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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4호 2023년 7월] 뉴스 기획

미술관·박물관·규장각·도서관…캠퍼스 문화 공간 한나절 나들이

관악캠퍼스 문화 프로그램 풍성

2006년 국내 최초의 대학 미술관으로 문을 연 모교 미술관.


미술관·박물관·규장각·도서관…캠퍼스 문화 공간 한나절 나들이
 
순수예술에 대중·융합 문화까지
관악캠퍼스 문화 프로그램 풍성
대중교통은 불편 접근성 아쉬워


가족여행은 이미 다녀왔고 주말 아니면 같이 나들이하기도 힘들어, 방학을 맞은 아이가 마땅한 여가 활동도 없이 학원 뺑뺑이만 돈다면, 서울대 관악캠퍼스로 등 떠밀어 보자. 방학 때도 문을 활짝 열어두고 관람객을 기다리는 모교 문화시설이 상당수다.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선 관악캠퍼스 안에서 열리는 문화예술 프로그램만 챙겨도 지루할 틈이 없기로 소문이 난 지 오래. 동문은 물론 지역주민을 비롯해 일반인도 관람이 가능하며 대부분 무료다.
 
미술관, 근현대 미술 800여 점 소장
정문을 지나 왼쪽 오르막길로 조금만 올라가면 미술관이 나온다. 언덕에 있는 데다 거대한 역 ㄱ자 모양을 띠어 흡사 공중에 뜬 방주 같다. 

2006년 ‘현대미술로의 초대’ 전을 시작으로 개관한 모교 미술관은 국내 최초의 대학미술관으로 지상 3층, 지하 3층, 연면적 4485.9㎡ 규모를 자랑한다. 극사실적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회화48입)의 ‘회귀 1993’, 수묵 추상을 주도한 서세옥(회화46-50)의 ‘춤추는 사람들’, 추상 조각의 개척자 최만린(조소54-58)의 ‘O’, 단색화를 대표하는 윤형근(응용미술47입)의 ‘태운 암갈색-군청색의 블루’ 등 동문 미술작품뿐 아니라 모교 미대 초대학장을 지낸 장 발의 ‘작품1’과 모교 미대 교수를 지냈지만, 작품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송병돈의 작품을 비롯해 장우성의 ‘청년도’, 장욱진의 ‘쌍수(雙樹)와 쌍희(雙喜)’, 독일 표현주의 작가 에밀 놀데의 판화 ‘여인’ 등 8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비록 그 수는 많지 않으나 한국 근·현대 미술의 궤적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작품들로, 회화·조각·드로잉·판화·뉴미디어·공예·사진·서예·디자인 등을 총망라해 가히 현대 미술의 방주라 할 만하다.

역 ㄱ자 구조는 또 출입구 앞으로 항상 넉넉한 그늘을 드리워 땡볕 아래서도 선선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모교 미술관은 1996년 네덜란드 건축가 렘 쿨하스(Rem Koolhaas)가 설계해 2005년 7월 완공됐으며 외부마감재로 U-Glass를 적용, 철골 트러스 구조가 밖에서도 보이는 독특한 외관을 하고 있다. 미술관으로 오는 마당엔 소규모 설치미술 작품도 종종 전시된다.


천장부터 지하까지 뻥 뚫어 공간감을 극대화한 미술관 내부 모습.

내부는 층별, 전시장별 각각의 공간적 특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돼, 일반적인 전시·공연장의 형태와 확연히 다르다. 꼭대기 천장부터 지하까지 쭉 뚫어 개방감을 극대화했고, 벽면을 겹겹이 둘러싸는 방식으로 전시 공간을 구분했다. 

