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8호 2024년 9월] 뉴스 본회소식
관악언론인회 정기총회 및 제21회 서울대 언론인 대상 시상식
박제균·방문신 동문 언론인 대상
관악언론인회 정기총회 및 제21회 서울대 언론인 대상 시상식
“후배 언론인 양성 뜻 모으자”
박제균·방문신 동문 언론인 대상
서울대 언론인 대상 시상식 기념사진. 왼쪽부터 윤영호 모교 기획부총장, 김종섭 본회 회장, 방문신․박제균 수상자, 박 민 관악언론인회 회장.
본회 산하 관악언론인회(회장 박 민)가 9월 5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정기총회 및 제21회 서울대 언론인 대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박제균(공법81-85) 전 동아일보 논설주간 상무와 방문신(경영82-89) SBS사장․한국방송협회장이 제21회 서울대 언론인 대상을 받았다.
박제균 동문은 1989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파리특파원, 정치부장, 채널A 보도본부장, 논설실장, 논설주간을 역임했다.
2004년 칼럼 ‘광화문에서’를 필두로 ‘박제균의 휴먼정치’와 ‘박제균 칼럼’ 등을 통해 한국 정치와 사회 현상을 진단하고 문제점을 통렬히 지적해왔다. 베테랑 정치 기자로 외교 안보와 여의도 현장을 누비며 수차례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보도를 주도해오며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했다.
방문신 동문은 1991년 SBS에 입사해 도쿄특파원, 정치부장, 국제부장, 보도국장, 논설위원, 부사장을 역임했다. 35년간 언론 현장을 지키면서 동북아 연구회장, 정신영 기금 이사를 맡아 언론 연구 및 언론인 지원 사업을 펼쳤다. 총동창신문 논설위원과 총동창회 사회공헌위원, 상대 언론인회 회장으로서 모교 발전에도 기여했다. ‘정확하게 지적하고 따스하게 품는다’는 조직 운영 철학 아래 방송 뉴스를 심층화하는 데 앞장섰다.
박 민(정치82-86 KBS 사장) 회장은 “수상 동문 두 분이 언론계에 입사하고 활동하실 때는 서울대 출신 언론인의 비중과 영향력이 스스로 자제해야 할 만큼 압도적으로 컸으나, 현재는 KBS는 물론 모든 방송․신문사에서도 서울대 출신 지원자 자체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명맥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서울대인이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한국 언론에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윤석민(신문81-85 모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심사위원장도 “받을 만한 분들이 받으셔서 심사 경과에 대해선 자세한 말씀 드릴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로스쿨이나 의대만 지향하지 않고, 언론계에 뛰어들게 할 수 있을지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윤영호(의학84-90) 기획부총장은 “서울대 출신 언론인 지망생을 찾아보기 힘든 현재 상황은 언론의 위기이자 동창회, 나아가 서울대의 위기라고 생각한다”며 “관악언론인회․서울대․서울대총동창회가 모교 언론인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섭(사회사업66-70) 본회 회장은 “언론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차원에서 취임 첫해 서울대 언론인 대상 상금을 두 배로 늘렸다. 관악언론인회 회원들이 학교에 방문해 후배 재학생들에게 언론의 역할에 대해 홍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교 여자축구부의 전국대학여자축구대회 ‘샤컵’ 우승, 모교 학군단의 최우수학군단 선정 등 기분 좋은 소식을 전했다.
이희범(전자공학67-71) 본회 명예회장은 건배사에서 “제가 동창회장 재임 때 가장 잘한 일이 후임을 잘 뽑은 일”이라며 “덕분에 명예회장으로서 여러분 앞에서 건배사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본회 회장 재임 시절 서울대 동문 언론인 대상 수상자에 선정된 신동욱(경영84-88) 국회의원을 향해 “시상식에 참석하려고 이동하는 차 안에서 안절부절하다 결국 참석 못 하고 행사가 끝났었다”며 미안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이날 행사에 이형균(정치59-64) 한국기자협회 고문과 문창극(정치68-72)․김진국(정치78-85)․이강덕(정치82-88)․고정애(제약87-91) 등 역대 수상자를 비롯한 동문 80여 명이 참석했다.
나경태 기자
수상 소감
“회의감 속에서 언론인 역할 일깨워준 상”
박제균 전 동아일보 논설주간 상무
제가 단상에는 많이 서봤는데 오늘 특별히 긴장이 됩니다. 왜냐면 집에서 맨날 ‘당신은 말을 못 해’ 지적하는 아내가 여기서 저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망하지만 제가 관훈클럽 총무도 하고 관악언론인회 회장도 했는데 항상 말을 못 한다고 기를 죽이는 거예요(웃음). 오늘 이렇게 영예로운 큰 상을 주셔서 집에서 제가 기를 펴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박 민 회장님을 비롯한 관악언론인회, 김종섭 회장님을 비롯한 서울대총동창회, 윤영호 부총장님과 서울대 관계자분들, 무엇보다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내빈 여러분과 동아일보 후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외람되게도 제가 20년 가까이 동아일보에서 감히 칼럼이란 걸 썼습니다. 더 쓸 수도 있었지만, 회의감이 많이 들어 칼럼 집필을 멈췄습니다. 긴 시간 칼럼을 통해서 온갖 바른말은 다했는데 왜 한국 정치는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가, 내가 그동안 한 것은 무엇인가, 언론인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그런 회의감이었습니다.
오늘의 이 상이 제게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그래도 언론인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이만큼이라도 버티는 것은 언론인에게 유일한 보상입니다. 명예마저 뺏긴 채 오늘도 현장에서 데스크에서 쪼이고 쪼고, 그런 관악 출신 언론인들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끝으로 저를 믿고 고생한 아내 이효영 여사께 수고했다는 말씀드립니다.
“내가 틀렸나 돌아보는 게 언론인의 반듯함”
방문신 SBS 사장·한국방송협회장
영광스럽습니다. 서울대 언론인 대상이라는 큰 상의 수상자로 제 이름이 기록되는 것에 대한 중압감마저 느껴집니다. 파리 올림픽 때 들었던 한 메달리스트의 인상적인 소감이 기억납니다. “메달은 한 사람의 힘만으로 이뤄진 게 아니다. 주위에서 도와준 분들의 땀과 노력이 함께 녹아있는 것이다”.
이번 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받는 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속사인 SBS는 물론이고 관훈클럽, 관악언론인회, 그 밖에 많은 언론인 모임에서 함께 만나 언론의 길을 고민해 왔던 모든 분들과 함께 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잘하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가 되려고 했던 이유가 세상의 진실을 알고 싶었고, 그 진실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서였습니다. 그 기자 생활을 시작한 지 35년이 흘렀습니다. 확증편향과 정파성의 울타리가 더 공고해진 시대, 심지어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는 이른바 탈진실주의라는 해괴한 이론까지 등장한 시대가 됐지만 진실 찾기는 변함없는 언론의 숙명입니다. 파편의 뻥튀기는 쉬워도 총체적 진실 찾기는 더욱 어려워진 시대입니다.
옳음을 독점하겠다는 허세 대신에 내가 틀린 것은 없는지, 미처 살피지 못한 것은 없는지 되돌아보는 데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그런 겸허함이 우리 언론을 존중받게 만들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것이 언론의 진정한 반듯함이고 제가 이른바 ‘뒷것’으로서 끝까지 챙겨야 할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작은 마중물의 마음가짐으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