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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호 2021년 1월] 뉴스 기획

코로나가 막은 만남, 그래도 소통은 이어집니다

해외지부 회장 신년 소망
해외지부 회장 신년 소망

코로나가 막은 만남, 그래도 소통은 이어집니다

신축년 새해를 맞아 해외 각 나라에서 동창회장으로 봉사하는 동문들의 소망을 들어봤다. 해외에 나가 살게 된 배경과 코로나 팬데믹을 겪는 현지 상황도 물었다. -편집자 주


“올해는 고국의 홈커밍데이 갈 수 있길”

미주동창회 회장



신응남

임학70-74
Peter Shin 변호사

미주동창회는 작년 8월 코로나 팬데믹 중에도 지난 31년을 꾸준히 지속해 온 미주전국 평의원 회의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성공리에 개최했습니다. 이런 고난 중에도 우리 서울대인들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아놀드 토인비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란 말을 절실하게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미주동창회는 그간 전국 26개 지부의 협조로, 동창회 데이터베이스에 누락됐던 새로운 동문 1,600명을 발굴해 추가했습니다. 매달 동창회보를 지속적으로 월초에 받게 하고, 더 많은 동문들에게서 격려와 후원을 이끌어내며 소통과 화합의 광장을 확장해 왔습니다. 이어 전임 회기에서 시작한 미주동창회 재정자립을 위한 ‘센추리 파운데이션 300만달러 모금 릴레이’ 운동을 펼쳐서, 현재 임기 내 총 40분의 종신 이사를 추대했고 20만달러를 추가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각종 동문 행사가 중단되고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으나, 영상만을 통해서는 느낄 수 없을, 직접 만나 온기를 나누는 10월 버들골 홈커밍데이에서의 만남 등을 동문 모두 고대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바람처럼 우리 곁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시간의 의미는 우리 각자의 생각과 행동에 따라 전혀 다르게 다가오지요. 새로운 비전을 품고 모교 동창회와 긴밀한 연계, 후배 양성, 인재 발굴 및 지원, 경영 현실화 운동, 더 나아가 미주동창회관 건립 등의 큰 꿈을 바라보며 동문 여러분과 함께 미래를 채워가기를 바랍니다.

올해 6월 제30차 미주 연례 전국 평의원회의가 LA에서 개최됩니다. 동창회 임원 및 동문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석하셔서, 미주 동문과의 반가운 소통의 장, 만남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재중국 선후배님들 복귀 기다립니다”

중국동창회 회장



박영주

공법87-92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모교 졸업 후 부산지방법원에서 판사로 재직했고, 2001년부터 법무법인 지평에서 근무하다가 2018년 지평의 상해지사 수석대표로 부임해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2020년 1월부터 상해를 포함한 중국 화동지역(절강, 강소, 안휘성) 동문회장을 겸하고 있습니다.

상해지역은 코로나 발생 직후부터 매우 엄격한 격리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3월 이후 코로나 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고, 5월부터는 생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화동지역의 허브공항인 상해 푸동공항은 전 세계에서 귀국하는 중국인과 중국 거주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유입되는 곳입니다. 때문에 현재도 매일 5~10명 내외 귀국자들이 확진을 받는 상황입니다만, 당국의 엄격한 격리조치로 확산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의 제약이 하루 속히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특히 외국에서 생활하는 교민들은 각국의 입국 통제조치로 고국과의 왕래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아직도 생활의 터전인 중국으로 복귀하지 못한 동문 선후배도 많습니다. 심리적인 단절감과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입니다. 새해엔 한국에 계시는 화동지역 동문들이 하루속히 중국으로 복귀하셔서 생업에 복귀하시고, 이미 복귀한 동문들과의 교제도 정상화 되기를 바랍니다. 총동창회가 코로나로 여러가지 어려움에 빠진 동문들과 우리 사회의 어려운 분들에게 작은 도움과 기쁨을 줄 수 있는 단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우보만리(牛步萬里)라고 합니다. 소띠 해 새해에도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꾸준하게 앞으로 나아가 마침내 목적을 이루는 소처럼, 동문들께서도 어려움을 잘 극복하시고 소원 성취하시는 한 해 되길 바랍니다.