미술관은 현재 전시 중인 ‘예술사회학을 지나야 예술철학이 나온다-작가편’을 9월 10일까지 이어간다. 김문기·김민제·김 범·김영규·뀨르와 타르·변상환·실라스 퐁·이원호·정정엽·정해민·주재환·최성균·함양아·허보리 등 14명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 영상, 조각, 설치 등 9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심상용(회화81-85) 관장은 전시회 팸플릿에 “예술이 전체주의적인 거대한 짐승의 무리로 변해가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반란의 환상, 주도권의 환상, 자유의 환상을 주는 기술에 포섭되는 모습을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 이 시대의 고통, 강요된 침묵과 도덕적 고립, 사람들의 불행과 접촉면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썼다. 사회문화의 한 영역으로서 예술은 그것을 둘러싼 정치적 사회적 편향성에 의해 고유성을 침범당하면서도 시대의 고통은 물론 그러한 침범까지 직시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예술사회학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시류·풍속과 밀접한 작품이 많았다. 특히 생활인이자 직업인으로서의 작가를 재조명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미술작가 생활 십계명’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작가의 삶을 자조적으로 그려 쓴웃음을 짓게 했고 ‘연봉 1억 미술작가 되는 법’은 재테크 도서의 표지를 연상시키는 커다란 그림에, 스타 강사의 동영상 강의 형식을 빌려, 작가로서 돈 버는 법을 해학적으로 묘사했다. 서울 혜화동에서 시작해 인천, 용인 등지로 옮겨 간 작가의 작업실 변천사를 1980년대부터 시대순으로 짚으면서 IMF 외환위기, 세월호 침몰 등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스케치한 작품도 인상적이었다.


고고역사실·전통미술실·인류민속실 등 3곳의 상설 전시실을 갖춘 박물관.

박물관, 100여 차례 발굴조사 수행
미술관을 나와 오르막길로 좀 더 걷다 대운동장을 끼고 돌면 도보 3분 거리에 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은 1946년 서울대학교설치령에 의해 경성제국대학 진열관의 소장품을 인수, ‘서울대학교 부속박물관’으로 최초 개관했고, 1975년 관악캠퍼스 이전과 함께 ‘서울대학교박물관’으로 개칭했다. 1993년 10월 현재 건물로 이전, 지상 2층, 지하 1층, 연면적 6165㎡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박물관의 현대미술부가 2005년에 독립, 이듬해 모교 미술관으로 개관했다. 

1층은 고고역사실, 전통미술실, 인류민속실 등 3곳의 상설 전시실이 가운데 대나무숲 중정을 둘러싸 전시실에서 또 다른 전시실로 드나들 때마다 녹음이 눈을 씻겨 줬다. 햇빛 아래 대나무숲을 마주할 때마다 과거의 시간 속에 깊이 빠져 있다가 물 밖으로 나와 큰 숨을 쉬는 듯했다. 덕분에 다음 전시물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것은 물론.
박물관은 1961년 양주 수석리 유적 조사를 시작으로 전곡리와 오산리 유적, 백제 석촌동 고분군과 몽촌토성, 한강 일대의 고구려 유적 등 100여 차례가 넘는 발굴조사를 통해 구석기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고고학적 성과를 달성했다.

마침 2층 기획전시실에서 몽촌토성 발굴 40주년 기념전 ‘왕도한성’이 전시 중이다. 왕도(王都)는 왕이 거주하는 곳을 뜻하는데, 백제 왕도가 몽촌토성과 풍납동 토성, 두 왕성을 중심으로 주변에 왕릉, 일반 마을, 산성 등으로 확장됨에 따라 큰 성이라는 뜻의 한성(漢城)이라고 불렸다. 모교 박물관은 1983년 처음으로 몽촌토성 발굴조사에 착수해 1989년까지 조사를 주도했다. 이를 통해 백제의 첫 도읍인 한성의 위치와 구조가 밝혀졌으며, 초기 백제 고고학 연구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박물관 고고역사실에 걸린 광개토대왕비 실물 크기의 탁본.

