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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호 2019년 5월] 뉴스 단대 및 기과 소식

서울대언론인대상에 김효순·관언회 새 회장에 김창균

한겨레 편집국장·편집인 역임 “언론인 외길, 품격 있는 논평

사진 왼쪽부터 신수정 본회 회장, 서울대 언론인 대상 수상자 김효순 동문 부부(왼쪽 부인 김정안 동문), 이용식 관악언론인회 회장, 오세정 모교 총장.



서울대언론인대상에 김효순·관언회 새 회장에 김창균

한겨레 편집국장·편집인 역임
“언론인 외길, 품격 있는 논평”

지난 4월 24일 관악언론인회(회장 이용식)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16회 서울대 언론인 대상 시상식에서 김효순(정치70-74) 전 한겨레신문 편집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상금은 1000만원.

김 동문은 1979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했다. 한겨레신문 창간에 참여해 도쿄특파원, 논설위원, 편집국장, 편집인 등을 역임했다. 특파원 경험을 토대로 현직 시절부터 일본에 관한 책을 썼고 2012년 정년퇴임 후에도 일제 침략사와 재일동포 간첩단 사건 피해자 등을 다룬 책을 내며 역사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조명했다. 이 공로로 2015년 리영희 상을 받았다.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김효순 칼럼’ 등은 모교 졸업 직후 ‘민청학련’ 사건으로 4년여간 옥고를 치렀음에도 적대적이거나 감정적인 비판으로 흐르지 않았다는 평을 받는다. 현재 포럼 ‘진실과 정의’ 공동대표와 4·9통일평화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김 동문은 선후배와 취재로 만난 인물 들의 일화를 주제로 소탈하면서 사람에 대한 애정이 돋보이는 수상소감을 남겼다. 김 동문과 인연이 깊은 유인태(사회68-74) 국회 사무총장과 원혜영(역사교육71-96) 국회의원이 참석해 축하를 건넸다.



수상소감


“한국 기자들의 조로증 극복하겠다”




김효순

정치70-74 전 한겨레신문 편집인


수상 이유를 설명하면서 여러 가지 좋은 얘길 해주셨는데 사실 황송합니다. 한겨레신문에서 주로 폼 잡는, 목에 힘주는 일만 주로 했습니다. 도쿄특파원 당시에는 정말 열심히 기사를 썼습니다. 2007년부터 대기자라는 걸 하는데 한겨레에서도 처음이고 저보고 무슨 일을 하라고 지시하는 사람도 없고 매뉴얼도 당연히 없었습니다. 젊은 기자들이 바빠서 하려 해도 못 하는 것이나 해야겠단 생각이 있었습니다. 현장에 뛰어들어봤자 팔팔한 젊은 기자들을 당하겠습니까. 그렇게 해서 몇 가지 역사 관련 책을 냈습니다. 그걸 나름대로 평가 해주신 분들이 있어서 아마 이런 수상까지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출판사 편집자도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책을 만드는 것이 소원인데, 그런 책을 내게 돼서 고맙다고 하더군요.


2010년 한일병합 100주년 당시 현역에 있었고 자원해서 일 많이 했습니다. 그때 일본의 양심적인 연로한 학자, 연구자들을 여러 분 만났는데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두 분이 있습니다. 야마다 쇼지라는 사람인데 관동대지진의 조선인 학살을 꾸준히 연구하고 군국주의 시대 일본 군부나 정치인의 책임도 엄중히 추궁했습니다. 아주 꼬장꼬장한 딸깍발이입니다. 제가 뵀을 때 80이었는데 이제 회고록이라도 쓰셔야 되는 것 아닙니까 물어보니 이분이 ‘앞으로 한 10년은 살 것 같고 지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게 5년’이라며 5년 동안 쓸 책 명단을 쭉 얘기하더군요. 저로선 충격을 받았습니다. 또 한 분은 미야타 세츠코, 일본에서 한국사를 연구하십니다. 이분도 제가 회고록 얘길 하니까 ‘아직도 자료정리 할 게 많다. 현재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학자들이 보고 연구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드는 게 자기의 소명’이란 말을 하더군요.


사실 한국에서 그런 얘기 하는 사람 드뭅니다. 우리 기자들도 조로증이 많은데 한 40 중반만 되면 잘 안 씁니다. 그래서 저는 그 얘기가 굉장히 제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습니다. 가능한 한 그분들 삶에 다가서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순박하고 신실한 친구’ 줄이은 덕담 


시상식 후에도 수상자의 인품을 보여주는 선후배 동문들의 일화와 덕담이 이어졌다. 이용식 회장은 “김 선배님은 민청학련 사건을 졸업한 직후 겪어 학생이 아닌 일반인으로 더 오래 형을 사신 것으로 안다. 오늘이 정확히 민청학련 사건 45주년이 되기에 더 뜻깊다”고 운을 뗐다. “그런데도 언론인 생활을 하는 동안 한번도 그런 티를 낸 적이 없다. 비판하는 글을 쓸 때나, 특정인을 지지하는 글을 쓸 때나 항상 품격을 지켰다. 논평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으면서 김 선배님처럼 논평하고 글 쓰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매일같이 실감한다”며 존경을 표했다. 


민청학련 사건으로 김 동문과 함께 옥고를 치른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특유의 입담으로 엄혹한 시절에 맺은 인연을 전했다. “민청학련 때 저 친구(김효순 동문)는 곧 군대 가야 하니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자기 딴에는 농성할 때 후배들이 노래를 모를까봐 선배들에게 배운 노래를 가르쳐준 걸로 징역 4년 4개월을 살았다. 




나와 같은 날 석방됐다”고 추억했다. 유 동문은 “국회가 모처럼 활력을 찾아서 경황이 없는데 해가 서쪽에서 뜨는 일이 벌어진다고 해서 왔다”는 농담으로 좌중에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김 동문의 학과 선배인 문창극(정치68-72) 명예회장도 “김 편집인과는 노선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대학때 친하게 지냈다”며 “그렇게 순박할 수가 없었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고, 정치의 좌우와 진보·보수를 떠나 정말로 신실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역시 민청학련 세대인 원혜영 국회의원은 “언론인 출신이 현장 감각이 있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관위원에 김효순 기자를 추천했는데 본인이 고사하더라”는 일화를 언급했다. 원 동문은 “언론인 출신으로서 그런 직을 맡는 것이 온당한가 하는 고민이 컸던 것으로 이해했다. 그런 부분을 잘 평가해 명예로운 상을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 관계기사 김창균 신임 관악언론인회 회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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