화, 95.5%가 학교 선후배 및 동기와의 대화를 활용했으며 만족도는 각각 3.39점, 3.68점으로 나타났다. 대학원생이 가장 많이 활용한 고민 해결방법은 학교 선후배 및 동기와의 대화(94.6%)였으나, 만족도는 여가 및 취미생활이 3.89점으로 가장 높았다. 해당 보고서는 학부생 1,168명, 대학원생 1,363명을 설문 조사했다.

2018년 기준 대생원 개인상담 서비스를 이용한 학생 수는 총 800명이었으며, 상담시간은 총 8,691시간이었다. 학생 한 명당 10시간이 넘는 셈이다. 상담 문제영역은 정서 문제가 4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학업 및 진로문제 17%, 대인관계 문제 8% 순으로 나타났다.

대생원에선 상담사와의 대면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24시간 활용 가능한 전화상담 ‘스누콜’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789건의 전화상담이 이뤄졌으며 단순문의 및 정보제공을 제외하고 436건의 위기·심리·적응 상담이 이뤄졌다. 대생원은 또 ‘대학생활 적응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이웃사랑 자원봉사 활동’, ‘대인관계 향상을 위한 집단상담’, ‘학업문제를 위한 생활관리’ 등 다양한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동일(교육83-87) 대생원장은 “모교엔 인권·학습·진로 등 별도의 상담 기관들이 있으며, 규모는 작지만 단과대학 상담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생원에서 이뤄지는 심리상담 지원은 국내 대학 중에선 매우 우수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3만명이 넘는 학생 수에 비해 전임상담원은 13명뿐이므로 상담 인력을 비롯한 지원 규모를 꾸준히 늘려가야 하는 것은 과제”라고 덧붙였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