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9호 2024년 10월] 문화 전시안내
모교 박물관으로 가을 나들이 오세요 ‘수리수리 보존수리’ 특별전
화제의 전시
모교 박물관으로 가을 나들이 오세요

‘수리수리 보존수리’ 특별전
차승자총통, 목가구, 무신도 등
모교 박물관은 매년 두 차례 기획전을 연다. 보통 가을 전시에 많은 공을 들인다. 올가을 전시도 볼거리가 풍성하다. 10월 12일부터 내년 3월 29일까지 진행하는 ‘수리수리 보존수리’ 전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금속, 종이, 비단, 목재, 점토 등이 사용된 유물의 보존과 수리 과정을 이해하는 데도 좋은 기회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러실라(대학원20-23) 학예사는 “문화유산의 가치와 보존의 중요성을 깊이 전달하고자 노력했다”며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오랜만에 고고역사부, 전통미술부, 인류민속부에서 엄선한 유물들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인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보존 수리를 거친 유물 중 생동감 넘치는 탈, 세월의 흔적이 깃든 목가구, 옛 선조들의 품격을 담은 관모 등 다채로운 유물들이 새롭게 선보인다. 특히 원형에 가깝게 복원된 ‘문효세자 책례도’와 대한민국 보물로 지정된 ‘차승자총통’이 최초로 공개된다.
장일무 약대 명예교수가 기증한 ‘서창정공’도 볼거리다. 서창정공은 한국의 근현대 서화가 11명의 그림이 담긴 서화첩으로 김은호, 안동숙, 김학수, 김옥진, 고희동, 이상범 화가 등의 그림이 담겨 있다.
한국의 전통 민간신앙인 무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종교화 ‘무신도’도 눈길을 끈다. 무신도는 무속에서 숭배하는 다양한 신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주로 무당이 굿을 행할 때 신을 모시는 용도로 사용된다.
이번 전시는 유물을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유물의 보존과 수리 과정을 생생하게 살펴 볼 수 있도록 설명과 사진을 표 등으로 곁들여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모교 박물관은 국내 대학 박물관 중 유일하게 보존수리 시설을 갖추고 전문가를 두고 있다.
한편, 1층에 마련된 고고역사실, 전통미술실, 인류민속실 등 3개의 상설전시실도 이번 기회에 둘러보자.
고고역사실에는 자체 소장품과 함께 1960년대 이래 현재까지 꾸준하게 이루어진 발굴조사 출토품 등 구석기시대 석기부터 발해의 불상까지 총 5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동아시아 구석기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연천 전곡리 유적에서 출토된 주먹도끼, 중국 연길 소영자 유적에서 수습된 골각기 등을 볼 수 있다. 전통미술실에서는 정선, 김홍도, 장승업, 오세창 등 한국미술사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서예 종류로 3m 높이의 ‘광개토대왕릉비 탁본’도 만나볼 수 있다. 인류민속실에는 우리 선조들의 숨결이 남아있는 민속유물들이 전시됐다. 어두운 밤을 비춰주던 등촉구와 선비의 곁을 지켜주던 문방가구를 통해 옛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각종 무속 관련 유물들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정신세계의 한 단면을 살펴보게 된다.
박물관은 매주 화요일~토요일(법정공휴일 휴관) 운영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관람료 무료.
김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