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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4호 2024년 5월] 문화 신간안내

미친놈 예술가 사기꾼

진짜로 예술은 사기일까? 김경섭 동문 신간 '미친놈 예술가 사기꾼'
 

미친놈 예술가 사기꾼



김경섭 
조소99-04 
미술작가
미다스북스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권위에 기대어 그것에 대한 복종을 강요하는 현대미술. 진짜로 예술은 사기일까?"

미대를 졸업하고 20년간 작업해 온 전업 미술작가가 질문을 던진다. '있어 보이는' 말로 자신이 몸담은 현대미술을 포장해도 될 텐데, 앞장서서 현대미술 이면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의심과 불만을 건드린다. 김경섭 동문이 최근 펴낸 책 '미친놈 예술가 사기꾼'에서다.  

김 동문은 어렸을 때 ‘예술’과 ‘예술을 추구한다는 것’이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미대에 진학했고, 그 후로 계속해서 '예술이 무엇인지' 궁금해 해왔다. 작품을 만들어 내는 생산자보다 예술작품을 대하는 감상자로서, 예술가가 되기 이전에 먼저 저자가 궁금해했고 답을 알고 싶었던 문제들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낸 책이다. "예술은 겉으로는 항상 다르게 보기와 새롭게 보기를 요구하지만, 속으로는 기존의 권위에 지배되고 함몰되어 새로운 목소리를 억압하는 모순과 이중성 또한 가지고 있다"는 전제 하에 다양한 미술 작품과 작가를 포섭하며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현대미술이 어렵다 못해 의심마저 드는 이유는 뭘까? 저자는 "예술이라는 것은 살면서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느끼고 이해해본 경험이 있는 것이고 저마다의 기준이 있을 텐데, 그것을 빼앗기고 주도권을 내주게 되는 것에 대한 반감이 많은 사람들에게 있는 것 같다"고 짚는다. 한편으론 "예술은 어떠한 대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 생기는 불안감과 무식함이 들통날 것에 대한 두려움, '포모 증후군'과 같은 사회적 인간적 정신병리학적 심리들을 담보로 힘을 강화한다"고 말한다. 설명을 봐도 어떤 작품인지 와닿지 않는데 때로는 작가의 이름이, 또는 잘된 마케팅이 모든 설명을 대체하는 듯 보일 때마다 우리는 이해한 척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마음은 예술과 한 발짝씩 멀어진다."(성공한 미술작가, 작품에 대한 판단이) 이미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이유에서 여타 다른 종합적인 이유로 넘어왔고 그것을 모르는 것이 아닌데도, 다듬어지고 길들여지지 않은 순수한 기대와 미련 때문인지 왜 이것이 위대한 작품이냐고 묻게 되는 것"이라고 작가는 이해했다. 

그리고 어떤 예술이 그러한 기대를 배반하고 높은 지위에 오르는 이유를 거침없이 설명한다. 한 독자의 평에 따르면 이 책은 "책 전반에 걸쳐 미술이 어떻게 수직 하방으로 사회와 대중에 주입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예술이란 그런 것이다. ‘분위기’와 ‘권위’로 사람들의 머리 위에 올라가, 자유로운 상상을 하라고 명령하는 것"이라는 구절에선 은연중 느끼고 있으면서도 차마 말할 수 없었던 비밀을 폭로하는 듯한 해방감도 느껴진다. 그래선지 앞서 언급된 독자는 '미친놈 예술가 사기꾼'은 단순한 예술 일반 서적이 아니다. 나는 이 책을 미술이라는 예술의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될 계몽 서적이라고 부르고 싶다"고까지 말했다. 

책은 크게 △예술이란 무엇인가? 진짜로 예술은 사기인가?에 대한 얘기 △보통 예술가의 실제 모습과 예술가를 꿈꾸지만 냉정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얘기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과 선택에 대한 얘기로 구성됐다.  김 동문은 "이 책이 불필요한 예술의 신비주의와 권위주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입장과 시각을 정립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또한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조금의 영감이라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