“민주화 헌신 동문도 중용해 주세요”

일본동창회 회장



양관수

사회복지71-07
오사카 경제법과대학 교수

새해 소망에 앞서 제가 일본과 인연을 맺은 배경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학 입학 때부터 민주화를 열망하는 학생운동 대열에서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1학년 때 공정선거 실시를 요구하는 운동과 부정선거 철폐 등을 주장하는 운동에 참여해 제적을 당했지요. 이후 복학-제적 처분은 두 번이나 반복됐습니다.

1975년 관악캠퍼스 이전 후 긴급조치 9호가 선포됐을 때, 학생 데모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블랙리스트 1번으로 올랐습니다. 두 번째 제적이었습니다. 유신독재 철폐운동을 계속했고, 다시 구속됐습니다. 특별사면조치로 석방된 1981년, 서울에서 재일동포와 결혼식을 올리고 이듬해 오사카로 출국했습니다. 편입학으로 모모야마학원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오사카시립대 대학원에 입학했지요. 그러나 독재정권은 ‘재야정계 침투 간첩사건’을 조작해 저를 일방적으로 ‘재일본 간첩’에 지목했습니다. 귀국도 못 하다가 2005년 민주화 운동 공로자로 인정돼 서울대에 복학했고, 입학한 지 36년 만에 정식으로 졸업했습니다. 간첩조작사건도 2017년 재심에서 무죄로 판결받았습니다.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이 발전시킨 서울대총동창회에 섣불리 제언하는 것이 무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지금까지 민주화운동으로 갖은 핍박과 탄압을 받아온 동문들이 서울대총동창회 집행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기를 감히 제안드립니다.

우리 서울대 동문은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한국의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사회 지도층을 너무 압도적으로 차지하다 보니 폐해도 많이 지적받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시각도 겸손하게 받아들여 대한민국의 이익과 발전을 우선하는 진정한 엘리트로 발전하기를 소망합니다.


“국내외 동창회 소통 플랫폼 제안합니다”

인도네시아동창회 회장



김 훈

임학76-80
인도네시아 전기차협의회 고문

인도네시아의 코로나 상황은 수치상으로는 한국보다 많이 심각합니다.(12월 29일 현재 사망률 2.98%, 누적확진 72만7,122명, 사망 2만1,703명) 상당수 정치인과 유명인사도 확진되어 그냥 공존하는 모습입니다. 다만 외국인 입국 전면 금지 등 최근 입각한 보건복지부 장관의 신규정책이 강화되어 과거보다는 긴장이 감돕니다. 거리두기는 한국과 비슷한 2.5단계라 할까요? 식당과 카페 등은 오후 7시에 셔터를 내려야 합니다. 해외 입국도 도착해 격리시설에 가야 하는 불편함이 새로 생겼습니다. 인도네시아동창회는 3개의 단과대학과 나머지 연합대학으로 구분해 매년 두 번의 큰 모임을 갖습니다.

2019년에는 동문 음악회를 개최해서 신수정 전 회장님과 사무총장님을 모시고 아세안 3개국과 한국총동창회 합창단 일원이 함께 멋진 추억을 만들었지요. 이후 코로나가 닥쳐서 큰 모임은 못했으나 단과대학별 모임, 소모임을 통해 우의를 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빼앗긴 소중한 시간을 새해엔 되찾았으면 해요. 단과대학별로 2년간 동창회장을 맡는데 코로나로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새해에 새로이 연합대에서 배도운(언어79-83) 회장이 맡아 잘 이끌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개인적으론 코로나가 종식돼 인도네시아 국내여행이라도 활발해지면 좋겠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지역주민들이 사는 모습을 직접 경험해보고픈 심정입니다. 남한 땅의 20배가 넘고 미국 대륙보다 긴 인도네시아의 34개 주를 모두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한국 역사상 가장 훌륭한 인재를 배출한 서울대가 국내에만 머무르지 말고, 해외에 퍼져 있는 동문들의 근황 파악도 제대로 해서 국내외 네트워킹이 활발해지도록 총동창회가 플랫폼을 하나 만들어주시길 기대해 봅니다.



