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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호 2020년 3월] 인터뷰 신임 동창회장 인터뷰

김정인 호주총동창회장 인터뷰

“여성 참여 막는 석기 시대 문화 깰 것”

신임 해외동창회장 인터뷰


“여성 참여 막는 석기 시대 문화 깰 것”


호주총동창회장

김정인 (간호68-72) 동문



“여성의 참여를 가로막는 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는 ‘석기시대 동굴벽화’처럼 시대에 뒤떨어진 것입니다. 저는 부회장직을 맡았을 때부터 동문회비 납부 독려운동을 펼쳤고, 여러 동문들과 소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습니다. 여성 회장으로서 동창회 안으론 좀 더 세밀하게 동문들의 마음을 살피고, 밖으론 여성의 지위 향상에 작게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


2019년 11월 김정인(간호68-72) 동문이 제3대 호주총동창회장 겸 제21대 시드니지회 동창회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1월 27일 고급 중식당에서 신년하례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19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임원단 회의를 긴급 소집, 원로 동문들의 건강을 감안해 행사 전날 밤 전격적으로 취소 결정을 내렸다. 새벽 2시까지 모든 동문들에게 이를 알리는 문자를 보냈고, 당일 아침 일일이 확인 전화를 해 단 한 명도 허탕치는 일이 없게 했다. 김정인 회장의 발 빠른 대응과 꼼꼼한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메일로 김 회장을 인터뷰했다.


“동창회장으로서 저는 가족 단위 모임을 독려해 젊은 동문들의 참여율을 높이려고 합니다. 1980년 이후 입학한 젊은 동문들은 일 때문에 바쁘기도 하지만, 집안에 아이 혼자 둘 수 없어서 동창회에 못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가족 단위 모임을 열면 이런 걱정 없이 행사에 참석할 수 있죠. 자녀들에게 동문 가족으로서의 자긍심도 심어줄 수 있고요. 또한 모교 출신 호주 유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 사회생활 전부터 동창회로 유입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호주 국토는 남한의 약 77배에 달한다. 전국에 흩어져 사는 동문들과 친교를 나눈다는 게 얼핏 힘들어 보이지만, 소통에 어려움이 없다는 게 김 회장의 답변.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시로 소식을 주고받으니, 최근 별세한 퍼스 거주 동문의 영전에 동창회 명의의 조화도 보낼 수 있었다고.


“호주는 6개 주와 2개의 테리토리(Territory)로 구성되는데 각 주 및 테리토리마다 동창회 지회가 조직돼 있습니다. 2020년 2월 현재 시드니지회 150명, 멜버른지회 50명, 브리즈번 8명, 캔버라 6명, 퍼스 1명 등 총 215명의 동문들이 활동하고 있죠. 애들레이드와 다윈, 호바트 지역 거주 동문은 아직까진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멜버른지회를 방문해 총동창회에서 보내준 동창신문과 수첩, 탁상달력과 전자파 차단스티커 등을 전달할 예정이에요.”


호주총동창회는 1971년 시드니지회의 출범에서 시작돼 내년이면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2011년까진 단과대학별로 운영됐고, 2012년부턴 연령별로 묶어 소모임을 구성했다. 1950년대 입학 동문을 ‘서오모’라 일컫는데 같은 방식으로 ‘서육모’, ‘서칠모’, ‘서팔모’, ‘서구모’, ‘서공모’까지 아우른다. 고학번 동문들은 2개월에 한 번씩 부부동반으로 당일 여행을 다녀오거나 미술관 관람을 함께 하며, 젊은 동문들은 주중에 저녁 식사를 같이하고 때로 2차, 3차까지 자리를 이어갈 정도로 끈끈하다. 


“호주는 한국전쟁 때 미국, 영국에 이어 가장 많은 병력을 보낸 우리의 혈맹국입니다.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맞서 영연방군과 함께 가평을 지켜낸 전과는 호주 내 ‘가평의 날(4월 24일)’과 ‘가평 스트리트(시드니 소재 도로)’를 지정하여 성대하게 기리고 있죠. 이곳에서도 한류열풍은 대단해서 초중고 교과과정에 한국어 교육이 있는 학교도 많아요. 호주 국적 서울대 동문을 적극적으로 발굴, 동창회 활동에 참여시켜 양국 간 교류를 확대하는 데 제 나름의 몫을 다하겠습니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