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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6호 2022년 11월] 인터뷰 신임 동창회장 인터뷰

수의학의 무한 가능성, 후배들이 실현해주길

백영옥 수의과대학동창회장
신임 단대동창회장 인터뷰



수의대동창회장
백영옥 (81-88) 유바이오로직스 대표

수의학의 무한 가능성, 후배들이 실현해주길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가 9월 25일 제27대 수의과대학동창회 회장에 취임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국제 공중보건에 필요한 경구용 콜레라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2010년 설립된 회사로, 2016년부터 유니세프에 백신을 납품하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수의과대학 개학 75주년을 맞는 중요한 시점에 동창회장을 맡아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느낀다”는 백 신임 회장을 11월 1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유바이오로직스 본사 회의실에서 만났다.

“역대 회장단의 운영 노하우와 방향을 이어받는 동시에 △수의학의 참 의미를 되새기는 사업 △선후배 동문 간 세대 차이를 메우는 사업 △수의학의 기본인 기초·예방·임상 간의 선순환 고리를 활성화하는 사업 등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수의학이나 수의사라고 하면 흔히 동물병원 개원의를 떠올리는데, 조금만 들여다보면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의 건강과 번영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어요. 동물 건강을 통해 ‘원 월드·원 헬스(One World·One Health)’에 기여하는 동문들이 많죠. 귀감이 되는 선후배를 찾아 널리 홍보할 계획입니다.”

인체 임상에 앞서 동물 실험을 할 때는 물론 국가 방역, 바이오 산업 연구소, 의약품 및 육가공식품 개발, 가죽을 활용한 의류 및 잡화 제조업에도 수의학과 출신들이 활약하고 있다. 전문직 자격증을 취득한 자신감과 자부심에 힘입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한 것. 백 회장은 기초과학으로서 수의학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후배들이 주목하길 바랐다. 반려 동물 급증에 따른 동물병원 수요만 쫓지 말고 기초·예방 분야에도 진출해 수의학 전반의 발전을 이끌었으면 하는 것.

“80년대 학번 수의과대학 동문들은 WHO 등 국제기구에도 진출할 만큼 활동의 스펙트럼이 광범위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모교 수의과대학 출신이 기초 및 예방 분야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기초과학이 받쳐줘야 응용과학이 도약할 수 있듯 기초·예방 분야의 연구가 축적돼야 임상을 비롯한 수의학 관련 분야가 발전할 텐데, 동물병원 개원 외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기초·예방 분야를 연구하는 대학원생에겐 병역특례를 줄 수 있는 기업체와 연계해 주거나 동창회 차원에서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진학 및 연구를 독려할 방침입니다.”

백 회장은 또 세대를 뛰어넘어 화합할 수 있도록 젊은 동문 및 개원의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생각이다. 서울대 문장의 고유성에 수의과대학 특유의 정체성을 살린 도안을 명패에 새겨 선물하거나 가칭 ‘젊은 수의대인상’을 제정해 동창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계획. 원로 동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직 업적이 미미할 수밖에 없는 후배들의 상황을 고려했다.

“모교 졸업 후 삼성과 제일제당에서 근무했고 생산기술연구원을 거쳐 현직에 임하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수의학과 좀 동떨어진 일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알게 모르게 동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졸업했다는 것은 이미 같은 DNA 칩이 이식된 것처럼 생각과 행동을 지배해 결국 같은 네트워크에서 활동하게 됩니다. 학문과 사회와 산업이 융합하는 요즘 동문 간 유대가 더욱 절실해집니다. 동창회가 매개체가 되겠습니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십시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