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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호 2020년 1월] 뉴스 기획

쥐띠 동문 새해 소망 올 한해도 쥐처럼 부지런하게

박인숙 오거돈 홍원표 심윤경 강새봄 김진일 동문
쥐띠 동문 새해 소망

올 한해도 쥐처럼 부지런하게 

2020년 경자년(庚子年) ‘쥐의 해’가 밝았다. 쥐는 12지 중 가장 작은 동물이지만 첫 번째 위치한다. 민담 속에서 쥐는 정보를 알려주며, 복을 가져오고, 화와 복을 예지하는 동물이다. 왕성한 번식력은 동물 중 으뜸이어서 다산을 상징하며, 이는 ‘쥐 서(鼠)’ 대신 ‘자식 자(子)’로 쥐를 표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그마한 앞니로 딱딱한 물건에 구멍을 내어놓는 것을 보면 근면성과 인내력도 감지된다. 쥐가 예민하게 주위를 경계하는 것처럼 쥐띠 생 또한 신중하고 고민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으며, 어둡고 추운 계절에도 부지런히 먹이를 모으는 쥐처럼 쥐띠 생 또한 근검절약 정신이 강해 재물 운이 좋다고 한다. 쥐의 해를 맞아 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는 쥐띠 동문들의 새해 소망을 들었다. 
정리=나경태 기자.


김종선(회화74-80) 작가의 ‘다람쥐’(43×33cm, 2005년 작, 한지에 후채). 경자년 새해는 12간지 중 첫째로 시작되는 쥐띠 해다. 쥐는 영특함과 다산, 재복, 행운을 상징한다. 작품으로 그릴 때는 쥐가 혐오감을 줄 수 있어 다람쥐를 작품 소재로 쓴다. 



“양극화 극복해 모든 가정이 더 풍요로워지길”


48년생
박인숙 
의학67-73 
국회의원

박인숙 동문은 모교 졸업 후 미 베일러 의대 소아과 임상조교수, 서울아산병원 선천성 심장병 센터장을 거쳐 울산대 의대 교수 및 학장을 역임했다. 국내 첫 여성 의대 학장으로서 명성을 떨친 그는 2006년 한나라당 중앙공천심사 위원으로 정계에 입문, 2012년 19대 및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연거푸 당선되면서 의정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대 국회 때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C형 간염 전수감시체계를 마련했고, 축산물 위생관리법 개정을 통해 계란 유통과정의 관리기준 마련 및 안전성을 확보했다. 19대 국회 땐 경륜·경정법 개정을 통해 학교 주변 1㎞ 이내엔 경주사업 장외매장의 설치를 금지하도록 했다.

2020년 새해 소망을 묻는 본지의 질문에 박 동문은 “지난해는 나라 안팎으로 어려움이 많은 한 해였다”며 “새해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양극화가 완화되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정이 좀 더 풍요로워지길 소망한다”고 답했다. 

또한 그는 “지혜와 관련된 이야기엔 유독 ‘말조심’에 대한 내용이 많다”며 자신은 글쓰기를 통해 실언으로 인한 후유증을 극복한다고 전했다. 누군가의 억울한 사연을 알게 됐을 때나 세상의 불합리를 목격했을 때, 누군가에겐 이를 전해야 직성이 풀리는 못 말리는 성격 탓에 마음고생을 자주 했다고. “어떤 문제로 인해 머릿속이 들끓을 때 글로 정리하다 보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말을 글로 풀어내는 습관을 들이면서 말실수로 인한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갔고, 그렇게 모인 글이 ‘바보 의사 박인숙의 끝나지 않은 성장통 이야기’라는 책으로 만들어져 뜻밖의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머물러 있기엔 너무 짧은 인생, 오늘도 묵묵히”


48년생
오거돈
철학67-71 
부산광역시장

오거돈 동문은 모교 졸업 후 부산시 행정사무관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2000년 정무부시장, 2001년 행정부시장을 거쳐 2018년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민선 7기 부산시장인 그는 3번의 낙선 끝에 당선돼 주목을 받았다. 오 동문은 “세 번째 떨어졌을 땐 집에서 쫓겨날까봐 아내에게 ‘여보’ 소리도 못했다”며 “그렇지만 떨어졌다는 생각에 매몰되지 않고 오랜 공직생활 동안 밴 생활습관 그대로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다시 도전해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 낙담하여 머물러 있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많이 생각하지 않고 묵묵히 일상을 살아내는 것을 지혜의 한 방법으로 꼽았다.

