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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2호 2018년 5월] 뉴스 모교소식

숫자로 보는 서울대학교 <16> 옥상정원 12

학생 휴식공간…‘빗물실험실’로도 활용


옥상정원 12

공대 35동 옥상정원의 텃밭과 잔디밭 정경. 멀리 보이는 관악산 못지않게 푸르다


학생 휴식공간…‘빗물실험실’로도 활용

모교 관악캠퍼스에는 12곳의 ‘시크릿가든’이 있다. 사범대 10·12동, 인문대 14동, 법대 15-1동, 공대 35동, 공대 대학원 39동, 행정대학원 57-1동, 중앙도서관 62동, 수의대 반려동물병원 80-1동, 환경대학원 82동, 자동차신기술연구센터 314동, 자연대 500동 등 12개 건물의 옥상정원이 그곳. 봄볕을 좀 더 가까이에서 받기 때문일까. 지상에 심어진 나무 못지않게 옥상 위의 녹음도 짙고 푸르렀다.

옥상정원은 주로 학생 및 교직원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된다. 감국을 비롯한 야생화부터 철쭉, 덜꿩, 수수꽃다리 등 관목과 서양측백, 선주목, 청단풍 등 교목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환경대학원 ‘하늘마당’은 환경대학원답게 서울대 최초로 기존건물의 옥상을 친환경공간으로 되살렸다. 746㎡ 면적에 2011년 5월 19일 개원했으며, 개원식에 앞서 ‘옥상정원의 재발견’이란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성종상(조경80-84) 환경대학원장은 당시 심포지엄에서 “앞으로 옥상은 정치적 색깔이 아닌 생활에서 실천하는 녹화의 장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국내 최고 명문대학인 서울대답게 옥상정원도 휴식공간으로 그치지 않는다. 공대 35동 옥상정원은 구획별로 토심과 배수기술이 세분화돼 있고 곳곳에 유량계와 온도센서 등이 설치돼 있어 빗물 저류(貯留)에 따른 냉난방비 절감효과가 수시로 관측된다. ‘살아있는 연구실험실’인 셈이다. 2013년 식목일에 개장한 이곳은 ‘옥상으로 떨어지는 빗물을 그대로 활용할 순 없을까?’ 하는 한무영(토목공학73-77) 건설환경공학부 교수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꽃밭, 텃밭, 잔디밭, 나무 정원 등 6개의 구역으로 조성돼 있으며 총 면적 840㎡, 170톤의 자체 저류량을 보유하고 있다. 지상의 홍수피해 예방은 물론 물 부족해소, 열섬현상 완화 등의 기능을 한다. 2014년 7월 국제적인 환경상인 ‘에너지 글로브 어워드 국가상(National Energy Globe Awards)’을 수상했다.

옥상정원은 문화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오는 5월 16·17일 개최되는 ‘도서관 별빛 영화제’가 그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5월에 이어 2회를 맞는 이번 행사에는 미셸 공드리 감독의 ‘이터널 선샤인’과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가 국악 및 힙합 공연, 현악4중주 및 재즈 공연 등과 함께 상영될 예정이다. 도서관 옥상정원의 면적은 3,040㎡이며 2014년 완공됐다.

대부분의 옥상정원은 별도의 절차 없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개방시간은 대체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주말이나 공휴일엔 특별한 행사가 있지 않는 한 폐쇄되는 편이다. 다만 반려동물병원의 옥상정원은 병원특성상 이용시간에 제한이 없으며, 자연대 옥상정원은 고가의 실험 장비를 보관하고 있어 출입이 까다롭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