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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호 2018년 6월] 인터뷰 신임 동창회장 인터뷰

“전설적 원로교수 업적·일화 꾸준히 찾겠다”

정인섭 대학원동창회장, 모교 법전원 교수
신임동창회장 인터뷰

“전설적 원로교수 업적·일화 꾸준히 찾겠다”


정인섭 대학원동창회장
법학73-77·대학원82졸 
모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난 4월 26일 열린 대학원동창회 정기총회에서 정인섭(법학73-77·대학원82졸) 모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제8대 동창회장으로 선출됐다. “기쁨보단 걱정이 앞서 요즘 밤잠을 설친다”고 하면서도 환하게 웃는 정 신임회장을 5월의 마지막 날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서울대학교엔 아직 대학원사(史)가 없습니다. 10년을 주기로 학교의 역사를 거듭 거듭 고쳐 기록해왔으면서도 대학원의 역사를 정리한 적은 없었죠. 대학원을 졸업했다는 것은 직업으로서 학문을 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그러한 프로 의식을 살린 ‘아카데미즘’으로 모교의 역사를 더욱 자세하고 견고하게 기록하는 데 기여할 생각입니다.”

대학원동창회는 동창회보를 통해 ‘서울대 학문연구의 기초와 계승’이라는 주제로 동문들의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다. 대학교수로 재직했거나 재직 중인 동문이 자신의 모교 은사 또는 같은 학과 선배 교수를 소개하면서 그들의 학문적 성취와 위업을 기술한다. 직업으로서 학문을 했던 동문들답게 회보도 130쪽에 달하는 책자 형식으로 나온다. 2011년부터 지속된 ‘서울대 학문연구의 기초와 계승’ 연재는 올해로 8년째 이어오고 있다. 지면을 통해 소개된 원로교수의 수는 40명에 육박한다. 

모교에서 발간하는 학교의 역사가 사실을 중심으로 한 ‘정사(正史)’라면, 회보에 연재되는 보고서는 인물을 중심으로 역사를 기술한 ‘열전(烈傳)’인 셈. 최근엔 ‘잊을 수 없는 교수’라는 타이틀로 개교 초기부터 1980년대까지 제자로서 스승과 있었던 애틋한 일화를 찾아 연재하고 있다. 개인적·경험적 회고록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읽는 이의 가슴에 와 닿는다.

회보에 원로교수 업적 연재 
젊은 집행부구성 조직 정비

“젊은 동문들은 잘 모르는 전설적인 원로교수님들의 업적과 그분들에게 얽힌 일화를 꾸준히 발굴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발간하는 서울대의 역사는 광범위한 객관적 사실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거시적이지만, 저희 동창회에서 하는 작업은 미시적 차원의 접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성낙인 총장도 대학원동창회의 이러한 활동이 법인화에 따른 변화 속에서 과거의 전통을 유지·계승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대학원동창회는 1972년 출범해 총 회원 수가 12만명이 넘는 거대 조직이다. 14개 대학원을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모교가 수십년간 대학원중심대학을 표방해오면서 석·박사 정원을 늘린 영향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교육부총장이 대학원장을 겸임하면서 대학원 자체의 학내 편제가 다소 모호해졌고 단과대학동창회와 총동창회의 왕성한 활동에 밀려 그 규모에 걸맞게 인식되지 못하는 것 또한 못내 아쉬운 대목이다.

“조금씩 젊은 동창회로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명예교수님들이 잡아주신 중심은 유지하되 발로 뛸 수 있는 집행부를 구성할 생각이에요. 다행히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동문 중 70%가 기꺼이 입회비를 납부하고 있습니다. 졸업식 전후, 가입 초기 때 고조된 동창회에 대한 관심과 소속감을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습니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