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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호 2024년 3월] 오피니언 동문칼럼

우주는 안보·산업 영역이다

곽신웅 국방우주학회 회장

우주는 안보·산업 영역이다


곽신웅
기계공학83-87
국방우주학회 회장
국민대 기계공학부 교수



‘New Space’는 한마디로 ‘Money’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초연결, IoT에 Deep Learning AI, Chat GPT에 더하여 인공지능 SORA, 양자통신·양자컴퓨터 등이 정신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면서, 거의 동시에 New Space라는 새로운 공간적 변화를 수반하는 5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모든 기기의 위치와 시각을 동기화하는 GPS는 모든 연결의 기본이며 여기서 더 나아가 저궤도 위성통신체계로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북한 전역에 실시간 전역 감시

안보 측면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에서 저궤도 군집 위성통신과 저렴한 드론의 역할에서 새로운 시대의 등장을 보고 있다.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는 저궤도 군집 위성통신이 없으면 불가능 하다. GPS와 저궤도 위성통신이 안보 측면에서나 경제 측면에서나 초연결의 기준이 되어 가고 있다는 의미이다.

한편, 우주 분야에서 내수시장이 작은 대한민국은, 반면에 매우 강한 안보 수요를 가지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우주 산업을 키워 나아가야 한다. 우주는 더 이상 연구개발의 영역이 아니고 안보와 산업의 영역이다.

북한이 2024년 들어, 다양한 제원의 탄도 및 순항 미사일을 잠수함 등 다양한 장소에서 발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마하5 이상의 속도를 내는 고체기반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까지 개발하였다. 평양 중심부에서 서울 용산까지 대략 200km 정도 거리인데 속도만 계산하면 1분 정도에, 최소한의 기립시간과 가속 및 회피 기동을 포함하더라도 3분이면 도달한다. 조기경보위성을 사용해도 3분 안에 확인하고 요격하는 시스템은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없다.

더 이상 몇 기의 초고해상도의 위성으로 특정 타켓을 확인하고 결심하고 타격하는 킬체인 전략은 무력해졌다. 이제는 전역 감시를 통하여 24시간 거의 실시간으로 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어야 하며, 징후만 보여도 타격해야 한다. 현재 국내의 위성 및 발사체 제작 기술로는 어려운데, 저궤도 군집 통신위성(미국의 StarLink와 중국의 G60) 기준 동일 성능의 위성 제작 단가가 우리의 100분의 1이다.

초고해상도만 좋아할 때가 아니고 중고해상도에서 현재 위성제작 단가를 최소한 10분의 1~30분의 1 정도라도 낮추어야 한다.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이 저속의 하마스 로켓들을 잘해야 90% 요격하였는데 이번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보면 로켓조차도 대량 발사 시 요격률이 50% 미만이었으며,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 이전에 중속의 중거리 탄도탄조차도 100% 완벽하게 요격할 수는 없다. 한 발만 용산에 떨어져도 우리 지휘부가 무력화되는 핵탄두를 가진 북한에 대응하려면 전역 감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 육성

이제라도 저궤도 위성 기반 실시간 전역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모든 종류의 탄도탄·미사일뿐만 아니라 군부대들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대응할 수가 있다. 그리고 선결 조건은 중고해상도 SAR 위성 양산 가격을 최소 10분의 1~30분의 1 정도로 낮추는 일이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우주 사업을 2가지 꼽으라면, 첫 번째로는 안보 측면에서는 위성 기반 북한 전역 실시간 감시 시스템 구축사업이며, 두 번째로는 우주 산업 측면에서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을 육성하는 사업이다. 물론 군용 저궤도 위성 통신망을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 그럼 2가지 사업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대량의 저궤도 위성 체계를 저렴한 가격으로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는 대량 위성 제조 및 생산 혁신 기술이다. 초소형 등 위성의 크기를 줄이거나 능력을 낮추는 방향이 아니라 위성 자체를 싸게 만드는 기술이어야 한다.

이미 StarLink와 G60은 갖추었고, OneWeb은 조금 부족한 양산 기술을 가지고 있다. 당장 빠르게 위성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제부터라도 kg당 위성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항우연, ADD 등 국책연구소도 이런 기술은 없으니 기업들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우주항공청이 우주산업 주도

필자가 우주 산업과 우주 안보만 강조한다고 서운해하실 수도 있겠지만, 길게 보면 튼튼한 안보를 구축하고 그 기초 위에 우주 산업을 확실하게 키운다면, 우주 경제가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증가되는 정부의 잉여 투자재원(투자재원 환수 및 우주 경제활동에서 걷어 들이는 세금)을 우주탐사·우주과학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어 낼 수 있게 된다.

일론 머스크도 Teslar와 Space X, StarLink, Neural-Link 사업을 키워서 돈을 벌고 그 돈을 화성 탐사에 투자하겠다고 하고 있다는 것에서 시사점을 찾았으면 한다. 돈이 되어야 우수 인력도 모인다. 사명감만으로 우수 인재를 우주로 모을 수는 없다.

2024년, 우주항공청이 개청을 한다. 연구기관인 국책연구소가 New Space의 선봉이 될 수는 없으며, 민간이 앞장서서 나가야 한다.

우주 산업을 육성하려면, 더군다나 글로벌 시장 10% 달성을 목표로 한다면 더더욱, 1970~1980년대 정부 주도로 경제성장을 해왔듯이, 우주항공청이 직접 우주 산업 육성을 절대적으로 드라이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