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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6호 2019년 7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총동창회원 42만명, 회비 납부 회원 6,000명

김진국 중앙일보 대기자·본지 논설위원


총동창회원 42만명, 회비 납부 회원 6,000명(올 상반기)
  
김진국 
정치78-85
중앙일보 대기자·본지 논설위원

서울대 총동창회에 돈이 많은 줄 알았다. 서울 마포에 200억원이 넘는 장학빌딩이 있고, 유동자산도 200억원에 가깝다. 이제 장학빌딩 건축도 끝났으니 여유가 생긴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자산을 관악회가 관리한다. 최순실 사건 이후 공익자금에 대한 관리가 더욱 까다로워졌다. 감독관청이 총동창회 집행부와 장학기금을 분리하도록 했다. 기금을 장학이란 목적사업에만 쓰도록 감독한다.

그러다 보니 총동창회는 해마다 동창들이 낸 돈으로 운영한다. 지난해 수입(21억3,116만원) 중 회비와 동문들의 행사 찬조금이 74%다. 총동창신문에 실린 광고비(20%)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지출은 여기에 빠듯하게 맞춰놓았다.

정기총회와 홈커밍데이가 가장 큰 행사다. 다른 대학 동창회와 달리 서울대 총동창회는 참가비를 받지 않는다. 회비를 냈는지도 확인하지 않는다. 서울대 동문 중에는 동문 행사를 외면하는 사람이 많다. “서울대 출신들마저 끼리끼리 모이면 어떻게 하느냐”고 한다. 그러니 비용은 차치하고, 참가만 해줘도 감사했다.
200~300명 선이던 정기총회 참석 동문은 800명까지 늘었다. 독려한 결과다. 그런데 지난 3월 15일 정기총회에는 1,118명이 참석했다. 젊은 동문도 많이 늘었다. 환영할 일이다. 다만 그게 총동창회와 관련한 논란 영향으로 보여 일시적 현상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동창회는 동문들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조직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일은 많은 동문들이 지적하듯 모교와 후배 학생 지원이다. 이제 한 해 1,400여 명, 36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관악회의 장학기금은 동창회 운영비로 쓸 수 없다. 총동창회 운영비를 조금이라도 남겨 장학기금에 보태왔다. 허튼 비용이 쓰이면 그만큼 후배들의 장학기금이 줄어드는 셈이다. 3월 정기총회에 참석을 예약한 동문은 1,795명이다. 677명은 불참해 먹지도 않은 식사비만 2,400만원을 날렸다.

총동창회 회원은 지난 연말 기준 42만1,698명이다. 연락이 가능한 회원은 23만1,474명. 이 가운데 지난해 회비(일반회원 연 3만원)를 낸 회원은 1만387명이다. 6월 말까지 낸 동문이 7,310명이다. 올해는 갈등 탓인지 6월 말까지 낸 사람이 6,017명으로 줄었다. 연락된 회원의 2.6%다.

예상 못한 비용은 늘고, 수입은 줄었다. 더 많은 동문이 회비 납부에 동참해주면 좋겠다. 선배들이 먹고 마시는 데 쓰는 돈을 조금이라도 더 후배들의 장학금으로 돌릴 방법도 찾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