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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호 2020년 4월] 뉴스 모교소식

오세정 총장이 동문에게

“코로나 이후 변화, 예측하고 대비하겠습니다”



“코로나 이후 변화, 예측하고 대비하겠습니다”


오세정 총장이 동문에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로 전 세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서울대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교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궁금하신 동문들이 많으실 것 같아 편지로 간단히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그동안 서울대에서는 학생 확진자가 소수 발생하였고, 감염자와의 접촉으로 인해 자가격리에 들어가야만 한 구성원들도 있었습니다. 졸업식, 입학식은 취소되었고 개학도 2주일 연기되었습니다. 3월 16일 개강을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강의는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있고, 비대면 강의는 벌써 4주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같이 새롭고 낯선 환경에서도 서울대 가족들은 묵묵히 학업, 교육, 연구에 매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꿈과 기대를 가지고 입학을 기다렸던 신입생들이 정상적인 대학 생활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점 매우 가슴 아픕니다. 하루속히 이 사태가 수습되어 캠퍼스에 활기가 돌아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러나 아직 지역사회로의 감염 확산 위험은 여전하고 세계 곳곳으로부터 감염증이 역유입 되고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대학과 구성원들의 안녕을 최우선으로 삼는 것이 총장으로서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학본부에서는 이번 학기 동안 별도로 대면 전환이 결정될 때까지 이론 위주 수업의 경우 비대면 강의를 유지하기로 하였습니다.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이 수업방식은 학기말까지 지속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면 강의가 필수적인 실험·실습·실기를 포함하는 수업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시점에 맞추어 제한적·단계적으로 대면 수업 전환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번 학기의 학습 환경이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등급제 성적평가는 절대평가를 실시하도록 권고하였습니다.


이처럼 비대면 강의가 장기화 됨에 따라, 내실 있는 원격 수업을 위한 교수와 학생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려고 합니다. 교수·강사님들께는 교수학습개발센터와 교무처가 중심이 되어 온라인 강의 준비를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소외계층의 경우 원격강의 수강에 필요한 장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긴급구호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또한 장애 학생들의 필요도 각별히 살펴 원격강의 수강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를 둘러싼 모든 상황은 아직 매우 불확실하고, 이 불확실성은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인류 역사는 고난 극복의 역사이며, 우리나라 역시 수없이 많은 어려움을 이겨냈습니다.


어려운 때이지만 서울대는 이런 상황에서 미래 또한 내다보아야 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위기가 지나간 후 세계의 모습은 지금과 크게 다를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정치, 문화, 경제, 교육, 사회 제도 등 인류공동체는 영구히 바뀔 가능성이 큽니다.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서울대학교는 이러한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역할도 해야 할 것입니다. 이미 ‘SNU 국가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관련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곧 포럼과 세미나 등을 통해 구체적인 연구 성과들을 공유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매우 크지만, 이 경험은 우리에게 진정으로 무엇이 중요한지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계기도 될 수 있습니다. 좋은 성적, 좋은 연구 업적, 좋은 성과 등도 중요하지만, 이 모두는 더욱 중요한 가족, 동료, 공동체 모두의 평안을 위한 것이며, 이러한 안녕 속에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역사와 과학이 우리의 편임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나, 가족, 지역, 나라 그리고 인류공동체 전체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인내심을 가지고 해나갈 수 있기를 다짐해 봅니다. 많은 협조를 부탁드리며, 여러분의 건강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