한성이 도읍이었던 백제는 한강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국내외 세력들과 활발히 교류했다. 백제 지방산 토기, 가야계 토기, 중국제 도자기, 왜의 스에키 등 다양한 유물이 몽촌토성에서 출토된 것. 뼈로 만든 비늘 갑옷, 창날, 화살촉 등도 같이 출토돼 백제의 국제성과 개방성뿐 아니라 군사적 긴장 상황까지 엿볼 수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한강 유역은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의 각축장이었다. 몽촌토성에는 고구려 장수왕이 백제의 기존 시설물을 활용해 중부 이남 진출의 거점으로 삼으려 했던 흔적은 물론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를 거쳐 지속적으로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확인된다. 몽촌토성에서 출토된 조선시대 청자, 분청사기, 범자무늬 청화 백자가 이를 잘 보여준다. 8월 3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기획전시는 모교가 발굴에 참여한 백제 한성의 주요 유물과 함께 당시 현장에서 모교 발굴팀을 촬영한 사진들도 전시했다.

1층의 상설 전시실도 유물의 지속적 보존을 위해 정기·부정기적으로 전시물을 교체한다. 2023학년도 새 학기를 맞아 조선후기 도화서 화원인 진재해, 김홍도, 김득신의 산수화를 비롯해 조선 수군이 훈련하는 모습을 담은 ‘수군조련도 10폭 병풍’과 경남 진주의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진주도 10폭 병풍’ 등 새로운 유물을 전통미술실에 걸었다.

고고역사실에는 구석기시대 석기부터 발해의 불상까지 총 5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연천 전곡리 유적에서 출토된 주먹도끼, 중국 연길 소영자 유적에서 수습된 골각기, 벼농사의 기원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여주 흔암리 유적 농경 도구 등이 눈여겨볼 만하다. 이곳에 전시된 광개토대왕비 탁본은 거대한 실물 크기를 가늠케 해 고구려의 기상을 느끼게 한다.

인류민속실에는 국내 민속유물뿐 아니라 뉴기니 민속유물과 만주 지역 소수민족인 오로촌의 유물 등 다른 문화권의 민속유물도 전시 중이다. 이들 해외 유물은 국내 유일의 자료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규장각과 모교 한국문화연구소가 합쳐져 2006년 출범한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규장각, 국보 8종 7175점 소장 
박물관을 나와 대운동장과 16동 CSS(사회과학관) 사이의 좁은 길을 따라 죽 걸으면 삼거리 건너편에 군청색 기와 건물이 나타난다.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다. 1776년 정조 임금이 즉위하면서 발족한 규장각(奎章閣)에, 1969년 모교 문리대 부설기관으로 설립된 한국문화연구소가 2006년 2월 합쳐져 출범한 기관이다.

‘삼국유사’, ‘조선왕조실록’, ‘비변사등록’, ‘일성록’, ‘승정원일기’ 등 국보 8종 7175점을 비롯해 고도서 18만2000여 책, 고문서 5만여 점, 책판 1만78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자료   및 원문을 검색하고 절차에 따라 신청하면 소장 자료를 열람, 복제할 수도 있다. 창덕궁 금원(禁苑)에 최초 창건된 규장각은 왕립 학술기관으로서 역대 왕의 글·글씨·그림과 왕실의 족보를 비롯해 국정 운영의 참고 자료인 국내외 전적(典籍)을 수집·보관하며, 서적을 출판하거나 왕의 자문에 응하는 기능을 했다. 한때는 규장각의 신하가 왕의 친위세력을 형성하면서 국정 전반에 관여했으나 정조가 죽고 급속히 약화하면서 최고 자문기관의 역할도 상실했다.

구한말 개화기 땐 근대화 사업과 관련 있는 신서(新書)를 다수 구입, 관리했고 순종이 즉위한 1907년엔 주 업무가 국유도서 관리로 바뀌면서 각 기관에 흩어져 있던 10만여 권의 책이 규장각으로 통합, 이관됐다. 1910년 일제의 강제 병합으로 인해 규장각은 결국 폐지됐고, 소장 도서는 이듬해 조선총독부에 인수됐다.

