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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호 2019년 5월] 뉴스 모교소식

숫자로 보는 서울대학교 <25> 주요 꽃나무 종류 18

벚꽃·철쭉·라일락·진달래…캠퍼스 곳곳에 꽃내음

주요 꽃나무 종류 18
벚꽃·철쭉·라일락·진달래…캠퍼스 곳곳에 꽃내음



지난 4월 9일 모교 정문 앞 처진올벚나무 아래에서 재학생들이 벚꽃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고 있다.



학창시절 봄날의 관악캠퍼스를 거닐었던 동문이라면 안다. 벚꽃을 보러 여의도나 석촌호수에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을. 기숙사 삼거리, 공대 산책길, 버들골, 자하연 앞 걷고 싶은 길까지 캠퍼스 곳곳에 흐드러지게 벚꽃이 핀다. 정문 바로 옆 커다란 처진올벚나무 아래서는 방문객뿐 아니라 재학생들도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다. 벚꽃은 졌지만 다른 봄꽃들은 남았다. 여름이 오기 전에 모교로 꽃 나들이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모교 학술림에서 지난 4월 11일 작성한 ‘학내 주요 꽃나무 목록’에 따르면 관악캠퍼스에서 즐길 수 있는 꽃나무의 종류는 총 18가지이다. 개나리, 진달래, 철쭉은 물론 히어리, 풍년화, 미선나무 등 낯선 품종도 눈에 띈다. 진달래와 철쭉은 혼동하기 쉬운데 개화 시기가 엄연히 다르다. 진달래가 3월말 피어서 4월초중순에 지는 반면 철쭉은 5월에 피고 진다. 진달래가 지고 철쭉이 피기 전 그 사이 산철쭉도 핀다. 철쭉은 진달래와 달리 꽃잎에 주름과 검은 점이 있고 독성을 띠어 먹을 수 없다. 때문에 진달래는 참꽃, 철쭉은 개꽃이라 불리기도 한다. 진달래는 기숙사 주변에, 산철쭉과 철쭉은 각각 중앙도서관과 정보화본부 차량 게이트 쪽에 많다.

중앙도서관 인근에선 흔히 라일락이라고 부르는 수수꽃다리와 미스김라일락, 매실나무와 자두나무가 꽃을 피운다. 미스김라일락은 1947년 미국인 식물 채집가가 우리나라 토종식물인 수수꽃다리의 종자를 자국으로 가져가 원예종으로 개량한 것이다. ‘미스김’이란 호칭은 한국 근무 당시 같은 사무실 여직원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병충해에 강하고 향기가 진해 조경용으로 인기가 대단하다. 1970년대부턴 로열티를 물어가며 역수입하는 꽃나무다.

국내 특산종인 히어리와 미선나무도 볼 수 있다. 신양인문학술관 앞 히어리는 3~4월에 피며 꽃받침이나 턱잎이 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이 특징이다.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됐다가 2011년 해제됐으며, 대량 증식에 성공해 조경수로 많이 쓰인다.

4월초 꽃을 피우는 미선나무는 농생대와 자하연 인근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나무에 한지 또는 명주 천을 붙여 만든 둥그런 부채를 ‘미선’이라고 하는데, 나무의 열매가 그 부채와 꼭 닮아서 이름을 따왔다. 1919년 처음 발견됐고 유럽, 일본 등으로 건너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미선나무 자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를 받는다.

법대 100주년 기념관 앞엔 산수유, 음미대와 자하연 사이엔 공조팝나무, 사범대 안뜰엔 목련, 과학교육관 인근엔 산수국 꽃이 많이 핀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