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522호 2021년 9월] 뉴스 기획

최고학점 4.29·평균 4.15, 총장상·총동창회장상 졸업생 인터뷰

“선배들이 주신 장학금 후배에게 돌려줄 수 있기를”


최고 학점 4.29 평균 4.15, 여성 수상자 수 남성 2배
“선배들이 주신 장학금 후배에게 돌려줄 수 있기를”







본지는 지난 8월 온라인으로 개최된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모교 총장상 및 본회 회장상을 받은 졸업생들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총장상에는 단대별 성적 최우수 졸업생이, 회장상에는 우수한 성적과 함께 특별한 선행이 있거나 모교 발전에 기여한 졸업생이 선정된다. 총장상, 회장상 총 24명 중 여성 수상자 수가 16명으로 집계돼 남성 수상자 수의 두 배로 나타났다.

수상 졸업생 전원에게 서면 인터뷰를 요청한 결과, 22명이 답을 보내왔으며 그중 16명이 성적을 공개했다.최고점은 4.3 만점에 4.29(99.9/100점)였고, 평균점수는 4.15(98.5/100점)였다. 응답생 22명 중 절반 이상이 계속 공부할 뜻을 밝혔고, 8명은 전공 관련 분야에 취업했다.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고 아직 진로를 고민 중인 졸업생도 있었다.

①서울대가 진로에 끼친 영향 ②동창회 활동 의사 및 동창회에 바라는 점 등을 묻고 들었다. 본문 중 검정색 굵은 글씨는 총장상, 파란색은 회장상 수상자다. 

 
학구적 분위기 진로에 큰 영향

(권은초) 모교 국문과 대학원에 진학한다. 한국과 베트남의 구비문학을 비교 연구하는 데 관심이 있다. 1학년 때 베트남으로 간 해외 봉사활동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일회성 행사로 끝내고 싶지 않았는데, 어떻게든 진로와 연결 지어 보려는 과정에서 지금의 진로를 선택하게 됐다.

(윤희찬) 학교를 다니면서 여러 차례 진로 방향을 바꿨다. 학창시절을 통해 가야 할 진로보단 가지 말아야 할 방향을 확고하게 깨달은 셈이다. 모교에 지원할 땐 경제학부였는데, 딱히 경제학이란 학문이 흥미롭거나 경제학을 통해서 뭔가 이루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 경제 과목 성적이 제일 좋아 막연히 경제학 교수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수업을 들을수록 경제학은 나와 맞지 않아서 방황을 많이 했었다. 취업에 유리하지 않을까 싶어 경영학 복수전공을 선택하기도 했는데, 이 또한 나와 맞지 않았고, 한참 뒤에야 예전부터 흥미가 있었지만 제대로 발을 들여보지 못했던 심리학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처음엔 부전공으로 듣다가, 계속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확고해져 복수전공으로 바꿨고, 졸업 직전 학기가 돼서야 ‘심리학으로 뭔가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대학원 진학, 컨설턴트 취직, 방탈출 카페 디자이너까지 다양한 진로를 고민해봤지만, 솔직히 요즘만큼 미래가 불명확한 적이 없다. 하지만 어찌 보면 이제부터 진정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가는, 내 마음속 깊은 욕구를 인정하게 되는 기회를 갖게 됐다.

(서준석) MIT에서 물리학 박사과정을 밟게 된다. 9월부터 학기가 시작되는 까닭에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이다. 물리학 중에서 특히 광학을 이용해 응집물질물리학을 연구하고 싶다. 학부 시절 이탁희 교수님과 양범정 교수님 연구실에서 공부하면서, 어떻게 연구해야 하는지, 물리학 연구에서 실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응용학문에 있어 순수학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연구자의 길을 택하게 됐다.

(전유진) 모교 병원 간호사에 합격해 발령 대기 중이다. 동아리나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남으로써 더 넓은 식견을 갖게 됐다.

(박정원) 공인회계사 시험에 최종 합격해 회계법인 입사를 앞두고 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M&A 및 기업가치평가 분야에서 일할 생각이다. 경영대 학회 활동을 통해 기업과 투자자의 관점에서 산업을 보는 시각을 길렀고, 경영대 글로벌사회공헌단체 활동을 통해 진취적인 사회생활의 자세를 길렀다. 수준 높은 강의도 큰 도움이 됐다.

(강명주) 바이오시밀러 기업에서 일하기로 했다. 전공 교수님의 소개로 처음 이 분야에 대해 알게 됐고 전망이 밝다고 확신해 진로를 정했다. 질 좋은 약을 싼 값에 제조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강은지) 임용시험 준비 후 미술교사가 되거나 복수전공인 아동가족학 대학원에 진학할 것 같다.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아동학과 미술을 융합해 아동미술, 미술치료, 아동문학, 아동상담 등 더 다양한 분야에서 깊이 공부할 생각이다. 전공 수업 뿐 아니라 교양 수업, 글쓰기 수업 등을 통해 모교에서 생각을 넓히는 방법을 배웠다. 수십 편의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연구란 무엇인지, 학문을 탐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고, 고등학생 때와는 차원이 다른 깊이 있는 공부를 하며 적성을 찾게 됐다. 특히 교직 이수를 계기로 타 단과대학 수업을 들었던 게 진로 탐색에 도움이 됐다.

