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497호 2019년 8월] 인터뷰 신임 동창회장 인터뷰

서병륜 신임 농생대동창회장 인터뷰

“동창회를 지혜·지식 공유하는 광장으로 만들 것”


신임 단대 동창회장 인터뷰

서병륜
농공69-73
농생대동창회장로지스올그룹 회장


“동창회를 지혜·지식 공유하는 광장으로 만들 것”


지난 5월 농생대동창회 ‘상록의 날’ 행사에서 서병륜(농공69-73) 로지스올그룹 회장이 제11대 동창회장에 취임했다. 취임사에서 ‘아그로푸드 플랫폼(AgroFood Platform)’ 추진 의사를 밝힌 그는 취임 한 달만인 6월 11일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아그로푸드 플랫폼은 농식품 산업의 선진화를 위한 동문 간 협력의 장으로, 세대를 뛰어넘은 지혜와 지식의 공유를 통해 최고의 농식품 광장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남다른 비전과 추진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서병륜 신임 회장을 지난 7월 16일 농생대동창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서울대인은 모두 국가 장학생들입니다. 뛰어난 지성을 갖춘 인재들이 저렴한 학비로 우수한 교육을 받아 높은 학식을 쌓았죠. 때문에 모교 동창회라면 단순한 친목 도모를 넘어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퇴임 이후에도 마찬가지예요. 요즘은 100세 시대 아닙니까. 동문들이 협력해 미래에 각광 받을 농식품 분야 과제를 찾아서 공동으로 연구·개발·사업화 등을 추진, 대한민국 농업 선진화에 공헌하고자 합니다.”

최근 UN이 공개한 ‘세계 인구전망 보고서’에 의하면 2050년 세계 인구는 97억명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식량의 무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농촌일손 부족에 저출산·고령화까지 겹쳐 먹거리의 해외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 서 회장은 아그로푸드 플랫폼을 통해 정보통신기술에 자동화·무인화 농법을 접목, 국내 식량자급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세계 농산물시장에 진출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저는 35년 동안 물류업에 종사해왔습니다. 더 자세히는 플랫폼 사업이라고 할 수 있죠. 물건을 싣고 옮길 때 받침대로 쓰이는 파렛트를 표준화해 국내 15만개 기업이 공동으로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건을 담는 용기 즉 컨테이너 또한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 산지에서 담은 농산물이 그대로 백화점 매대에 진열되는 플랫폼을 완성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시도한 사업이었고 결과적으로 성공했죠. 저의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아그로푸드 플랫폼도 이전까지 어떤 동창회서도 해본 적 없는 새로운 시도입니다. 최초의 도전이기에 떨리긴 하지만, 우리 서울대인이 힘을 합친 만큼 좋은 결과 있으리라 자신합니다.”

서 회장은 아그로푸드 플랫폼의 성공을 위해 초기 준비단계 동안 매년 1억원을 동창회에 지원할 계획이다. 농생대동창회는 1948년 출범해 지난해 창립 70주년을 맞았으며, 감사·수석부회장·부회장·상임이사·이사 등 임원진 840여 명을 포함해 총 2만8,00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매년 1월 ‘새해 인사회’와 5월 ‘정기총회 및 상록의 날’을 개최해 동문 화합의 장을 마련하고 있으며, 1월·5월·9월에는 동창회보를 발간, 동문과 동창회 소식을 널리 알리고 있다. 동창회 산하 기관인 상록문화재단에서 연간 100여 명의 재학생들에게 약 1억7,000여 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학창시절 추억을 묻자 단번에 도서관에서 밤새워 책을 읽었던 일을 꼽은 서 회장은 70세의 나이에도 물류 관련 서적을 탐독해 5,000권이 넘는 책을 보유하고 있다. ‘물류의 길’이란 책을 직접 썼으며, 은사인 고 유달영 선생의 시를 암송할 만큼 문학적 감수성 또한 풍부하다. 슬하에 1녀 1남이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
“과거 패거리 문화를 경계한 나머지 서울대 출신들은 타 대학에 비해 연대의식이 좀 약한 것 같아요. 동문들의 이익만 쫓아선 안 되겠지만 나라를 위하는 건전한 사업엔 동참하는 게 리더 그룹으로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아그로푸드 플랫폼이 모범 사례가 되어 총동창회의 향후 사업에도 자극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