“총동창회가 우리의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호주동창회 회장



김정인

간호68-72
전 전남대 조교수

모교에서 대학원까지 졸업 후 전남대 조교수로 재직했고, 연세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남편 윤광홍(행대원71-73) 동문이 호주 관세청으로 파견돼 1986년 당시 초등학생이던 두 딸과 함께 호주 수도 캔버라에 첫발을 디뎠습니다. 이후 이민을 결정해 시드니에서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현재 교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강연도 하면서 전공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들이 주어져 나름대로 보람 있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2021년 호주 시드니지부 동창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동문집을 발간한 것이 가장 보람됩니다. 서울대 시드니동창회 최초 여성회장이 이뤄낸 최초 동문집 발간이란 표제가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특히 총동창회에서 많이 협조해 주셔서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요. 총동창회의 관심과 사랑을 느꼈고,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리란 믿음이 생겼습니다.

최근 뉴스에서 미국의 한 대학교수가 방치된 채 죽어가는 씨앗과 나무들을 보고 시들어 가는 생명을 살리고자 실험을 거듭한 끝에, 나무 한 그루에 40가지 과일이 주렁주렁 열리는 혼성 과일나무 재배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씨앗이 있는 약한 가지를 조각내어 상처를 주고, 강한 가지에 붙여, 회복하고 자라도록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상처에서 자란 혼성 과일나무처럼, 코로나의 상처 속에서 새 희망과 접목을 통해 회복되고 성장하는 기회를 맞이하길 바랍니다. 동창회장으로서의 소망도 제 개인의 소망과 다르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의 명언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끈기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재능도 아니다, 천재도 아니다, 교육도 아니다. 끈기와 결단력만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



“서울대동창회 ‘세계 총회’ 어떨까요”

캐나다 밴쿠버지부 회장



장희순

심리75-79
전 캐나다 버나비시 교육위원

올해부터 캐나다 밴쿠버지부 서울대동창회장으로 봉사하게 됐습니다.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심리학과에 편입, 대학원에서 임상 및 상담심리학을 전공했습니다. 전남대 학생생활연구소에서 조교로 근무하다가 1983년 결혼하고 캐나다에 왔습니다. 두 자녀를 기르며 틈틈이 밴쿠버 단과대학에서 공부해 자격증을 취득, 법정통역사 및 번역사, 밴쿠버 단과대학 강사로 일했고 아이들 학교와 지역사회 단체에서 봉사하다가 버나비시의 교육위원으로도 선출됐습니다. 지금은 ‘세종 상담 및 의사소통 서비스’라는 작은 사업을 운영하고 있어요. 캐나다 다문화 정책에서 파생되는 구조적인 문제를 다룹니다.

새해 소망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작년 말 태어난 손녀와 두 살 된 손자가 지금처럼 건강하고 아름답게 자라길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지난 10여 년간 진행해 온 다문화 포럼을 작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부각된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계속 진행할 생각입니다.

단체장 입장에선, 우선 부족한 저에게 동창회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주신 동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에게 주어진 제약을 지키면서도 그간 진행돼온 동창회의 활동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 방법을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또한 젊은 동문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동문회에 참석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동창회의 젊은 세대와 어르신 세대가 같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프로젝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세계에서 활동하는 각 동창회를 총동창회가 체계적으로 연결해서 1년 혹은 2년에 한 번씩 세계적인 총회를 개최해보면 어떨까요. 모두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가능하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