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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4호 2022년 9월] 뉴스 모교소식

“얼굴 보니 너무 좋네요” 3년 만에 열린 대면 졸업식  

제76회 후기 학위수여식

8월 29일 모교 관악캠퍼스 체육관에서 3년 만에 대면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이날 학사 959명, 석사 1041명, 박사 700명이 본회 신입회원이 됐다.


“얼굴 보니 너무 좋네요” 3년 만에 열린 대면 졸업식  
 
제76회 후기 학위수여식
 
필즈상 허준이 동문 축사 화제
민주화열사 7명 명예졸업


모교에서 3년 만에 대면 졸업식이 열렸다. 모교는 지난 8월 29일 모교 관악캠퍼스 체육관에서 제76회 후기 학위수여식을 열고 학사 959명, 석사 1041명, 박사 700명에게 학위를 수여했다. 이로써 총 2700명의 신입 동문이 본회에 입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2월 졸업식이 취소됐고, 2022년 2월까지 네 번의 졸업식이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이날 학위수여식에는 해당 기간의 졸업생들을 초청했다. 모교에 따르면 500명 이상의 기존 졸업생이 참석했다. 

졸업 시즌에도 썰렁했던 체육관은 졸업생과 축하객으로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발전기금이 마련한 포토존 등 이벤트가 곳곳에서 열렸다. 기념사진을 찍고, 학사모가 날아오르는 예년의 풍경도 되찾았다. 3년 만의 학사 행렬로 학위수여식이 시작됐다.    

오세정 총장은 졸업생에게 “코로나19의 생존자가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설계자가 되라”고 당부했다. “특히 인류가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등 오랜 세월 존재해왔던 문제들을 코로나19가 더욱 첨예하게 드러내 줬다”며 “인류사적 관점에서 생각하고, 세계사의 주역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행동하라”고 주문했다. 

김종섭 회장은 “여러 면에서 복 받은 서울대 졸업장을 받는 여러분들은 사회에 보답할 책무가 주어진다. 주위로부터, 사회로부터 많은 복을 받은 사람이기에 제2의 인생을 출발하는 이 순간부터는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며 “부모님, 친구,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이 많은 복을 어떻게 우리 이웃들에게, 이 사회에 돌려드릴지를 고민하라”고 당부했다.  

모교는 이날 필즈상을 수상한 수학자 허준이(물리02-07) 프린스턴대 교수를 축사 연사로 초청함과 동시에 제32회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상을 수여했다. “변덕스러운 우연이, 지쳐버린 타인이, 자신이 자신에게 모질게 굴 수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으라. 나는 커서 어떻게 살까, 오래된 질문을 오늘부터의 매일이 답해준다”, “취업, 창업, 결혼, 육아, 교육, 승진, 은퇴, 노후 준비를 거쳐 어디 병원의 그럴듯한 일인실에서 사망하기 위한 준비에 정신 팔리지 않기를 바란다”는 허 동문의 축사는 졸업식 직후 언론을 통해 알려져 명문으로 회자됐다. 

한편 모교는 민주화 운동 당시 사망 등의 사유로 제적되어 졸업하지 못한 7명의 민주화 열사를 명예졸업자로 선정하고 학위수여식 중 유가족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전달했다. 김태훈(경제78입), 김학묵(사회78입), 박혜정(국문83입), 송종호(서문87입), 이동수(원예83입), 이진래(제약79입), 황정하(토목공학80입) 동문이다. 모교 관악캠퍼스 ‘민주화의 길’에 김태훈, 황정하, 이동수, 박혜정 열사의 추모비가 있다. 모교는 2001년 박종철 열사를 시작으로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공헌을 기리며 총 58명의 졸업생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했다.
각 단과대학별 총장상과 총동창회장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박수진 기자

 

김종섭 회장 졸업식 축사 <요지>
 
“받은 복 어떻게 돌려줄지 고민하길”

 
오늘 서울대를 졸업하는 여러분에게 무슨 말로 축하를 할까 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단어가 복(福)이었습니다. 국어사전에는 복에 대한 설명이 “삶에서 누리는 좋고 만족할 만한 행운, 또는 거기서 얻는 행복”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예문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복 많은 사람, 복 없는 사람’ ‘그는 착한 일을 많이 해서 복을 받았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은 부모님으로부터 좋은 DNA를 받고 태어나서 초·중·고등학교 시절에 공부를 잘 했고 그 결과로 서울대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부모님께 효도하고 주위의 모든 가족, 친구, 선생님으로부터 칭찬 받고 대한민국의 모든 청소년들이 부러워하고 진학의 목표로 삼는 서울대 재학생을 거쳐 이제 동문이 되었습니다.

서울대 졸업생이 되면 사회로부터 받는 특전이 있습니다. 그것은 현대신용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크레디트를 사회로부터 받게 되는 것입니다. 남들보다 유리한 출발점에 선다는 것입니다. 44만 서울대 선배 동문들이 그 동안 우리 사회에 기여한 업적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은 참으로 복 받은 사람입니다.

이처럼 여러 면에서 복 받은 서울대 졸업장을 받는 여러분들은 사회에 보답할 책무가 주어집니다. 주위로부터, 사회로부터 많은 복을 받은 사람이기에 제2의 인생을 출발하는 이 순간부터는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합니다. 그동안 부모님, 친구,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이 많은 복을 어떻게 우리 이웃들에게, 이 사회에 돌려드릴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저 역시 이러한 뜻을 새겨 서울대총동창회를 단순한 친목단체가 아닌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동창회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서울대인은 혼자 똑똑하긴 한데 남과 어울려 함께하는 마음가짐이 약하다고들 합니다. 이 말에 전부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자신을 낮추면서 남들보다 2% 더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여러분들은 분명 우리 사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