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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호 2021년 4월] 인터뷰 신임 동창회장 인터뷰

“간첩 몰려 졸업 못 한 동문에 명예졸업장을”

양관수 일본동창회장 인터뷰
신임 해외동창회장 인터뷰

“간첩 몰려 졸업 못 한 동문에 명예졸업장을”




양관수
(사회복지71-07)
일본동창회장
오사카 경제법과대학 교수

본지 1월호 3면에 해외지부 동창회장들의 새해 소망이 실렸다. 그 가운데 양관수(사회복지71-07) 일본동창회장의 학과정보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1971년 입학해 2007년 졸업했다니 오타가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그는 36년 만에 모교 학위를 받은 게 맞았다. 1학년 1학기만 마치고 군에 입대했고, 1974년 복학 후 이듬해 제적을 당했다.

민주화운동에 가담하면서 구속과 석방, 복학과 제적을 거치길 수차례. 그 와중에 재일동포인 아내와 1981년 결혼했다. 자세한 사연을 옮겨 적을 순 없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했다. 재일본 서울대 동문들의 사연엔 한국 현대사의 굴곡이 녹아 있다는 것. 지난해 7월 취임한 양관수 일본동창회 회장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우리 동창회 회원들은 재일동포로서 유학 와서 서울대 학위를 취득한 분들이 많습니다. 식민지 시대 때 선친이 일본에 건너와 정착한 이민 2세대죠. 따라서 고령층이 회원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요. 최근엔 서울대에 입학하는 재일동포가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동문으로서의 의식도 희박해져 젊은 후배들의 참여와 활동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동창회 활성화의 한 방안으로 서울대에 유학했지만 간첩조작 사건에 연루돼 학업을 못 마치고 돌아온 분들에게 모교가 명예졸업장을 수여하도록 계속 요청할 계획입니다. 여론도 조성하고요.”

동창회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면서 동문들의 참여가 너무 저조하다고 느낀 양관수 회장. 이처럼 동문 저변을 넓히는 동시에 강연회나 심포지엄 같은 동문 참여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 일본 국적 모교 동문을 개인적 인맥으로 발굴, 동창회에 포섭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일본동창회 회원은 시니어 계층이 두터운 만큼 경제적·사회적 기반이 탄탄하다. 의사·대학교수를 비롯해 전문직에 종사하는 동문이 많으며 자기 사업체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일본동창회는 2014년 6월 도쿄지부와 오사카지부가 합동으로 총회를 개최해 설립됐고, 90여 명의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양 지부에서 2년마다 교대로 회장을 배출하며 부회장 3명, 사무총장 및 감사 각 1명으로 집행부를 조직한다.

“일본동창회는 매년 신년회와 송년회를 개최하며, 모교 동문이 주일대사로 부임할 때나 한국 총동창회에서 일본을 방문할 때 환영회를 마련합니다. 2014년 우리 동창회 설립총회 때 서정화(법학51-55) 당시 총동창회장께서 직접 와 주신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초대 동창회장을 역임한 윤인호(기계공학67-71) 동문은 도쿄대교우회와 협정을 체결해 서울대총동창회와 도쿄대교우회 간에 교류의 물꼬를 텄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연내 예정돼 있는 3차 교류회를 대면 모임으로 열어 냉각된 한일 관계 개선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