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8호 2024년 9월] 뉴스 본회소식
관악회, 730명 재학생에 장학금 20억원
2학기 수여식, 올 40억원 돌파
730명 재학생에 장학금 20억원
8월 27일 관악캠퍼스 호암교수회관 무궁화홀에서 2024학년도 2학기 장학금 수여식을 열었다. 이날 재학생 730명에게 20억4000여 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2학기 수여식, 올 40억원 돌파
선배들은 기부로 마음 전하고,
후배들은 손편지로 화답하고
103개 특지장학회서 지급
설립자 자녀들 참석해 수여
재단법인 관악회(이사장 김종섭)의 한 해 장학금 규모가 40억원을 돌파했다. 관악회는 이번 2학기 재학생 730명에게 20억4000여 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1학기 장학금을 합하면 올해 장학사업 규모는 장학생 1500여 명, 장학금 40여 억원에 달한다. 8월 27일 관악캠퍼스 호암교수회관 무궁화홀에서 2024학년도 2학기 장학금 수여식을 열었다.
이번 학기 본회 장학생은 학부생 626명, 석사과정 634명, 박사과정 20명, 학석사 통합과정 1명, 석박사통합과정 18명 등이다. 올해부터 신설된 첨단융합학부 신입생에게도 장학금을 지급했다.
관악회 장학사업은 1980년 장학생 13명에게 총 159만원을 지급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마포구 도화동 SNU장학빌딩 수익금을 바탕으로 마련한 장학금과 동문 선배가 기부한 특지·결연 장학금이 재원이다.
등록금 전액을 지급하거나, 특정 동문 또는 관악회와 장학생 간 결연을 맺어 매달 30만~50만원씩 6개월간 학업 장려금·생활비를 지급한다. 권호진(토목공학74-78) 동문이 조성한 결연장학금은 이번 학기 처음 지급했다. 장학생 가운데는 학점 4.3점 만점의 성적 우수자도 다수 있지만, 중앙동아리와 학생회 활동에 열심인 학생, 장애 학생도 포함됐다. 중앙동아리 회장 31명과 총동아리연합회장을 비롯해 각 단과대학 학생회장·부학생회장 등 학생회 소속 27명, 장애학생 25명이 결연 장학생으로 선정돼 학업 장려금을 받았다. 성적이 우수하거나,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뿐만 아니라 시간과 품이 많이 드는 동아리·학생회 활동에 기꺼이 헌신하는 학생들도 독려하는 취지다. 특히 장애 학생은 모교에선 등록금 전액을, 본회에서는 결연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유홍림 총장이 재학생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이날 장학금 수여식에는 관악회 김종섭 이사장과 모교 유홍림 총장, 이경형 관악회 상임이사, 유준희 모교 학생처장, 홍상욱 학교법인 상산학원 이사장, 정홍일(정팔도 동문 장남) 홍인 대표, 정충시 세진에이엠 대표, 김창세 도화엔지니어링 부회장, 심선택 율촌재단 이사장, 윤철종 보건대학원동창회 부회장, 조기호 기호물산 회장, 김영희 동문, 강인구 본회 자문위원, 정혜원 생활과학대학동창회장, 이민주 미술대학동창회 상임부회장, 송경희 명지대 명예교수, 이기방 기소장학재단 이사장이 참석해 직접 장학금을 전달했다. 총 170개 특지 및 기금장학회 중 103개 장학회에서 이번 학기에 장학금을 지급했다. <특지장학금 수여 현황은 본 기사 하단 참고>
이날 참석한 특지장학회 동문 및 관계자들.
김종섭 이사장은 “선배들은 대학 시절과 같은 인생의 황금기를 금전적 문제에 얽매여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후배들이 늘 안타까웠다”며 “장학금으로 여유와 시간을 선물했으니 취미 활동도 하고, 친구와 어울리고, 당장 이익이 안 되어도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에 도전해 보라”고 덧붙였다.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특지장학금 중 가장 많은 92명의 장학생에게 2억5000여 만원을 지급한 임광수 회장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유홍림 총장은 “지금 여러분에게 가장 요구되는 능력은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능력과 소통하고 협업하는 능력”이라며 “여러분이 대전환의 시대를 이끌어가는 인재로 성장하는 게 오늘 소중한 장학금을 마련해 주신 동문들의 뜻”이라고 당부했다.
