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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호 2024년 3월] 뉴스 모교소식

‘코로나 입학’ 2020학번 사회에 첫 발

제78회 전기 학위수여식


‘코로나 입학’ 2020학번 사회에 첫 발

제78회 전기 학위수여식

학사 2210명 등 4700여 명 졸업
졸업생 대표엔 여성 ROTC 후보생



2월 26일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78회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오윤덕 사랑샘재단 이사장이 축사를 말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대학생활을 시작했던 ‘코로나 학번’(2020년도 학번)이 4년의 여정을 마치고 학사모를 썼다. 2020년엔 갑작스러운 입학식 취소의 아쉬움을 달래야 했지만 올해 졸업식에선 마음껏 축하를 받았다. 모교는 2월 26일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제78회 전기 학위수여식을 개최했다.

이날 학사 2210명, 석사 1798명, 박사 756명 등 총 4764명이 학위를 받고 본회에 입회했다. 졸업생과 축하객들이 식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모교 유홍림 총장과 조완규·선우중호·정운찬 전 총장, 모교 권오현 이사장, 김성철 평의원회 의장, 임정묵 교수협의회 회장, 본회 김종섭 회장, 축하 연설자인 오윤덕 사랑샘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연단에 오른 선배들이 후배 졸업생에게 당부하는 말들엔 다양한 메시지가 담겼다. 유홍림 모교 총장은 융합·인화 등 ‘다른 영역과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자세(outreach)’를 강조했다.

유 총장은 “오늘날 훌륭한 리더란 일견 자신의 전공과 멀고 느슨하게 연관돼 보이는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고, 협력과 창의적 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타 분야에 대한 호기심뿐 아니라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도 강조하며 “따뜻한 마음을 지닌 여러분이 자신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른 영역과 사람들에게 ‘다가가기’를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팬데믹 시대의 어려움 속에서 교육 과정을 마친 졸업생들을 격려하는 한편, “다양한 만남과 실천 속에서 ‘인향만리’의 품격을 키워 나가라”고 주문했다.

김종섭 본회 회장은 “지금까지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데 서울대 졸업생의 역할이 매우 컸다. 이러한 전통을 여러분들이 충분히 이해하시고, 또 이어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가정을 꾸리는 것 또한 저출산 시대에 서울대생이 부여받은 사명”이라고 말했다. “큰일을 하려면 화목하고 탄탄한 가정이 기초가 돼야 한다. 가정을 꾸려서 대한민국을 튼튼하게 만드는 데 일조해달라”고 당부했다.


모교 정문 앞에서 졸업생 가족이 재밌는 축하 문구가 적힌 화환용 리본을 달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한 의류학과 박사 졸업생이 직접 만든 졸업가운과 학사모를 반려견에게 입혀 눈길을 끌었다.


축사 연사로는 지난해 모교 사회봉사상을 받은 오윤덕(행정61-65) 사랑샘재단 이사장이 나섰다. 오 동문은 판사 퇴직 후 2003년 신림동 고시촌에 ‘이 땅의 청년들을 위한 열린 쉼터 사랑샘’(이하 사랑샘재단)을 열고 지친 고시생들의 마음을 돌보며 장학금을 지원했다. 외국인 근로자와 노숙인 등 권익 보호 법률복지 전반으로 활동을 넓혀가고 있다.

오 동문은 “여러 차례 사법시험에 낙방하던 ‘고시 낭인’ 생활을 탈출하고 판사가 됐지만, 어느날 그 탈출은 내가 잘났거나 뛰어나서가 아니라 숱한 선한 인연들의 도움 덕이었다는 뒤늦은 자각이 들었다”며 “경쟁에서 낙오해 제도권 밖에서 방황하고 있을 젊은 날 자신의 초상을 닮은 청년들이 눈에 밟혀 신림동 고시촌에 ‘사랑샘’을 세우고, 현재는 5회 이상 변호사시험에 낙방한 로스쿨생을 보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는 인재를 국가 동량으로 잘 키워 놓고 경쟁에서 실패하면 보듬는 문화가 지극히 미약하다. 우리 모두 위로에, 격려에 인색해지지 말자”는 오 동문의 호소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졸업생 대표로는 여성 ROTC 후보생으로서 학업과 군사 훈련을 병행해온 차윤지(작곡20-24) 씨가 연설했다. 차씨는 “피아노를 좋아해 음악을 하고 싶었고, 참전용사셨던 할아버지를 동경해 군인이 되고 싶어 ROTC에 지원했다. 음악과 군인이 연관짓기 어려운 분야일 수 있지만, 언젠가 이들 사이에 연결고리가 생겨 새로운 길을 만들 것이 기대된다”며 “끝없이 도전하고 과감하게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개발도상국 주요 대학 우수 교원의 박사학위 취득을 지원하는 SPF(SNU President Fellowship) 프로그램 장학생으로서 정치외교학부 어윤아(어윤체첵 다슈니암·몽골국립대 교수) 씨 등이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창민(간호대) 씨 등 대학 및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한 7명의 졸업생에게는 리더십상을 수여했다.

각 단과대학별 모교 총장상과 본회 회장상 수상자는 표와 같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