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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호 2020년 4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장학금 손질, 빠를수록 좋다

김진국 중앙일보 대기자·본지 논설위원
 
장학금 손질, 빠를수록 좋다
 
 

김진국

정치78-85
중앙일보 대기자·본지 논설위원
 
 
총동창회 장학금이 도마에 올랐다. 조 국 교수 덕분이다. 총동창회, 관악회에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그 과정은 지금도 밝혀지지 않았다. 추천자도, 기준도, 기록이 없다. 당시 실무자도 남아 있지 않다. 그렇다고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제라도 좀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바꿔야 한다.
 
2011년 장학빌딩 건립으로 장학금이 급격히 늘었다. 2005년부터 동문 7,000여 명이 408억4,200여 만원을 출연한 결과다. 임광수 전 총동창회장의 공이 크다.
 
총동창회 장학금은 세 가지다. 특지장학금과 결연장학금, 일반장학금이다. 장학빌딩 건립 기금을 5,000만원 이상 출연한 동문에게 장학금 수혜자를 지정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지장학금이다. 그 장학생이 매학기 370명 정도다.
 
성낙인 전 총장이 시작한 ‘선한 인재 장학금’에 맞춰 2015년부터 서정화 전 총동창회장이 결연장학금을 만들었다. 선한 인재 장학금은 소득 1분위 이하의 학생에게 월 30만원씩 지급한다. 결연장학금은 모교가 추천한 소득 2~5분위 학생에게 월 30만원씩 준다. 현재 한 학기에 약 160명정도가 그 혜택을 받고 있다. 일반장학금은 모두 결연장학금으로 전환됐다.
 
문제는 투명성이다. 조국 사태 때 그런 장학금이 있는지도 몰랐다는 학생들의 불만이 터졌다. 특지장학생은 기부자가 장학생을 선정한다. 조국 교수 딸이 받은 장학금이 여기에 해당된다. 관악회는 특지기부자와 학교의 추천을 받아 장학금을 전달한다.
 
다른 하나는 적자다. 모금을 활성화하기 위해 특지장학금 출연자에게 기부금의 6%를 구두로 보장했다. 10억원을 기부하면 연간 6,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다. 지급하고 남으면 원금에 합산해 복리로 불릴 수 있다. 원금이 출연금보다 점점 더 늘어난다. 장학빌딩 건립 이후 특지 기부 17개는 2~3% 정도를 책정했다. 6% 보장 특지는 130개, 372억원. 연간 20억원 가량 모자란다. 빌딩 임대 수입은 연간 50억원 정도. 감가상각, 비용 등을 빼면 22억~23억원 정도를 줄 수 있다. 순수 장학금만 35억원, 교수 연구지원비를 포함하면 42억~43억원 정도 들어간다. 해마다 새로 기부금을 모금하고 있지만,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이다. 지속할 수 없는 구조다.
 
조국 사태 이후 정부는 선발이 공정했다는 확인서를 요구한다. 모교 본부는 출연자들이 제시한 기준에 맞춰 공개 선발해주겠다고 제의했다. 그러나 특지장학금 출연자는 대부분 직접 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재학생 입장에서 봐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손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