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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호 2022년 12월] 오피니언 학생기자의 소리

재학생의 소리: 보이지 않는 간극

김아영 국문21입  대학신문 71대 취재부장
재학생의 소리

보이지 않는 간극
 

김아영
국문21입 
대학신문 71대 취재부장


21학번으로 서울대에 처음 들어왔을 때 학교는 한산했다. 2022년이 마무리돼 가는 지금, 학교는 내가 꿈꿔왔던 그 대학 생활 같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공백은 아직 완전히 메꿔지지 못했나 보다. 2년이라는 단절은 학내에 보이지 않는 간극을 만들어 냈다. 

첫 번째 간극은 학우들 간에 생겼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부터 비대면 수업이 시작됐다. 그러며 이전의 학교를 아는 학우들과 그러지 못한 학우 사이에 통용되는 ‘대학 생활’이 달라졌다. 19학번 이전에게 당연했던 것들이 20학번 이후에는 전해지지 못했다. 새내기 새로 배움터나 MT 등 대학 문화를 배우고 소속감을 느낄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같은 경험을 향유하지 못하다 보니 서로 간의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이로 인해 충돌이 빚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이른바 ‘코로나19 학번’들의 수업 태도, 언행 등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글이 여럿 게시됐고, 댓글에는 이에 관한 언쟁이 오갔다.

학교와 학생들 간에도 간극이 생겼다. 2022년 한 해에는 두 번의 총학생회(총학) 선거, 4년마다 돌아오는 총장 선출 등 학교의 미래를 바꾸는 큰 행사들이 열렸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참여도는 이전보다 현저히 떨어졌다. 제62대 총학 선거는 5번 만의 재선거 끝에 겨우 성사됐고, 이번 제63대 총학 선거는 경선으로 치러졌음에도 연장투표 마지막 날에서야 50%의 투표율을 넘길 수 있었다. 학생 참여를 늘린 이번 제28대 총장 선출 과정에서 학생 정책평가단의 수는 이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더 이상 학생들이 학교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은 꽤나 마음 아픈 현실이다. 

이러한 간극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벌써 대면으로의 전환이 1년 지난 시점에서, 이 같은 현상을 단순히 코로나19로 인한 당연한 현상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다. 올해 1년이 마이너스에 있던 학교가 다시 0으로 회복하는 ‘정상화’의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플러스를 향해갈 때다. 대학의 간극이 메꿔지고 더욱 연결이 강화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