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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6호 2024년 7월] 오피니언 동문칼럼

폭염, 기후위기 대응전략은 필수

김 호 (계산통계84-88) 모교 보건대학원 교수, 지속가능발전연구소 소장

논단

폭염
, 기후위기 대응전략은 필수


김 호 (계산통계84-88)

모교 보건대학원 교수

지속가능발전연구소 소장

 

시골 사는 고령층 가장 취약

노동생산성 하락 경제피해도

 

전 지구적으로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최근 몇 년간 우리는 폭염의 영향을 더욱 자주, 더욱 강하게 경험하고 있다. 폭염은 단순히 불편함을 초래하는 것을 넘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폭염의 강도와 지속일수, 그리고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폭염이 건강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온 상승은 단순히 평균 기온의 변화뿐만 아니라 극한 기후 현상의 빈도와 강도의 증가를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고령자, 어린이,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에게 치명적이다. 폭염은 이들 취약계층에게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폭염이 계속될 경우 전 세계적으로 열사병·열탈진·열경련 등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폭염일수에 따른 온열질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폭염은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폭염으로 인해 병원에 응급실 환자가 급증함으로써 의료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으며, 이는 의료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을 방해하고, 궁극적으로는 의료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기후변화는 상호작용하며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인구노령화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는 의료 시스템, 경제 및 사회 구조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 노령 인구는 젊은 인구보다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관절염 등 다양한 만성 질환의 유병률이 높아 의료 자원에 큰 부담을 준다. 노인 인구의 증가는 전체적인 건강 관리 비용을 증가시키며, 이는 의료 시스템과 사회 복지 시스템에 큰 부담이 된다. 노인들은 더 빈번한 의료 서비스와 장기 요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료 비용이 증가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되기 쉬우며, 이는 우울증, 불안 등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가족 구조의 변화와 지역사회 지원 시스템의 부족은 이러한 문제를 더욱 심화시킨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지방이 점차 쇠퇴하는 현상도 주목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노인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 위험과 지방소멸화로 인한 의료 서비스 접근성 저하에 동시에 노출될 것이다. 이는 의료시스템에 이중, 삼중의 부담을 준다.

폭염으로 인한 노동생산성의 하락과 경제적 피해도 무시할 수 없다. 폭염 경보가 발령되면 공사 중단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며, 이는 다양한 분야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피해는 특히 인프라 상황이 열악한 저개발 국가에서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각 지역의 기후 조건에 맞는 적응 전략을 수립하고, 폭염 경보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폭염 시기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적절한 휴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는 홍보 및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학교, 직장, 지역사회에서의 교육 프로그램이 강화되어야 한다. 폭염이 예상될 때는 각 개인들은 적절한 건강 관리 지침에 따라야 하며, 사회적으로는 의료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폭염 기간 동안 취약계층을 위한 특별한 보건의료 및 복지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도심의 열섬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녹지 공간을 확충하고,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등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질병관리청에서 운영 중인 온열질환 관리 체계를 더욱 고도화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각종 데이터 분석을 통해 폭염 취약 지역을 파악하고, 해당 지역에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일상에 직면한 현실이다. 폭염으로 인한 건강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 지역사회, 국가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행동과 정책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폭염과 온열질환에 대한 대책 마련은 단기적인 문제 해결을 넘어서 장기적인 기후 변화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미래 세대가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 당장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기후위기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 관망자가 아닌, 적극적인 참여자이자 해결책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