1928년부터 2년에 걸쳐 규장각 도서가 경성제국대학 부속도서관으로 이관됐고 1945년 8월 광복, 1946년 서울대학교가 개교하면서 규모나 보관 장소의 변경 없이 소관처만 서울대 부속도서관으로 바뀌었다. 1975년 관악캠퍼스 종합화와 함께 서울대 부속도서관이 확대, 개편되면서 서울대 도서관으로 바뀌었고, 중앙도서관 2층에 특별 서고를 마련해 규장각 도서를 보관하다가 1989년 현재의 규장각 전용 건물(지상 4층, 지하 1층, 연면적 9568.6㎡)이 준공되면서 독자적 발전의 터전을 마련했다.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전시실 초입에 걸린 대동여지도.

자료의 대부분이 조선시대 때부터 전해져 온 것들이지만, 가람 이병기·일사 방종현·상백 이상백 선생 등으로부터 해방 이후 기증받은 6000여권의 문고본 고도서 또한 보유하고 있다.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고지도를 소장한 기관이기도 하다. 전국지도·도별지도·세계지도 등 다양한 형태와 용도의 지도가 있다. 특히 전시실 입구 벽면에 걸린, 가로 4m 세로 6.6m 크기의, 대동여지도는 볼 때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국가적 사업을 그림으로 정리한 ‘의궤’, 효명세자의 성균관 입학례를 그린 ‘왕세자입학도’ 등은 조선시대 생활상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하 규장각)은 이렇듯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국내외 연구자들의 학술 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자료의 열람과 전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한국학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지금 규장각 전시실에 가면 ‘바른 소리, 큰글’ 전을 관람할 수 있다. 15세기 훈민정음 창제부터 20세기 한글로의 전환까지 수백 년 동안 이어온 우리글의 활용 양상을 ‘세종어제훈민정음’부터 ‘용비어천가’, ‘훈몽자회’, ‘윤음언해’, ‘악장가사’, ‘순원왕후어필봉서’, ‘간이벽온방’, ‘국문정리’, ‘조선어사전’ 등 생생한 사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특별전과 상설전으로 나누어 개최하며, 특별전은 개교기념일을 전후로 하여, 상설전은 특별전의 일부 전시물을 교체하고, 주요 소장 자료를 전시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9월엔 ‘소주의 세계사’ 북콘서트
규장각에서 나와 오른편 주차장 길을 따라 쭉 들어가면, 정면에 잔디광장이 펼쳐지고 그 너머로 학교 행정관이, 또 그 너머로 중앙도서관과 관정도서관이 나타난다. 10분 정도 걸어 거대한 ㄱ자 모양의 관정도서관 안에 들어서면 1층 로비 한편에 관정갤러리가 있다. 차단기 바깥에 있어 도서관출입증이 없어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다만, 7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진 소독 및 대청소로 인해 도서관 전체가 휴관하는 까닭에 관정갤러리도 문을 닫으니 관람에 유의할 것.

현재는 모교 미술동아리 ‘미동’의 작품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모르고 지나쳤던 일상의 소중한 순간들’을 주제로 학생작가 14명이 15점의 작품을 걸었다. 전시 제목은 ‘너를 위한 짧은 위무’. 평소엔 관심 밖에 있던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재인식하면서 존재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성찰하게 된 순간을 그렸다.

모교 도서관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학기 중에 더 다양하다. 때문에 즉흥적으로 찾아와 자유롭게 관람해도 좋지만, 사전에 계획하면 더 알차게 즐길 수 있다. 한 학기에 한 번씩 중앙도서관 옥상정원에서 개최되는 ‘도서관 별빛 영화제’는 그중에서도 백미. 지난 5월엔 ‘Enjoy Like SNU’란 부제를 달고 재즈동아리 ‘자이브’, 음악대학 ‘반도네온 트리오’의 사전 공연과 함께 24, 25일 이틀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소울’을 상영했다. 쾌적한 관람이 될 수 있게 무료로 간식을 제공하고 방석과 담요도 빌려준다. 2학기엔 모교 예술주간과 연계해 9월에 개최될 예정이다.

