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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호 2020년 3월] 문화 신간안내

춘향전, 역사학자의 토론과 해석 등 동문 신간

양승태 교수 대한민국 무엇이 위기인가

내가 본 대백제
소진철(법학49-53) 원광대 명예교수 / 주류성


지난 30여 년간 ‘한·일 고대관계’의 진실을 탐구해온 소진철 동문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후학에게 전하고 싶어 쓴 책. 저자는 백제가 작은 나라가 아니었다며 530년경에 제작된 남조의 ‘양직공도’와 무령왕릉의 지석, 일본국보 2호인 인물화상경을 예로 든다. 양직공도에 백제는 진말(晉末)에 요서군과 진평현을 영유하고, 본국에는 반파·사라 등 9개국의 방소국(旁小國)을 거느리고 있다고 했다.
1971년 무령왕릉 출토의 지석에서는 무령왕의 죽음을 붕(崩)자로 표기하고 있으며 일본국보 2호인 인물화상경에서는 무령왕의 연대를 대왕년·계미년(大王年·癸未年)이라고 했다. 또 중국 광서 장족자치구의 백제향면에서 만난 주민들이 백제향의 중심지인 백제허(百濟墟)를 가리켜 대박체(Daejbakcae·大百濟)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대백제가 실재했다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한국인 이야기 : 너 어디에서 왔니
이어령(국문52-56) 문학평론가 / 파람북

이어령 동문의 지적 편력이 담긴 이 책은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이후, 60년 동안 쉼 없이 지성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한국 사회를 일깨워온 지적 편력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시리즈이다. 저자는 “아라비아에는 천하루 밤 동안 이어지는 아라비아의 이야기가 있고, 한국에는 밤마다 끝도 없이 이어지던 한국의 이야기가 있다. 한국인의 몸에는 세계의 어느 곳에서도 듣기 힘든 꼬부랑 할머니 이야기의 유전자가 있다. 밑도 끝도 없이 꼬불꼬불 이어지던 그 이야기들 속에 한국인의 집단 기억과 문화적 원형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이 동문은 온갖 텍스트와 인터넷에 떠도는 집단 지성을 채록하고 재구성하여 이제까지 누구도 들려주지 못했던 ‘한국인 이야기’를 풀어낸다.


의식, 뇌의 마지막 신비
김재익(섬유공학69-75) 공신어패럴 대표
한길사


뇌를 모델로 한 인공지능 분야가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의식이 관심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의식, 뇌의 마지막 신비’는 살아 있는 자의 영혼인 의식의 마지막 신비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았다. 의식을 연구하는 것은 살아 있는 자의 영혼을 탐구하는 것으로 저자는 지상에서 최초로 나타난 의식은 어떤 의식이고 어떤 동물에서 의식이 처음 나타났는지를 탐구한다. 또한 하늘보다 넓고 바다보다 깊고 신과 같이 무겁다는 뇌를 탐구함으로써 의식이 있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존재임을 증명한다. 김재익 동문은 60세에 본격적으로 뇌과학 공부를 시작해 70세에 모교에서 ‘의식’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이론은 세계적인 과학저널 SCI에도 소개됐다.


대한민국 무엇이 위기인가
양승태(정치69-73) 이화여대 명예교수
철학과현실사

자유민주주의 체제 운영의 요체는 권력 획득과 권력 행사 두 측면 모두에서 프로일 수 있는 인물이 정치인으로 성공해 국가통치자로 선출돼야 하지만,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한 인물이 국가통치자로 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반 국민이 국가를 통치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깨닫고, 국가의 통치란 권력투쟁과는 다른 차원의 정치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양승태 동문은 “한국 정치의 병리 현상이나 국가 정체성·국가적 위기의 근저에는 교양 시민 계층을 형성하지 못한 교육적 적폐가 있다”고 말한다.


고서 사냥꾼, 광야를 달리다
정다운(신대원67-70 본명 정대수) 소설가
청어

제6회 직지소설문학상 수상작. 직지가 민족자긍심을 세계에 선양할 수 있는 만큼 한민족 역사에 큰 가치가 있는 문화재의 발굴을 현실적 과제로 삼은 한 고서 사냥꾼이 고군분투하는 활동을 형상화하는 데 역점을 뒀다. 정다운 동문은 “이 작품은 어디까지나 픽션이로되 단순히 직지를 기리는 행사의 결과물에 그칠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를 이용한 직지 발굴 작업이 민족자긍심의 선양은 물론 분단조국의 벽을 뚫어야 하는 현실적 과제의 하나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염원한다”고 밝혔다.


춘향전, 역사학자의 토론과 해석
오수창(국사78-82) 모교 국사학과 교수 / 그물


오수창 동문이 ‘춘향전’의 핵심 문제들에 관한 선행 연구를 한자리에 모아 옳고 그름을 가리면서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춘향전’은 문학뿐 아니라 한국 사상사에서도 중요한 작품이므로 앞으로 활발한 논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저자에 의하면 그동안 문학작품인 ‘춘향전’이 정치적 선언문처럼 분석되며 많은 부분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오 동문은 텍스트에 직접 표출된 논리와 이념으로 춘향전을 평가하는 패러다임을 비판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춘향전의 시대적 성격을 규명했다.



북한 에너지, 미래를 위한 협력과 도전
권세중(외교84-93) 외교부 북극협력대표 / 선인



권세중 동문은 1990년대 초반부터 김정은 체제까지 20여 년간 북한의 에너지 현황과 정책 변화, 대외 협력을 분석하고 지속 가능한 북한의 에너지 전략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향후 북한의 에너지 전략과 관련해 북한도 친환경 재생에너지와 같은 녹색에너지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권 동문은 “에너지 정책에 대한 북한의 인식 전환은 기존 석탄과 수력에 의한 에너지 공급확대는 심각한 에너지난 타개를 위한 근본적 처방이 될 수 없다는 자각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