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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호 2024년 3월] 뉴스 모교소식

종이 쇼핑백에 5000만원 들고 찾아왔다


종이 쇼핑백에 5000만원 들고 찾아왔다


익명의 시민, 예우 거부하며
“이런 것 아껴 더 많은 학생 지원”


최근 발전재단에 익명으로 5000만원을 기부한 80대 여성 기부자의 얘기가 모교 소식지 ‘서울대 사람들’을 통해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직접 관악캠퍼스 발전재단 사무실을 방문한 이 기부자는 5만원짜리 신권이 가득 든 쇼핑백을 건네며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서울대 학생들에게 기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1943년생인 기부자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이어가지 못한 동시대 사람들을 보며 “20대 때부터 어려운 학생을 돕고 싶었다”고 했다. 그 목적을 이루려 평생 근검절약해 돈을 모았고, 특별한 연고는 없지만 서울대에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는 서울대에서 돈이 부족해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기부 당일 은행에서 거액의 기부금을 인출하다가 보이스피싱 피해자로 오해받아 경찰에 기부금임을 설명해야 했고, 초행길인 캠퍼스에서 헤매다 학생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기부자는 “가족도 모르게 기부한 것”이라며 기념품과 초청 행사 등 기부자 예우를 한사코 사양한 채 이름조차 알리지 않고 떠났다. 기부자는 “이런 것들을 아껴서 더 많은 학생에게 지원해달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월엔 김종섭 본회 회장과 신수정 고문이 각각 1억원을 모교에 기부했다. 김종섭 회장은 ‘SNU 커먼즈(Commons) 기금’ 1억원을 쾌척했다. SNU 커먼즈는 모교가 관악캠퍼스 문화관-학생회관-대학 본부 사이에 조성하려는 공간으로, 배움과 소통, 문화 기능이 집중된 교육 혁신의 중심지다.

신수정 고문은 2021년에 이어 음악대학 시설 리모델링 기금 1억원을 추가 기부했다. 음악대학은 노후한 예술관(54동·55동)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음대 학장을 역임하고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맡고 있는 신 고문은 2001년부터 후학을 위해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김종섭 본회 회장(오른쪽)과 유홍림 총장.


신수정 본회 고문(오른쪽)과 유홍림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