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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1호 2019년 12월] 뉴스 기획

“시흥캠은 세계 첫 육해공 무인이동체 기지”

착공 2년, 시흥스마트캠퍼스를 가다


시흥캠퍼스는 관악캠퍼스의 5분의 1 크기다. 3단계에 걸쳐 약 10년간 조성되며 현재 1단계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은 내년 9월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주거동과 연구동 모습. 제공=서울대 시흥캠퍼스 추진본부



“시흥캠은 세계 첫 육해공 무인이동체 기지”


착공 2년, 교육동 속속 들어서

관악캠퍼스서 승용차로 30분

내년 9월경 1단계 공사 완공



시흥캠퍼스 착공 2년을 맞아 지난 11월 27일 경기도 시흥 배곧신도시에 건설 중인 시흥캠퍼스를 찾았다.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강남순환고속도로, 제3경인고속도로 등을 이용해 승용차로 30분 걸렸다. 지난 11월 5일 관악캠퍼스와 시흥캠퍼스를 오가는 3500번 광역버스가 개통돼 운행을 시작했다.


배곧신도시 시흥캠퍼스 주변 대로에 ‘서울대학로’ 표지판이 선명하게 들어온다. 시흥캠퍼스 주거동 공사현장 앞 아파트 정문에는 ‘서울대학로 172-20 한라비빌디 캠퍼스 3차’라고 적혀있다. 2015년 11월 3억~3억2,000만원(84㎡ 형)에 분양된 이 아파트의 최근 거래가는 4억5,000만원 대를 형성하고 있다. 시흥시에서 가장 ‘핫한’ 곳이다. 


이들 아파트가 병풍처럼 둘러싼 시흥캠퍼스는 1단계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약 10년, 3단계에 걸쳐 진행되는 시흥캠퍼스는 내년 9월경 1단계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에 따라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1단계에는 교육동(교육협력동/컨벤션/연수동)과 주거동(교직원 숙소 및 대학원기숙사), 미래모빌리티 연구동, 대형수조 및 FOC, 지능형 무인이동체 연구동이 완공된다. 총 20만평 대지에 이들 건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15% 정도. 아직은 허허벌판이다.  



시흥캠퍼스 조감도. 네모 상자 속 건물 사진은 11월 현재 모습.



전세보증금 1억3,000만원 주거동 공사 한창


1단계 공사 순조롭게 진행 중



시흥 한라비발디 3차 아파트 길 건너 위치한 주거동과 교육동은 위용을 드러냈다. 22층 타워형과 10층 아파트형이 결합된 주거동은 541세대(건축면적 약 6,200㎡) 입주로 작지 않은 규모다. 29㎡(원룸형)~84㎡(32평형)까지 다양한 크기로 이뤄졌다. 


이곳에는 교직원과 대학원생 등이 들어올 예정으로 최근 1차 입주 신청을 마쳤다. 5년 전세 개념으로 84㎡ 보증금이 1억3,000만원, 원룸형이 3,000만원 수준이다. 


주거동 우측 대로변 건너에 위치한 교육동 역시 외관은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유리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교육동은 교육협력동과 컨벤션, 연수동으로 이뤄진다. 건축 면적 9,734㎡에 10층 건물이다. 학술 행사, 교직원 연수 장소 등으로 활용된다. 컨벤션과 연수원 운영은 외부업체 위탁도 검토하고 있다. 


주거동에서 맨 아래 방향, 대형수조 옆에 건설 중인 미래 모빌리티 연구동은 1단계 예정 건물 중(대형수조 제외) 가장 빨리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공간에서 자율주행차 연구와 산학협력을 위한 일들이 진행된다. 모빌리티연구동은 현대차,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의 도움을 받았다.


바다를 인접한 시흥캠퍼스 끝부분에는 지능형 무인이동체 연구동이 골조를 드러내고 있었다. 1단계 예정 건물 중 가장 늦게 시작됐다. 한화시스템,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드론기업연합회 등과 무인이동체 공동연구를 한다. 지난해 12월 부분 준공 및 2차 입주를 시작한 대형수조 및 FOC(대우조선해양연구센터)는 전체 준공을 앞두고 있다.



배곧생명공원에서 바라본 시흥 스마트캠퍼스 전경.



