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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호 2020년 1월] 뉴스 모교소식

휴먼스 오브 스누 <4> 중국에서 왔어요, 몽환 산수를 그립니다 / 대학 와서 ‘우물 안 개구리’ 벗어났어요

캠퍼스에서 만난 재학생들의 속마음

휴먼스 오브 스누 <4>

요즘 서울대생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모교 재학생들이 캠퍼스에서 만난 사람들을 인터뷰해 기록하는 휴먼스 오브 스누 프로젝트가 동창신문에 인터뷰를 제공합니다. 이들이 만나서 묻고 듣는 소소한 이야기 속에 후배 재학생들의 일상이 보입니다. 익명으로 인터뷰하는 것이 이들의 원칙입니다. 페이스북(@humansSNU)과 인스타그램(@humanssnu)에서 다른 인터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왔어요, 몽환 산수를 그립니다”


미술대학 재학생


-여기서 뭐하고 계셨나요.
“저는 중국에서 온 유학생인데 미대 동양화과 박사과정에 다니고 있어요. 지금 작업실을 외부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석박사 오픈 스튜디오를 진행하고 있어요.”

-오픈 스튜디오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외부에서 미대를 알고는 있지만 우리가 작업하고 있는 환경은 잘 모르잖아요. 이번을 기회로 작업하는 것도 보여주고 작은 전시회처럼 한꺼번에 대학원생들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도 보여주고. 자기를 홍보하는 측면도 있어요.”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저는 주로 몽환적인 산수화를 그리고 있어요. 왜 몽환적인 산수화냐면 제가 주로 변화된 것에 관심이 많거든요.
이 작품을 보면, 제 작업은 마블링에서 시작해요. 사람은 물에서 태어났다는 게 제 철학 관념이거든요. 우리가 이렇게 만들어진 것도 엄마 뱃속에서 물방울에서부터 뼈 생기고 살 나오고. 나중에 태어나서도 우리 몸이 대부분 물로 구성된 거 알죠. 그래서 그림도 물에서 시작을 해요. 물에서 이렇게 그려놓고 거기서 이렇게 나오고. 내가 이 그림을 엄마 아빠처럼 재조합하고 만들고.

영감은 이렇게 우연적인 데서 나오는 거예요. 저는 주로 인생이 이렇게 우연적이고 계속 변화되고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어요. 우리가 집착하는 상(像)들은, 그걸 상이라고 생각하니까 집착하게 되거든요.

예를 들어서 내가 어떤 가방을 좋아해요. 그래서 갖고 싶어요. 내가 그 가방의 가치를 생각해서 이 가방 너무 예쁘다, 이렇게 생각해서 갖고 싶은 거잖아요. 근데 막상 갖고 나면 처음에 내가 사기 전에 좋아하던 마음만큼 좋아지지 않아요.

우리가 집착하는 건 항상 상 때문에 집착하는 건데, 그래서 우연적이고 계속 변화되는 몽환적인 풍경을 그리고 싶어요. 그리고 산수화를 생각하라고 하면 되게 전통적인 동양 산수화를 떠올리잖아요. 내 안에 있던 몽환적인 산수 풍경을 만들고 싶어서 이렇게 그렸어요.”





“대학 와서 ‘우물 안 개구리’ 벗어났어요”

농업생명과학대학 재학생


-2019년 경험 중에 가장 성장했다고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약간 우물 안의 개구리 속에서 벗어난 느낌이 제일 큰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는 제가 공부를 대충해도 성적이 잘 나오고 그러니까 되게 좀 우쭐해 있었어요.
그랬었는데 저보다 잘난 사람들이 훨씬 많고 그 사람들도 노력을 하고 멋진 사람들이 많다는 걸 인정하는 것? 그러면서 되게 겸손해지고 그래 가지고.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보게 되지 않았나.”

-남은 3년 동안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대학 와서 잘한 일만 할 순 없잖아요. 솔직히 제가 못한 일도 많고 그런 건데 제가 잘못한 일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걸 계기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요.”





휴먼스 오브 스누(휴스누) 페이스북: www.facebook.com/humansS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