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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호 2018년 6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한방 메뚜기차, 밀웜 초코머핀…미래식량 맛보세요”

류시두 이더블버그 대표

“한방 메뚜기차, 밀웜 초코머핀…미래식량 맛보세요”



류시두 이더블버그 대표


세계 인구 늘어 식량난 가중
“기르기 쉽고 맛도 좋아요”


“‘벌레를 어떻게 먹어?’ 했던 제가 식용곤충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막연한 거부감만 없애면 머지않아 많은 사람들이 식품으로서의 곤충의 진가를 알아보게 될 거라고 확신해요.”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세계인구는 75억5,000만명을 넘어섰다. 2023년엔 80억명, 2037년엔 90억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인구의 급증은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일으키는데 그중 가장 큰 난관은 식량의 부족이다. 류시두(경제05-12) 이더블버그 대표는 과자·소면·시리얼·밀크쉐이크 등 곤충을 원료로 한 다양한 식품을 개발, 판매함으로써 미래 식량난 해결은 물론 새 먹거리 개척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5월 28일 서울 양재동 이더블커피에서 류시두 동문을 만났다.

“곤충식품의 강점은 지속가능성과 경제성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고기 1㎏을 얻기 위해선 10㎏의 사료와 2만2,000리터의 물이 소비되는 데 비해 곤충은 1.7㎏의 사료와 적은 수분만으로 충분하죠. 식용곤충의 하나인 고소애는 밀 껍질을 먹습니다. 버려지는 껍질로 사육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료비용은 물론 쓰레기 처리비용까지 줄일 수 있죠. 농가의 이익과 환경의 보전, 충돌하기 쉬운 두 개의 가치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어요.”

음식을 선택하는 기준은 당위가 아닌 취향이다. 농가소득을 늘리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싫은 음식을 억지로 사 먹게 하진 못한다. 고단백질 식품으로서 필수 아미노산 9종류를 모두 함유하고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곤충을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팽배해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 류 동문은 거부감 때문에 시식조차 않는 사람도 물론 있지만 호기심 때문에 한번은 먹어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말한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해충 때문에 곤충식품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조금씩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에요. 2014년 회사 설립 초기엔 ‘이런 것을 만들어도 되나’, ‘불법 아니냐’ 하는 반응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좋고 싫음을 떠나 곤충식품이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십니다. 그런 분들이 우연한 기회에 한번 먹어보고 만족을 느낄 때 조금씩 거부감을 불식시켜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곤충식품은 우리 주변의 벌레를 잡아다 만드는 게 아니다. 국내에서 식용으로 허용된 곤충은 고소애, 쌍별 귀뚜라미, 흰점박이 꽃무늬 유충, 장수풍뎅이 유충, 벼메뚜기, 누에와 누에 번데기 등 7종류. 소와 돼지 등 가축의 사육환경 못지않게 엄격한 관리와 감독을 받는다. 최종 생산물 또한 중금속, 대장균 등 품질검사를 거친다. 

류 동문은 실물 확인 후 구입하고 싶다는 소비자의 요구를 수용, 식용곤충이 함유된 프리미엄 시리얼 ‘퓨처리얼’을 온라인 쇼핑몰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서도 공급하고 있다. 고양과 하남의 PK마켓, SSG 푸드마켓 청담점과 부산 마린시티점, 신세계 스타슈퍼 등 다섯 곳에서 지난 4월부터 판매 중이다. 유통망의 다각화는 물론 소비자의 일상에 녹아들어 거부감을 덜어내려는 전략도 깔려 있다. 매장 판매를 시작한 지 두 달이 채 안 됐지만 목표판매량을 초과 달성하고 있다.

“이곳 이더블커피 또한 소비자와의 접촉면을 늘리려는 의도에서 오픈한 카페입니다. 일반 카페에서 제공하는 커피와 케이크 외에도 한방 메뚜기 차, 밀웜 초코머핀, 몬스터 오트밀쿠키 등 곤충식품을 선보이고 있죠. 사업초기엔 곤충을 식재료로 한 레시피가 정립돼 있지 않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많이 했어요. 다양한 반응을 토대로 재료와 함량 조정을 거듭했고 현재의 제품으로 탄생했죠. 곤충 고유의 맛과 향을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겼으면 합니다.”  

이더블버그 홈페이지: www.edible-bug.com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