시흥캠퍼스 마스터플랜 나와



최근 나온 시흥캠퍼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1단계 개발에서 위 건물 외 지상주차장, 조경 등의 기반시설을 마무리한다고 한다. 또 이 단계에서 캠퍼스의 본관이자 중심교육시설인 S-CUBE를 포함한 우선 추진 프로그램들의 건설 완료 시점까지 계획을 마무리 짓는다.


이후 시점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2단계에서 조감도에 보이는 큰 규모의 건물들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S-CUBE, 800병상 규모의 병원, 테니스장, R&D 시설 등이 대표적이다. 2단계에서 리빙존이 완성되고 캠퍼스존의 바닷가 쪽 일부 땅을 제외한 개발이 완료된다.


3단계 개발 시점에서 시흥캠퍼스의 전체적인 시설계획이 완료된다. 조감도 상 가장 높은 건물인 랜드마크 타워가 이때 지어지고 R&D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인근 배곧생명공원 및 상업용지와 연계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시흥캠퍼스는 2007~2025년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국제화 실현과 첨단 연구단지 조성을 위해 추진됐다. 관악캠퍼스가 난개발로 포화상태에 이른 것도 한몫했다. 시흥시가 무상으로 토지 20만평을 기부하고 한라건설에서 4,500억원 지원을 약정하면서 지난 2017년 12월 첫 삽을 떠 지금에 이르렀다. 


최재필(건축76-80 모교 건축학과 교수) 시흥캠퍼스 추진본부장은 시흥캠퍼스의 파급효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시흥캠퍼스는 향후 대한민국의 새로운 혁신 성장을 이루기 위해 세계 최초로 ‘육해공’ 무인이동체 분야(자율차, 드론, 선박)의 종합 테스트베드가 조성될 예정이고 서울대 경계를 넘어 범 국가적 차원의 글로벌 인재 육성과 창업 촉진을 위한 오픈 캠퍼스로서 이노베이션 플랫폼이 조성될 것이다.”


시흥캠퍼스는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대학 모델로도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한글배곧 강습소가 들어오고 시흥시민들과 방과후교육, 영재교육, 특별교육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농업생명과학대학에서는 농업계 교사의 1급 연수과정을 교육동으로 이전한다. 


다양한 문화공간도 지역 시민들에게 제공된다. 통일평화연구원도 관악의 좁고 낡은 공간을 벗어나 이곳에 자리를 잡는다.



주거동 앞 한라비발디 캠퍼스 3차 아파트 정면에 서울대학로가 적혀 있다(좌). 선명한 서울대학로 도로표지.



본부 재정 지원 어려워 자구책 마련해야 



마스터플랜대로 진행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가장 큰 것은 재정 문제다. 최재필 본부장은 20만평 전체를 개발하는 데 약 1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 R&D 센터, 복합시설 건설 등에 큰 재원이 필요하다. 건립 후 관리비도 문제다. 서울대 본부의 재정적인 여건이 시흥캠퍼스 운영비를 지원할 만큼 안정적이지 못하다. 


조성인(농공77-84) 모교 농생대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교수는 연초에 발표한 ‘서울대 시흥캠퍼스 재정확충 방안’ 연구보고서에서 “시흥캠퍼스는 초기부터 재정적으로 독립을 해야 하는 태생적인 어려움을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산학협력 활성화, 연구과제의 간접비 수입, 발전기금, 지자체 지원과 같은 직접적인 재원 창출 방안과 효율적인 시설 운영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재필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현재 국제기구와 연계한 캠퍼스 개발과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사이언스파크 조성 등 재원 확보를 위해 다양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자율자동차 분야는 민간기업과 협업을 통해 운영할 계획이고 무인이동체 분야는 대형 정부과제 수주를 앞두고 있다. 이미 선박 분야는 민간기업으로부터 대규모 연구비를 수주해 연구를 진행 중이기도 하다. 그밖에 시흥시와 협력 관계를 통해 2020년 예산에 이미 교육협력센터 운영을 위해 30억원의 예산을 배정받았으며, 서울대 병원은 정부 지원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기관 선정을 추진 중에 있다. 컨벤션과 연수원 운영은 외부업체 위탁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최재필 본부장은 “시흥캠퍼스는 서울대 발전을 위한 매우 좋은 기회이자 걱정이기도 하다”면서 “그러나 서울대는 시흥캠퍼스를 통해 국가적 난제에 대응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동연구와 대규모의 산학협력을 진행하고 전문 기술인력을 양성하며 글로벌 창업을 활성화시켜 서울대 미래 발전을 위한 마중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