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8호 2015년 7월] 뉴스 기획
정순우 한국학진흥사업단장이 본 한국학연구소
“당장 지원 어렵지만 협력할 일 많을 것”
“당장 지원 어렵지만 협력할 일 많을 것”
해외 한국학 진흥사업에 1백억 지원
미주동창회 한국학연구소 설립과 관련해 정순우(불어교육72-76) 한국학진흥사업단장을 만나 어떻게 바라보는지 생각을 들어봤다. 한국학진흥사업단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산하 기관으로 국내외에 한국학을 알리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해외 한국학 진흥사업에 1백억원 등 총 3백억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미국에서 일본학계의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들었다.
“1990년대 버클리대에 방문교수로 가서 아시아 근현대사 강연을 들은 적이 있는데, 완전히 일본 시각에서 한국은 철저히 종속변수로 다뤄져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미주동창회의 문제인식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미주동창회 한국학연구소를 어떻게 평가하나.
“하용출 교수님 등이 주도하는 곳이라 상당히 믿음이 간다. 우선 동창회에서 그런 기획을 했다는 게 놀랍다. 서울대란 인적자원이 뒷받침돼 있기 때문에 잘만 운영된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해외 한국학 중핵대학 지원사업을 펼칠 때 가장 큰 애로점이 그 대학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런 단체들이 많이 생기면 서로 협력할 일이 많을 듯싶다. 해외에서 이렇게 자생적인 움직임이 계속해서 일어나기를 바란다.”
-미주동창회도 지원 대상이 될까.
“지금은 대학중심으로 지원하고 있어서 어렵다.”
-미국 내 지원하는 대학은 어디인가.
“해외 지원 사업의 종류가 다양하다. 한국학 세계화랩 사업, 해외 한국학 중핵대학 육성, 해외 한국학 씨앗형 사업, 한국학총서 발간, 한국고전 100선 영문번역 등. 미국에는 UCSD 등 20개 대학을 거점 삼아 위 사업들을 펼쳐가고 있다.”
-향후 계획은.
“한류의 영향으로 전 세계에 한국학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높다. 2009년 파리7대학에서 강의를 했는데, 첫 학기에는 30명이의 학생이 수업에 참여했는데 2학기 초에는 1백70명이 수강했다. 기존의 강사진으로 도저히 소화가 안 돼 분산시키기도 했다. 대중문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와서 중국, 일본 문화와의 차이를 질문하는 수준으로 올라갔다. 한국학을 세계화하고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본다. 한국학 석박사과정 졸업생들을 현지에 투입시켜 그곳 연구자들과 함께 연구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싶다. 여기서 앉아서 공부만 하면 한계가 있다. 세계를 무대로 넓은 시야로 한국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정 단장은
모교를 졸업하고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 부설 한국학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버클리대 및 캐나다 UBC대 방문교수를 지냈으며, 파리 7대학 강의교수를 지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관장 및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조선후기 교육사와 지성사 분야에 관한 약 40여 권의 공저서, 1백여 편의 논문이 있다. 조선조 선비들의 사유 방식과 삶의 태도를 다양한 시선으로 헤아려 보고, 그 현재적 의미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공부의 발견’, ‘도산서원’(공저), ‘지식 변동의 사회사’(공저), ‘서당의 사회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