(김수경) 비영리 공익법인에 취직해 장학 사업 및 사회공헌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전공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한 교육 봉사 경험이 진로에 영향을 미쳤다. 함께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다양한 지역의 학생들과 소통하며 수업을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재미와 보람을 느꼈다. 나아가 나만의 콘텐츠로 학생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자 지금의 진로를 정하게 됐다. 사실 일을 하고 있는 지금도 진로를 고민 중이다. 대학에서 얻은 생각들, 질문들이 앞으로도 나를 이끌지 않을까.

(김지우) 경영 컨설팅 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합격해 내년에 입사한다. 기업이 당면한 고민을 분석, 해결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며, 직접적인 비즈니스 효과를 창출할 수 있고, 빠르게 커리어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소비자학을 전공하면서 느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진로가 컨설턴트였다.

(이명윤) 미국 유학을 목표로 모교 대학원에 진학한다. 유학 땐 주전공뿐 아니라 연출법에 대한 공부도 할 생각이다. 모교 덕분에 음악에 대한 본질적이고 학문적인 접근을 할 수 있었다.

(권우석) 미국 버클리대의 AI 분야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박사 졸업 후엔 구글 같은 다국적 IT 기업에서 일하거나 직접 창업하는 등 전공 분야에서 다양한 일을 경험해보고 싶다. 학우들의 학구적인 분위기 덕에 자연스럽게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게 됐다. 우수한 학문적 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모교 선배들을 닮아가고 싶다.

(이소정) 모교 고고미술사학과 대학원에 진학한다. 전공을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관심 분야를 구체화하고자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좋아서 택한 전공이지만, 스스로 학문을 계속할 수 있는 사람일지, 미술사가 내 적성에 맞을지 고민했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친구들과 교수님들이 ‘그래도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 ‘해봐야 안다’ 조언해 주셨고, 그 말에 용기를 얻어 진로를 정하게 됐다. 인문대학에는 스스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 또는 지향하는 삶을 위해,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묵묵히 달려가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들이 끼친 영향이 컸다.

(백승훈) 미국 소재 대학원의 통계학과에 합격해 이제 막 학기를 시작했다. 모교에서 수학을 전공하며 논리적 사고를 길렀고, 통계학을 공부하는 데 필요한 기초를 쌓았다.

(김현지) 졸업 후 임상 간호사로 일할 예정이다. 훌륭한 교수님들에게 간호학의 지식은 물론 간호 대상자와 간호환경을 보는 다양한 관점에 대해 많이 배웠다. 지난 4년은 임상 간호사 이상의 큰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이자, 간호학에 대한 열정을 다지는 시간이었다.

(박수종) 재무금융 및 회계 분야에 흥미를 느껴 지난해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회계법인에 합격해 입사할 예정이다. 이후 재무실사, 기업가치평가 및 M&A 자문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후일엔 기업인수매각 업무를 전문적으로 다뤄보고 싶다. 전공을 살려 진로를 결정한 만큼 학부 과정에서 들었던 전공 수업들, 교수님들께서 들려주신 실무경험 이야기가 공인회계사의 꿈을 키우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전상민) 졸업 후 모교 대학원에 진학하여 반도체 소자를 연구할 계획이다. 훌륭한 공학인이 되고 싶어 대학원에 진학하게 됐다. 매사에 열정적인 동기들, 선·후배들, 교수님들을 보며 긍정적인 자극을 받았다. 나 또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

(유혜인) 현재 IRRI(국제미작연구소)에서 인턴을 하고 있다. IRRI는 세계 최대 규모의 쌀 연구소로 이곳에서 영양 안보를 위한 벼의 전통적 육종과 분자육종에 대해 배우고 있다. 대학원 진학과 취업을 놓고 고민 중이다. 취업이든 대학원 진학이든 모교에서 식물 육종에 대해 배웠다는 점이 진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전공 교수님이 현직 연구원들 및 졸업한 선배와의 자리를 마련하는 등 신경써 주셔서 감사하다.

(윤예지) 모교 대학원 석사과정 판화전공에 진학한다. 학부 시절은 진로 결정을 위한 탐색기였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학우들과 대화하고, 관심 분야와 관련해 깊이 있는 탐구를 해오신 교수님께 배우며 작업과 탐구의 원동력을 얻었다. 미대에는 좋은 실습 시설이 있어, 하고 싶은 작업을 마음껏 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곽혜선) 모교 대학원에 진학해 동형암호와 다자간 연산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다. 전공인 수학과 컴퓨터공학 관련해 쌓은 인턴 경험이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임지현)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를 목표로 로스쿨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나는 예술고 졸업 후 모교 음대 작곡과에 입학했다가 디자인에 관심이 커져 의류학으로 전과해 학위를 받았다. 이러한 배경의 영향으로 예술뿐 아니라, ‘예술하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깊다. 친구들 중에 젊은 예술가가 많다 보니, 그들이 법적 보호나 자문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적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법과 예술에 대한 이해를 쌓아,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가 되어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싶다.

