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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호 2023년 5월] 인터뷰 신임 동창회장 인터뷰

의대·병원·동창회 ‘삼위일체’는 한몸입니다

한규섭 의대동창회장 인터뷰
신임 단대동창회장 인터뷰
 
의대·병원·동창회 ‘삼위일체’는 한몸입니다
 
의대동창회
한규섭 (72-78)
모교 명예교수·씨젠의료재단 대표의료원장



“연건캠퍼스에는 의대와 동창회, 그리고 모교 병원이라는 거대한 조직이 있습니다. 운영 주체는 모두 서울의대 졸업생인데 미묘한 입장 차이가 없지 않죠. 워낙 우수한 인재들이 나눠 맡다 보니 웬만한 업적으로는 서로 칭찬에 인색한 편입니다. 모교 병원 교수가 뛰어난 임상 성과를 내면 최고의 연구 환경에서 그 정도의 업적은 당연한 것으로 치부한다든가, 동기회나 동창회에서 기부금을 모아 모교에 장학금이나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은 졸업생으로서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없지 않아요. 당연한 일이지만 정말 고맙다, 바쁜 가운데 정말 수고했다, 서로 박수쳐 주는 분위기가 돼야 서울의대가 국내 의료계의 중심을 넘어 세계 의학의 중심에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3월 21일 의대동창회장에 취임한 한규섭 씨젠의료재단 대표의료원장은 의대와 병원, 동창회는 하나라는 ‘삼위일체론’을 펴며, 서울대인 사이에 응원과 격려의 문화가 퍼질 수 있게 힘쓰겠다고 말했다. 2019년 모교 의대 교수로 정년 퇴임한 그는 모교 병원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하는 등 대학과 병원에서 여러 보직을 두루 경험했으며 의대동창회 이사, 부회장 등으로 10년 넘게 봉사해왔다. 5월 3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씨젠의료재단 원장실에서 한규섭 신임회장을 만났다. 씨젠의료재단은 질병검사 전문의료기관으로 서울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에 검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의대 출신이 모교에 정착해 교수가 되기도, 모교 병원에서 진료를 맡기도 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수의 동문들이 서울대를 떠납니다. 정원이란 게 있어 불가피하게 타 대학 의대 혹은 다른 대형병원에 정착하거나 의원을 개원하지만, 그들의 실력이 결코 모교에 남은 동문들에게 뒤지지 않아요. 자기 위치에서 나름대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의료인 중에도 서울대 출신이 월등히 많죠.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인 동시에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고요. 그런 동문들에게 동창회가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불어넣는다면, 동창회 발전은 물론 대한민국 의료계 발전에도 선순환을 꾀할 수 있을 겁니다.”

한 회장은 의료인 특유의 이타심 덕분에 따로 부탁하지 않아도 매년 3000여 명의 동문들이 회비를 납부하는 것은 물론 찬조금도 꾸준히 보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동문들에게 동창회 소식을 전하고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도 어렵지 않게 동창회 살림을 꾸릴 정도라고. 한 회장은 나아가 각 대학 의대 및 병원의 지회와 동기회의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여행 또는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지회나 동기회에, 동창회에 축적된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제공함으로써 친목을 도모하는 동시에 기부를 장려하겠다는 뜻. 

“의대에서 맺은 인연은 평생을 갑니다. 최근엔 정년 퇴임한 은사를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 초빙하는 문화도 생겼죠. 사제 간, 선후배 간 정이 끈끈할 수밖에 없어요. 모교에 오래 있었으니 후배 교수들에게 동창회 행사 참석을 독려할 생각입니다. 교육·연구에 바빠 좀처럼 시간 내기 힘든 건 알지만, 한번 와 보면 내 집처럼 편하고 좋은 게 동창회 모임이거든요. 등산대회에 산악동아리 학생들을, 테니스대회에 테니스동아리 학생들을 초청해 일찍부터 동문 의식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제 좌우명이 ‘뿌린 대로 거둔다’예요. 서울의대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955년 6월 창립한 의대동창회는 총 1만5000여 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으며 1500명으로 구성된 미주동창회와 77개 동기회, 90개 지회로 구성된다. 1월 신입회원 환영회, 2월 바둑대회, 3월 정기총회, 4월 테니스대회, 5월 등산대회, 6월 골프대회, 10월 함춘미술전 및 문예전, 12월 함춘송년의 밤 등 다양한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