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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호 2023년 9월] 뉴스 모교소식

‘함께 잘 살아야 한다’ 선배들의 한목소리 당부


‘함께 잘 살아야 한다’ 선배들의 한목소리 당부

제77회 후기 학위수여식


8월 29일 열린 제77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학사 978명, 석사 1200명, 박사 656명 등 총 2834명이 본회에 입회했다.


최재천 이대 석좌교수 축사
7년 만에 외국인 졸업생 대표


“수월성을 공생과 상생 실현에 발휘하라”(유홍림 모교 총장) “나 하나 잘 사는 데 치중하지 말라”(김종섭 총동창회장)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8월 29일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모교 제77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동문 선배들이 졸업생을 떠나보내며 입모아 당부한 메시지는 ‘공생’이었다.

이날 학사 978명, 석사 1200명, 박사 656명 등 총 2834명이 본회에 입회했다. 거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유홍림 총장과 김성규 교육부총장·김재영 연구부총장·윤영호 기획부총장 등 보직교수단, 김종섭 본회 회장을 비롯해 많은 축하객이 학위수여식에 참석했다.

유홍림 총장은 “우리 앞에 놓인 복합적 위기와 불확실성은 개인의 지식과 능력만으로 헤쳐나갈 수 없다. 다수의 지혜를 모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목표에 이르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며 소통과 협업 역량을 강조했다. “여러분은 서울대에서 나이, 취향, 환경 등이 다른 구성원과 협력하며 배우고 더 좋은 결과를 얻는 방법을 익혔다”며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일을 공동체와 협력해 이뤄내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종섭 본회 회장은 “서울대인이라면 내가 받은 것을 사회에 돌려주겠다는 마음을 남겨둬야 한다”고 했다. “나눔을 성공의 후순위로 미루지 말고, 작은 일이라도 세상에 필요한 일을 당장 실천하라”고 당부했다. 또 “각자도생이 새로운 시대정신이라고들 하지만, 나 하나 잘 사는 데 치중하는 건 서울대인에 바라는 모습이 아니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보내되 인생 전체는 베풀고 나누는 큰 그림을 그리라”고 말했다.

졸업생 대표로는 독일 출신의 두빈스키 니나(Dubinski Nina·정치외교19입)씨가 선정됐다. 모교 글로벌사회공헌단 ‘샤눔다문화공헌단’에 몸담으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 그는 “한국의 사회와 문화를 알아가게 해준 많은 봉사 기회를 통해 저와 생김새, 모국어, 경험, 가치관 등이 다른 사람과 의외로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졸업생들에게 “우리가 지금까지 만난 모든 사람들, 앞으로 만날 모든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존재를 통해 지혜와 연민, 감사함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사 연사로는 생태학자로 국내에 ‘통섭’의 개념을 소개한 최재천(동물73-77) 생명다양성재단 대표가 초청됐다. 최 교수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생태학 석사학위, 하버드대에서 생물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동물행동학, 사회생물학의 권위자다. 이화여대 석좌교수를 맡고 있으며 모교 생명과학부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유 총장은 최 교수를 “‘호모 심비우스’, 즉 ‘공생하는 인간’ 개념을 주창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학위수여식에서 축사 중인 최재천 동문.


최 교수의 당부는 “오로지 정도만을 걷는, 공정하고 따뜻한 리더가 되어 달라”는 것이었다. “공정은 가진 자의 잣대로 재는 것이 아니다. 가진 자들이 별생각 없이 키 차이가 나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의자를 나눠주는 것은 공정이 아니라 공평에 지나지 않는다. 키가 작은 이들에겐 더 높은 의자를 제공해야 공정하고 따뜻한 세상”이라며 “서울대인이라면 치졸한 공평이 아니라 고결한 공정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분의 선배들은 입으로는 번드레하게 공정을 말하지만 너무나 자주 실천하지 않는다”고도 꼬집었다.

최 교수는 “제가 평생토록 관찰한 자연에도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더라. 주변은 온통 허덕이는데 혼자 다 거머쥐면 과연 행복할까”라며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이끌어 달라”는 말로 축사를 끝맺었다. “미래학자의 예측에 따르면 여러분은 적어도 직업을 대여섯 번 갈아타며 살 것이다. ‘융합의 세기’를 살아내려면 ‘통섭형 인재’가 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모교는 이날 최동빈(간호대) 씨 등 학교 및 지역사회 공동체 발전에 기여한 3명의 졸업생에게 서울대학교 학생리더십상을 수여했다. 각 단과대학별 모교 총장상과 본회 회장상 수상자는 표와 같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