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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호 2018년 7월] 인터뷰 신임 동창회장 인터뷰

“로스쿨 출신 동문들과의 융합에 온 힘”

1,000여 법조인력 인프라로 동문들 주인의식 일깨울 것
신임동창회장 인터뷰

“로스쿨 출신 동문들과의 융합에 온 힘”

조대연 법학69-73

법대동창회장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지난 5월 31일 열린 법대동창회 정기총회에서 조대연(법학69-73)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제37대 동창회장으로 선출됐다. 평생을 법조계에 몸담아온 경륜 때문일까. 인자하게 웃으며 기자의 질문에 답해줬지만 종종 보이는 날카로운 눈빛에는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 지난 6월 28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조대연 회장을 만났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저희 법률사무소는 1,000명 이상의 법조계 안팎의 인력들이 종횡으로 연계돼 있습니다. 모교 법대 출신은 물론 로스쿨 1기부터 7기까지 촘촘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죠. 사무실 업무와 동창회 업무를 연결시킬 순 없지만 전체 동문들의 주인의식을 일깨우고 동창회 조직을 확대 및 강화하는 데 상당한 파급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로 창립 61주년을 맞은 우리 동창회가 앞으로 새로운 반세기를 이어가려면 반드시 로스쿨 출신 동문들까지 끌어당겨야 합니다.”

1957년 출범한 법대동창회는 유진오 박사를 초대회장으로 모시고 법관양성소 1기 졸업생인 함태영 부통령과 이 준 열사 등 마흔일곱 분을 최고 선배로 등재하고 있으며, 올해 2월 법대가 공식 폐지되기까지 1만5,800여 명의 졸업생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2007년 5월 총회를 통해 최고지도자과정(ALP) 수료생을 준회원으로 영입하고 2008년 6월 회칙 개정을 거쳐 대학원 및 로스쿨 졸업생을 정회원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총 회원 수 2만2,000여 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으로 거듭났다. 문제는 지속가능성이다. 학연을 매개로 한 결속력이 예전만큼 강하지 않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은 요즘 세대들에게 동창회 활동은 멀게 느껴지기 쉽다.

1,000여 법조인력 인프라로 동문들 주인의식 일깨울 것

“91학번까진 동기회가 구성돼 있고 모임도 활발한 편입니다. 문제는 그 이후죠. 젊은 동문들의 동창회 참여가 저조해 동기모임의 존재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설상가상 법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독자적인 로스쿨 시대가 열리면서 젊은 회원을 유치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됐어요. 김앤장의 인맥을 활용해서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교 법대·로스쿨 출신 젊은 동문들을 적극적으로 포섭할 계획입니다.”

출신 단과대학이 폐지되고 로스쿨로 바뀌었지만 조 회장은 담담했다. 올해로 123주년을 맞은 모교 법대가 오랜 역사만큼 이미 많은 변화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더욱 굳건하게 자리매김했듯, 동창회 또한 새로운 전기를 맞아 한 단계 발전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법대 출신들은 정치·경제·언론·문화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데 비해 로스쿨 출신은 전문직업인으로서 대부분 법조계에 종사한다. 학연이 졸업 후 사회에까지 이어지므로 동창회 선배들이 든든한 멘토가 돼줄 수 있는 것. 이렇듯 실리적 도움을 매개로 젊은 동문들의 동창회 참여가 활발해지면 조직의 저변이 넓어지는 동시에 재정여건도 한층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 아들(조성준·법학98-04)과 며느리(최해리·경영02-08)도 로스쿨에서 공부했습니다. 학제는 다르지만 같은 울타리 안의 동문들이죠. 사법고시 합격한 법대 출신들의 자부심도 이해는 되지만 매년 1,500명 이상씩 배출되는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이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죠. 변화를 기회로 삼아 동창회의 새 역사를 이어가겠습니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