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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호 2020년 4월] 뉴스 모교소식

휴먼스 오브 스누 <7> 두 자연대 학생의 생각

“내비게이션보다 나침반, 스스로 길 찾을래요”

휴먼스 오브 스누 <7>

요즘 서울대생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모교 재학생들이 캠퍼스에서 만난 사람들을 인터뷰해 기록하는 휴먼스 오브 스누 프로젝트가 동창신문에 인터뷰를 제공합니다. 이들이 만나서 묻고 듣는 소소한 이야기 속에 후배 재학생들의 일상이 보입니다. 익명으로 인터뷰하는 것이 이들의 원칙입니다. 페이스북(@humansSNU)과 인스타그램(@humanssnu)에서 다른 인터뷰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물리학과 국사학의 논쟁 정말 달랐어요”


자연과학대학 재학생 


-전공이 아니라 다양한 문과 교양들을 들으면서 배우거나 다르다고 느낀 점이 있나요?
“교양 수업은 지식 전달처럼 들어서 엄청 많이 느낀 적은 없었는데요. 어떤 수업 중에 국사학과에서 논문 같은 것들 몇 개 보여주면서 학술적인 논쟁을 어떻게 하는지 이야기해주신 적이 있었거든요. ‘인물로 본 한국사’라는 수업이었는데 지금도 있나 모르겠네요.
사실 이공계에서 학술적인 논쟁이란 건 그냥 실험했을 때의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 그런데 내가 해 보니까 재현이 안 돼, 그래서 이거 뭐 잘못된 거 아니냐, 실험 제대로 된 거냐 뭐 이런 식으로 싸우거나 이론이 있고 그 이론에 실험을 맞추거나 그런 식인데, 문과는 그런 실험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국사학과니까 과거의 어떤 역사적 사건이 있으면 ‘이거를 이런 방향에서 해석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하는데, 거기에 다른 쪽에서 ‘이걸 그런 식으로 해석하면 이러이러하게 문제가 생기고 대신 이것보다는 이런 식으로 해석하는 게 맞는 것 같아’,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하니까 그게 꽤 재밌다고 느꼈어요. 우리가 하는 방식이랑 되게 학문을 하는 방향이 다르구나, 그런 생각도 많이 들었고요.”

-반대로 전공인 물리학이나 천문학만이 가진 매력은 무엇인가요?
“대학원 고년차 학생한테 그런 거 물으면 답이 잘 안 나오거든요.”(웃음)

-그럼 초기의 마음가짐으로 생각해봤을 때. 내가 이거 전공하겠다! 그랬을 때는요.
“펀더멘털(fundamental)한 걸 한다는 게 매력인 것 같아요. 물리학에서 하는 게 결국은, 실제 자연 현상은 복잡한데 그걸 제일 단순한 몇 가지 이론이나 법칙을 가지고 설명하려는 게 물리학의 기본이거든요. 그런 행위 자체에 좀 매력을 느낀다고 해야 하나? 겉보기에는 복잡한데 사실 이런 게 있으면 이걸로 다 설명을 할 수 있어, 약간 그런 식으로 하려고 하지요. 그런 부분이 적어도 학부 때는 매력으로 많이 느끼지 않았나.”(웃음)




“내비게이션보다 나침반, 스스로 길 찾을래요”



자연과학대학 재학생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는 단어가 있나요?
“그 질문에 정확한 대답은 아닐 수 있어도, 요즘 저를 표현할 때 나침반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고, 쓰기도 해요.
어떤 뜻에서 쓰는 거냐면, 삶에는 수많은 목적지와 방향이 있잖아요. 근데 나침반은 내비게이션같이 길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그냥 가만히 두면 방향만 설정해 주는 거잖아요. 현재 저의 위치와 그런 것만 보여주고, 알아서 찾아가야 하잖아요, 그 길을.
제가 딱 처해 있는 상황이 그것 같아요. 아무것도, 목적지도 없고 어떻게 가야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그래도 적어도 하나의 기준을 잡아주는 게 있으면 좋지 않나 해서 나침반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떠오르네요.”

-그런 기준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계시나요?
“제가 한 가지에 집중하기보다는 넓게 보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러다 보면 다양한 길들이 보이고 때로는 혼란스럽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 선택지를 보면서 더 나은 걸 찾으려고 생각을 하는 편인 것 같아요. 다양한 시야가 저에게는 오히려 기준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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