특지장학금을 기부한 동문들은 직접 단상에서 장학생들과 눈을 맞추며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종섭 회장의 제안으로 기부자 동문들도 마이크를 잡았다.
장명욱 특지 장학금을 수여한 정혜원 생활과학대동창회장은 “생활과학대 전신인 가정학과를 세우신 장명욱 교수님을 기리기 위해 장학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세대 기부자 분들은 여러분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절약하고 아껴서 기금을 모으셨을 것이다. 부족한 환경에서 마련한 기금과 마음을 여러분께 드린 것”이라며 선배들의 뜻을 전했다.
이민주 미대동창회 상임부회장은 “미대동창회는 전시회를 통해 얻은 수익을 차곡차곡 모아 장학금을 마련한다”며 “장학기금 마련전, 빌라다르전, 아트페어 등을 열고 장학기금을 마련하느라 무척 바쁘다. 많이 참석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순환에 동참해 달라’는 메시지도 빠지지 않았다. 정충시 동문은 “52년 전 어려운 환경에서 대학을 다닐 때 장학금이 큰 도움이 됐다. 그때 사회에 나가 먹고살 만해지면 제일 먼저 장학금을 주기로 결심했다”며 “제가 결심했던 것처럼 여러분들도 여러분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돌려줄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윤철종 보건대학원동창회 부회장은 “저는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 안 해서 ‘장학금을 면제’ 받았다. 여러분은 뒷자리에 ‘0’을 두 개 더 붙여서 베풀어 달라”며 너스레 섞인 당부를 건넸다.
선배들은 무엇보다 후배들의 앞날을 독려하는 데 한목소리였다. 강인구 본회 자문위원은 “돌아보니 더불어 살고, 공동체 의식을 갖는 마음이 중요하더라”며 “자신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희 동문은 “살아보니 인간관계에서 감사를 잘하는 데 상당한 훈련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으로, 작은 것부터 감사하는 훈련을 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장학생 대표 이상준(조경시스템공학21입·ROTC 후보생 64기) 씨는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베풀고 응원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겠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1980년부터 2024년 2학기까지 본회 누적 장학생은 2만여 명, 장학금 지급액 누계는 430억여 원이다. 국내 동창회에서 최대 규모며, 국내 장학재단 중에서도 지원액이 큰 단체에 속한다.
“연구실 오가느라 학비 마련 못해 걱정했는데…”
‘이렇게 큰 장학금을 선뜻 내주신 선배님은 어떤 분일까?’, ‘내가 기부한 장학금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까?’. 매 학기 본회 장학금 수여식은 멀게만 보였던 장학생과 기부자 간의 거리를 좁히는 기회다. 짧은 만남이 아쉬운 장학생은 감사 편지로 기부자들의 마음에 화답한다. 이번 학기에도 수여식을 즈음해 본회 장학생 몇몇이 이메일과 손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해왔다.
김찬숙·오동영·오경화 특지의 한 장학생은 “결혼 후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후 박사과정을 시작해 경제적 부담이 있었는데, 세 분의 도움으로 귀한 장학금을 받았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 장학생은 “혼자 힘이 아닌 수많은 분들의 도움 속에 학위 과정을 지나왔음을 항상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약대동창회 특지의 한 장학생은 “졸업을 앞두고 대학병원과 약국, 연구실을 오가며 실습하느라 시간이 부족해 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걱정이었는데, 장학생으로 선정돼 기쁘고 감사했다”며 “책임있는 약사, 성실하고 꾸준한 연구자로서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남편 노만수(의학72-78) 동문과 ‘은감’ 특지를 설립한 송경희 명지대 명예교수는 수여식날 오전에 미리 장학생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 송 동문의 직속 후배인 식품영양학과 소속 장학생 전원이 참석해 직접 쓴 손편지(사진)를 전달하고, 격려도 듬뿍 받았다.
송 동문은 자신의 장학생이 무엇보다 ‘감사’란 덕목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장학금을 기부할 때, 형편이 어려워도 감사할 줄 알고 좋은 품성을 지닌 학생에게 전달하기를 부탁했다”며 “요즘은 아이 하나, 둘만 길러 아이들이 받는 것에만 익숙한데, 감사를 표현하면 더 감사할 일이 많아짐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받은 것에 조금 더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소통하는 능력도 기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