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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0호 2023년 3월] 뉴스 모교소식

졸업생 4637명 입회, “서울대서 받은 만큼 사회에 나누길”

제77회 전기 학위수여식

졸업생 4637명 입회, “서울대서 받은 만큼 사회에 나누길”

제77회 전기 학위수여식

학사 2154명, 석사 1708명 등
김종섭 회장·고정환 동문 축사
“지식, 타인 돕는 데 사용하길”



2월 24일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김종섭 회장이 “서울대인으로서 복을 받은 만큼 사회 공헌으로 돌려주라”고 졸업생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학사 2154명 등 졸업생 4637명이 본회에 입회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부탁 하나 드리겠습니다. 빨리 짝을 찾아 결혼하시고 가정을 꾸리십시오.”

정숙하게 졸업식을 지켜보던 학부모석에서 웃음과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비혼 인구 증가, 저출산 시대에 김종섭 본회 회장이 졸업생에게 건넨 말은 다름 아닌 ‘인생의 짝을 찾으라’는 간절한 당부였다. 모교는 2월 24일 관악캠퍼스 체육관에서 제77회 전기 학위수여식을 열었다.

이날 학사 2154명, 석사 1708명, 박사 775명 등 총 4637명이 학위를 받고 본회에 입회했다. 유홍림 총장과 김성규 교육부총장·김재영 연구부총장·윤영호 기획부총장 등 보직교수단을 비롯해 김종섭 본회 회장, 학부모 등 70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종섭 회장의 말은 모교 졸업생의 사회공헌 책무를 강조하는 맥락에서 나왔다. “서울대인은 ‘복받은 사람들’이다. ‘복’에는 받은 만큼 나눠주고 돌려주는 이타심과 전파력이 있다”며 사회에 공헌할 길을 찾으라고 주문한 김 회장은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생각할 때, 여러분의 가장 가까운 과제는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졸업식 연설자들의 말 속엔 화제의 인공지능 챗봇도 여러 번 언급됐다. 유홍림 총장은 “서울대생이 졸업 후에 무엇을 하면 좋을지 챗봇에게 물었다. 상투적인 대답들 가운데 ‘서울대에서 갈고닦은 지식과 시간을 남을 돕는 데 사용하라’는 답이 인상적이었다”며 “우리 삶은 여럿이 함께 하는 공동 달리기임을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또 “인공지능 시대에도 쉽게 이루기 힘든 혁신은 창의성의 발현”이라며 “정답을 찾아가는 사람이 아닌 ‘질문을 던지는 사람’, 실패를 두려워 않는 ‘용기 있는 도전자’가 되라”고 당부했다.

김종섭 회장 또한 “인공지능 챗봇에게 ‘동창회는 무엇인가’ 물었더니 오래된 기억을 새로운 경험과 연결해 주는 곳이라고 답하더라”며 “과거가 그리울 때 동창회에서 쉬고, 앞날이 막막할 때 와서 도움을 구하라”고 말했다.





졸업생에게 학위를 수여하는 유홍림 총장.



학위수여식이 열린 관악캠퍼스 체육관 앞에서 졸업생들이 헹가래를 치며 서로를 축하하고 있다.


학위수여식을 맞아 한 자리에 모인 국제 학생과 가족들. 


모교가 설치한 포토존에서 졸업생이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축사 연사로는 지난해 6월 누리호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고정환(항공공학85-89)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본부장이 연단에 올랐다. 고 동문은 “평범한 연구원으로 덜컥 누리호 개발 사업책임자를 맡아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며 졸업생들에게 “목표하는 바를 잘 세우고, 어떤 외부 압박과 방해가 있더라도 옳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꼿꼿이 지켜나가라”고 조언했다.

또 “누리호와 같은 대형 시스템 개발은 수많은 인원이 합심해 일을 수행해야 한다. 특이한 상황도 늘 발생한다”며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 신뢰가 있어야 한다. 살면서 늘 최악의 상황에 가상의 대처를 해보는 습관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졸업생 대표 장태준(컴퓨터공학17입) 씨는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들이 함께여서 가능했던 대학 시절을 통해 사랑을 배웠고,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사랑의 당연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셔틀버스 연구로 학부생 연구 경진대회에서 1등을 했던 장씨는 구글코리아에 입사했다.

이날 개발도상국 주요 대학의 우수 교원의 박사학위 취득을 지원하는 SPF(SNU President Fellowship) 프로그램 장학생으로서 컴퓨터공학부 에데싸(에티오피아 아다마 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씨 등이 연단에 올라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언정(경영대)씨 등 대학 및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한 7명의 졸업생에게는 리더십상을 수여했다.

실내 마스크 의무착용이 해제됨에 따라 식장에는 마스크를 벗은 참석자가 대다수였다. 지난해 8월 개방한 정문 광장도 기념 사진을 찍으려는 졸업생과 가족들로 붐볐다. 각 단과대학별 모교 총장상과 본회 회장상 수상자는 표와 같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