2020년 새해 소망으로 오 동문은 ‘동남권 관문 공항 건설’을 꼽았다. 해양과 대륙이 만나는 부산이 세계적인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선 하늘길·바닷길·땅길 인프라를 모두 완비해야 한다는 것. 그는 “시장인 저를 비롯해 800만 부산·울산·경남 시민이 관문 공항 건설을 염원하고 있다”며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오 동문의 부산시장 당선은 ‘민선 출범 23년 만의 부산 정권교체’라 일컬어지며 화제가 됐었다. 

취임 후 1년 6개월 동안 부산에 새 바람이 불었다. 경계를 넘어선 협력으로 새로운 상생협력 시대를 열었고, ‘부산 대개조-부산의 미래’ 비전을 세웠다. 글로벌 품격 도시에 걸맞은 역대 최대규모 TPO(아시아태평양도시관광진흥기구) 총회,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등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스마트도시, 걷기 좋은 도시 조성을 위한 첫 삽을 떴다. 또한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을 발행하는 등 부산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길을 만들었다.


“부족함은 받아들이고, 노력은 쉬지 않고”


60년생
홍원표 
전자공학79-83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홍원표 동문은 모교 졸업 후 28세에 미시간대학교에서 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벨연구소와 KT를 거쳐 2007년 삼성전자에 입사, 2012년 삼성 그룹내 최연소 사장으로 승진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015년엔 엔지니어 출신으론 처음으로 삼성전자 CMO(글로벌마케팅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홍 동문은 정보통신 및 IT분야 전문가로서 국내외에 잘 알려진 CEO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글로벌브랜드로 도약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으며 스마트팩토리, 클라우드,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분야를 성장시켜 IT서비스 업계 최초로 매출 10조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더 나아가 ‘순이익 1조 클럽’에 등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성공 가도를 달리는 홍 동문에게도 위기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묻는 본지의 질문에 그는 “2010년 물밀듯이 다가왔던 모바일 시대”를 꼽았다. 홍 동문은 “외부 파트너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최단기내 핵심 기술을 확보했고, 동시에 내부 팀들의 결속을 다져 조직 내 자신감을 회복시켜 위기를 극복했다”고 답했다. 이를 기반으로 삼성모바일 사업은 그 후 5년 동안 매출 기준 5배 성장하는 실적을 달성했다고. 그는 또 “부족함을 겸허히 받아들이되, 중단 없는 노력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비결임을 확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홍 동문은 “데이터는 넘쳐나고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는 경향이 새해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예측은 누구나 하지만, 대비는 아무나 하지 못한다. 선각을 통해 선행(先行)하는 과감한 도전 정신을 고취하고, 가변과 가속을 병행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다짐했다.


“쥐는 큰 욕심 없는 동물…소소하게 행복하시길”

72년생
심윤경
분자생물91-95
소설가

심윤경 동문은 모교 학부 졸업 후 1997년 동 대학원에서 분자생물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듬해인 1998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해 2002년 ‘나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제7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 문단에 데뷔했다. 

영혼을 기록하는 여자와의 계약 결혼을 다룬 소설집 ‘이현의 연애’(2006)를 비롯해 선덕여왕 김유신 원효대사 등 신라인의 이야기를 담은 ‘서라벌 사람들’(2008), 안동의 전통 가문을 배경으로 한 ‘달의 제단’(2010), 서른아홉 살 유부녀 혜나와 유부남 산부인과 의사 욱연과의 연애사를 그린 ‘사랑이 달리다’(2012), 그 연작 ‘사랑이 채우다’(2013) 등 다수의 장편소설을 펴냈다. 최근작 ‘설이’(2019)는 데뷔작 ‘나의 아름다운 정원’의 주인공인 동구와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 대한 마음의 빚을 갚고자 쓴 심 동문의 두 번째 성장소설이다. 이외에도 ‘화해하기 보고서’, ‘개구리 폭탄 대결투’, ‘반짝구두 대소동’, ‘슈퍼스타 우주 입학식’ 등 창작동화 시리즈를 펴냈다. 아래는 심 동문이 보내온 새해 인사 전문.