그밖에 모교 교수 및 학내 기관과 협업해 엄선한 책을 전시하는 ‘도서전’이 본관 2층 북카페에서, ‘소주의 세계사’의 저자 박현희(동양사92-97) 동문과 함께하는 ‘북 콘서트’가 관정관 3층 양두석홀에서, 음대 재학생의 연주회 ‘음악이 흐르는 도서관’이 관정관 관정마루에서 모두 9월에 펼쳐진다.


도서관 옥상 별빛 영화제의 사전 공연 전경.

모교 음대는 학기 중 한 달에 한 번, 매년 8회에 걸쳐 ‘화요음악회’를 개최한다. 49동 콘서트홀 약 360석이 매회 만석을 이룬다고. 모교 교직원 및 학생, 지역 구민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무료 공연으로, 국내외 저명 연주자들의 음악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동서양의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관객들로 하여금 음악을 더욱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1994년 1학기 ‘수요음악회’란 이름으로 시작했다가 1996년 2학기부터 ‘화요음악회’로 개칭한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공연 일정은 서울대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단체 메일이나 모교 음대 홈페이지, 모교 음대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 가능하며, 개강 시기에 맞춰 해당 학기 전체 일정을 공지한다.

모교는 순수예술뿐 아니라 대중문화, 융합문화에도 문호를 열고 학생들의 보다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지원하고자 작년 7월 문화예술원을 설립했다. 문화관·파워플랜트·두레문예관·풍산마당 등 4개의 문화공간을 운영하는 문화예술원은 ‘파워플랜트, 극장이 되다’란 타이틀로 작년 9월 프리 오프닝을 개최해 40년간 관악캠퍼스에 전기를 공급했던 낡은 변전소 건물이 새로운 예술공간으로 거듭났음을 알렸다. 

우석경제관 근처 테니스장 맞은편에 있는 파워플랜트는 얼핏 보면 단층 건물에, 벽과 계단 곳곳에 금이 가 있어 폐교의 인상을 풍긴다. 오죽하면 ‘powerplant…it’s HERE’라고 현수막을 달았을까. 

그러나 출입구를 찾아 계단을 내려가서 다시 내부를 보면 어디에 이런 공간이 숨어있었나 싶게 제법 넓고 천장도 높다. 작년 11월 ‘사이언스, 라이프, 아트 포럼’, 12월 ‘논바이너리: 다양성 행사’에 이어 올해는 ‘순환성: 국제심포지엄’, ‘리플랜트: 환경아트’, ‘리게티 탄생 100주년 기념 콘서트’ 등을 파워플랜트에서 개최했다. 

일부 대관 행사의 경우 입장료가 있으나, 문화예술원에서 자체 기획한 행사는 대부분 무료다. 7월 28일부터 8월 12일까지 진행되는 ‘다이얼로그전 정지현(사진) x MaMP(가상공간)’도 무료다. 파워플랜트 인스타그램(@powerplant.seoul)에 게시되는 홍보물을 통해 다가오는 행사 일정과 유·무료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미술관·박물관·규장각 등에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학기마다 박물관은 매주 수요일 8회에 걸쳐 수요교양강좌를, 미술관은 매주 목요일 12회에 걸쳐 현대예술문화강좌를, 규장각은 매주 금요일 12회에 걸쳐 금요시민강좌를 연다. 미술관·규장각은 수강료 2만원, 박물관은 무료다.

모교 박물관 소속 박재형 학예연구사는 “30년 가까이 진행된 수요교양강좌는 지역 내 대표 교양강좌로 자리매김해 꾸준히 강좌를 수강하시면서 연로한 수강생도 많다”며 “신림선 개통 등으로 학교 접근성이 좋아지고 있지만, 방문객 편의와 관련된 사항인 만큼 교통 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나경태 기자

낡은 변전소 건물을 공연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 시킨 파워플랜트. 사진=모교 소통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