(주하민) 모교 재학 시절 서울시오페라단,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의전당 등 오페라 공연의 연출부로 활동했다. 9월, 10월엔 직접 극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이 예술의전당에서 막을 올린다. 음악에 대한 지식과 인문학적 견문을 바탕으로 오페라 및 음악극 연출가가 되고 싶다. 이번 2학기부터 모교 인문대학 융합전공 공연예술학 전공특별수강생으로 수업을 듣기도 한다. 공연예술전문인으로 성장하고 싶다. 그 어떤 도전에도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교수님과 거부감이 없는 동기들을 만났던 것 모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음대에 진학하면 무조건 음악가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깨주신 것도 학교와 교수님들이었다. 생동감 있는 학교 분위기 조성과 더 많은 기회에 감사하다.

(유은식) 모교 정치외교학부 정치학 전공 석사과정에 입학한다. 정당과 시민정치, 민주주의 등에 대해 공부와 연구 활동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 공부를 계속하기로 마음먹은 데는 모교의 학구적인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 교수님들, 학우들과 이야기하면서 깨닫는 통찰이나 지식에 대한 즐거움이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


동문 선배의 진로 상담 있었으면

(강명주) 동창회는 내가 서울대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연결고리가 될 것 같다. 기회 닿는 대로 참석해 동문들과 소통하고 싶다. 동창회에서 다양한 지원을 해줘 많은 학생들이 풍성한 학교생활을 누리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강은지) 장학 사업도 중요하지만, 선후배 간 네트워크 같은 지속적인 연결이 병행됐으면 좋겠다. 가끔이나마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초청 강연을 개최하는 건 어떨까. 미대에선 개인전이 아니면 선배들 소식 접할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

(김수경) 새로운 배움과 교류의 기회가 있다면 즐겁게 참여하고 싶다.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총동창회 활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살펴볼 생각이다.

(김지우) 아직까진 동창회 모임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 다만 1, 2학년 때 학과 선배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학업을 이어온 만큼 나 또한 훗날 내 이름을 딴 발전 기금을 조성해 후배들의 학업을 지원하고 싶다. 

(이명윤) 참석할 의향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전공해 다른 분야 사람들을 만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동창회를 통해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권우석) 참석 의향 있다. 이제 갓 졸업한 동문으로서 동창회의 어떤 역할을 담당하게 될진 모르지만, 동창회가 모교 졸업생들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돼 주면 좋겠다.

(백승훈) 해외에 있어 꾸준한 참여는 어렵겠지만, 기회가 닿는 대로 참석할 생각이다. 학부생 재학시절엔 동창회와 접점이 별로 없었는데 앞으론 더 많이 상호작용했으면 한다.

(김현지) 단대 동창회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 각자의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선배들 모습이 자랑스러웠고, 후배들을 위한 선배들의 사랑도 느낄 수 있었다. 여유가 된다면 동창회 행사에 참여할 생각이다.

(박수종) 많은 동문들과 다양한 행사로 교류할 수 있었으면 한다. 동창회에서 여러 행사를 주최해 학부생 시절부터 각계각층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문 선배들을 만나고,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전상민) 참석 의향 있다. 멋지고 훌륭한 동기들, 선·후배님들과 동창이 되어 기쁘다.

(윤예지)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회가 많이 변했기 때문에 동창회도 예전과는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다. 물리적인 소통이 약화된 만큼 다양한 형식의 교류 및 소통의 기회를 제공해줬으면 한다. 동창회와 대학이 지식 습득 외에 다양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새로운 소속감을 제공해줬으면 한다.

(곽혜선) 동창회 장학금 덕분에 많은 학우들이 학업에 정진할 수도, 즐겁게 학교생활을 누릴 수도 있었다. 동창회가 학부 시절부터 동문 선배들과 교류하는 기회까지 마련해 주면 좋겠다.

(임지현) 2018년 관악회 장학생에 선발돼 장학금을 받았다. 전공과 진로에 대한 고민이 컸던 때라, 장학금이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었다. 선배들이 내 가능성을 믿고 격려해 주신다는 느낌을 받았고 큰 힘이 됐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나 또한 선배들처럼, 후배들에게 든든한 지지와 장학금을 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 불확실하지만 그래서 더 가능성이 넘치는 후배들을 위해 동창회의 장학지원이 계속됐으면 좋겠다.

(주하민) 감사하게도 총동창회 장학금을 받았다. 선배들한테서 받은 사랑을 후배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동문이 되고 싶다. 참석 의향 있다.

(유은식) 참석할 생각이다. 이미 재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선후배 간 교류의 기회도 마련해 주면 좋겠다. 특히 진로 선택과 관련, 멘토링이나 설명회 형식으로 소통한다면 학생은 물론 학교와 동창회에도 더 큰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다.


정리=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