“안녕하세요. 동창신문의 새해 인사를 함께할 수 있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쥐는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 동물입니다. 한줌 낱알로도 세상 갑부가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쥐의 현명함입니다. 쥐는 길을 내는 동물입니다. 땅속이든 지붕 밑이든 쥐는 어디든 제 갈 길을 만들어냅니다. 그것이 쥐의 끈질김입니다. 쥐는 가장 척박한 곳에서도 길을 만들어 한줌 낱알을 찾아내고는 그곳이 바로 낙원이라 선언하고 기쁘게 짧은 잠을 잡니다. 그것이 쥐의 행복입니다. 늘 그러했듯 올해도, 저는 행복한 쥐가 되어 살겠습니다. 모두 쥐처럼 소소하게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바순처럼 부드럽고 풍부한 하루하루를”


84년생
강새봄
기악02-06 
KBS관현악단 바수니스트

강새봄 동문은 2006년 졸업 직후부터 KBS관현악단에 입단해 ‘열린음악회’, ‘가요무대’, ‘누가누가 잘하나’ 등 KBS의 간판 음악 프로그램에서 14년째 바순을 맡아 연주하고 있다. 1961년 출범한 KBS관현악단은 단원 대부분이 10년 이상 함께 호흡을 맞춰와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고 있으며, 팝·가요·클래식·크로스오버는 물론 동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한다. 

강 동문이 연주하는 바순은 대중에겐 생소한 목관악기지만 낮은 음역에서 내는 부드러운 음색을 특징으로 하여, 다른 악기들과 잘 섞이고 전체 음향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유의 낮고 어두운 음색은 비극적이면서도 진지한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한편으론 비음이 섞여 있어 희극적인 상황을 묘사할 때도 효과적이다.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 아시죠? 그 곡의 전주로 나오는 선율이 바순입니다. 바순이란 악기는 낯설겠지만, 그 선율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강 동문은 예고 재학시절 ‘서울대 관악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자연스럽게 모교 진학을 생각했다고 한다. 바순은 선발 정원도 적어 더 열심히 연습해야 했다고. 그는 새해 소망으로 ‘가족의 건강’을 꼽았다. 8년째 가족과 함께 골프를 즐기며 건강과 화목을 동시에 다진다고 전했다. 또한 “2020년엔 꼭 동문 골프대회에 참가해 선배들에게 인사도 드리고,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시험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혜를 상징하는 동물인 쥐처럼 어려움을 지혜롭게 이겨낸 경험을 묻자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는데 운이 좋은 덕분인지 특별히 지혜를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며 환히 웃었다.


“지금은 손해라도 옳다고 생각하는 일 할 것”


84년생
김진일(Jerry. K)
언론정보02-09
가수·래퍼

김진일 동문은 ‘당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단 하나의 래퍼’란 모토 하에 ‘제리케이’(Jerry. K)란 예명으로 가수 활동을 하고 있다. 2004년 소울컴퍼니의 첫 작품 ‘The Bangerz’를 출시하면서 정식 데뷔했다. 이후 솔로 EP(Extended Play의 약어, 싱글보단 길고 보통 음반보다는 짧은 녹음물) ‘일갈’(一喝)을 온라인 발매하면서 김 동문만의 비트와 사회적 이슈를 다룬 가사의 깊이를 보여줬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비판한 ‘우민정책’, 한국의 언론환경을 풍자한 ‘다 뻥이야’, 청년 비정규직 문제를 다룬 ‘대출러브’ 등 다수의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발표했다. 2014년엔 세월호 참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취약성을 절감, ‘스테이 스트롱(Stay Strong)’을 만들었다.

이렇듯 짙은 사회성은 대중의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김 동문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색 짙은 음악을 하기로 한 건 저의 판단이자 결정”이라면서 “그것 때문에 제가 싫어질 수도 있지만 또 어떤 팬들은 저로 인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며 “어떤 결과든 제가 책임질 몫”이라고 답했다.

새해 소망을 묻는 본지의 질문엔 “꼭 2020년만의 소원은 아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2018년 말 거세게 일었던 페미니즘 관련 논란을 의식한 듯 “당장은 해결에 도움이 안 될지라도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땐 더 슬기로운 대처”라며 “제가 할 수 있는 옳은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그것을 음악으로, 글과 말로 밝혀온 것이 제가 버티고 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