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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호 2015년 7월] 오피니언 동문칼럼

서울대 사회공헌 활동의 변화

안상훈 서울대 글로벌사회공헌단장·사회복지학과 교수

오늘날 세계의 선도적 대학교들은 인류사회에 대한 기여라는 맥락에서 새로운 사명을 부여받고 있는 듯하다. 글로벌 공동체에 보다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위해서는 지식을 창출하고 교육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도처에서 제기되고 있으며, 지식은 공유자원이므로 대학구성원들끼리만 독점하지 말고 그 성과를 제대로 나누라는 사회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시대정신에 부응하고자, 몇몇 대학들에서는 교육과 실천의 연계를 통해 국내외 사회문제 해결에 적용될 혁신적 아이템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을 오래전부터 운영해 왔다. MIT나 스탠퍼드와 같은 해외 유명대학들은 적정기술개발과정을 2003년부터 개설해 운영 중이다. 저개발국의 소외계층이 생활을 개선하는 데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게 이들 과정의 수업내용이다. 이들을 통해 개발된 MIT태양광 활용 살균장치’(Solarclave)나 스탠퍼드의 신생아 보온 기구’(Embrace)와 같은 것들은 단순한 기술구현을 넘어선 사회적 기업들로 발전하기도 했다. 대학의 사회공헌이 전통적인 의미의 사회봉사를 넘어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지난 시기, 서울대는 수월성의 가치 아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국가와 인류사회에 기여하는 것에 매진해왔다. 하지만 이제 선도적인 지식공동체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수월성 추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공감대 속에, ‘공헌성의 가치를 더하는 방향으로 변신을 시도 중이다.


성낙인 총장의 취임 일성으로 유명해진 선한 인재로의 환골탈태로 바야흐로 캠퍼스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단은 서울대에 부여된 이러한 사명을 담당하는 중심조직으로서 창설됐다. 공헌단은 대학 내 사회공헌 전담조직으로서 사회공헌 교육과 국내외 사회공헌 실천의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학생, 교수, 직원을 포함한 서울대학교 구성원의 사회공헌 참여 활성화에 힘써왔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적 경제 및 적정기술과 같은 창조적이고 융합적인 방식의 대학사회공헌 모형을 개발하는 사회적 실험실’(social lab)로서 자리매김 해왔다. 지난 2년여의 시간 동안, 세월호 사태나 네팔 지진 등과 같은 참사의 현장에서 슬픔을 함께 했고, 단순한 봉사를 넘어 장기적인 재건의 청사진을 그려가고 있다.


이제 공헌단은 지금까지의 준비과정을 발판으로 삼아 본격적인 도약에 나서려고 한다. 리더십, 봉사, 인권, 행복의 개념이 어우러진 사회공헌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이를 바탕으로 전인미답의 새로운 사업모형을 현실에 적용하려 한다. 이를 통해 모든 서울대인이 공동체에 대한 바람직한 긴장을 놓치지 않는 진지한 세계시민으로서, 그리고 인류사회의 명실상부한 리더로 성장하도록 도우려 한다.


선한 인재를 향한 서울대 공헌단의 우직한 행진에 동창회도 관망자가 아닌 동반자로서 함께 하길 기원한다. 우리가 함께 손잡고 바꿔가는 서울대의 오늘을, 그로 인해 하나 될 대한민국을, 그리고 모든 인류가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질 내일을 떠올려 보자. 동창회와 모교가 함께 꾸려갈 대학사회공헌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상상해보면 가슴이 뛰고 힘이 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