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536호 2022년 11월] 뉴스 기획

1조원 규모 카카오 데이터센터 들어온다

시흥캠퍼스 착공 5주년

시흥캠퍼스 조감도.


1조원 규모 카카오 데이터센터 들어온다
 
 시흥캠퍼스 착공 5주년 
 
800병상 모교 병원 착공 앞둬
치과병원과 의료 콤플렉스


10월 15일 카카오톡이 멈췄다. 판교 소재 데이터센터에 불이 났기 때문이다. 메신저부터 결제·송금·쇼핑·택시·음악감상까지 먹통이 된 카카오 서비스의 여파로 전 국민이 엿새 동안 불편을 겪었다. 데이터센터를 이원화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모교 시흥캠퍼스에 추진 중인 카카오데이터센터 건립을 몇 년 앞서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이용자의 혼란을 막을 수 있었을뿐더러 산학협력의 좋은 예로 호평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오는 12월 7일 착공 5주년을 맞는 시흥캠퍼스를 11월 9일 둘러보고 김규홍 본부장과 만나 인터뷰했다.
 
1단계 완료 캠퍼스 기반시설 갖춰
시흥캠퍼스는 세계 10위권 대학으로의 도약을 위한 12개 핵심과제 중 ‘글로벌 리더십 캠퍼스 조성’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총 부지 20만608평(66만2009㎡)으로 관악캠퍼스 124만4967평(410만8394㎡)의 약 6분의 1 규모다. 인천국제공항, 시화산업단지, 삼성 바이오로직스 클러스터 등이 인접해 모교의 세계화, 산학협력, 연구개발에 최적화된 입지로 꼽힌다. 현재 1단계 조성 사업을 마치고 2단계 종합계획을 수립 중이다.

김규홍 본부장은 2020년 완료된 1단계 사업을 ‘시흥캠퍼스 완공을 위한 기반시설의 구축’이라고 평가했다. 

2018년 서울대 대우조선해양 시험수조를 시작으로 2020년 교육협력동 및 연수동, 미래모빌리티 연구동, 지능형무인이동체 연구동, 교직원 주택 및 대학원생 기숙사가 차례로 완공됨으로써 대학의 기본 기능인 교육 공간과 교직원 및 대학원생이 생활할 수 있는 거주 공간을 마련했다는 뜻.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분야로 꼽히는 자율주행차, 자율 선박, 드론 등 무인이동체 관련 연구와 실험 시설을 구축함으로써 미래 학문 연구를 위한 기반을 닦았다”고 말했다. 

2020년부터 2년 동안 운행한 자율주행차 시범서비스 사업인 ‘마중’은 자율주행차 관련 데이터 축적과 기술 개선은 물론 시흥시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함으로써 시흥캠퍼스에 대한 지역사회의 지지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금은 지상뿐 아니라 바다와 하늘에서 기동하는 무인이동체까지 연계해 협업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육해공을 아우른 무인이동체 협업 기술을 개발하고 실험할 수 있는 곳은 서울대 시흥캠퍼스가 전국에서는 물론 세계에서도 유일하다. 캠퍼스 안에 자율주행 시험 트랙이 있고, 가까운 서해상에서 자율선박을 실험할 수 있으며, 캠퍼스를 비롯한 인근 서해 상공에 드론을 띄울 수도 있다.

이러한 특장점을 살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원한 원천기술을 시흥캠퍼스가 전국 13개 대학의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있다. 일단 온라인으로 시작했지만, 오프라인 교육도 불가능하진 않다. 263개실 규모의 연수원을 갖춰 방학 땐 시흥캠퍼스에 함께 모여 공부할 수도 있다.

시흥캠퍼스 연수원은 1000명 수용 규모의 컨벤션센터와 다양한 형태의 강의실을 갖춰 캠퍼스 내 국제컨퍼런스, 학회, 교육연구 연계 행사에 필요한 공간 수요를 알맞게 충족시키고 있다.

2017년 착공 후 5년 동안 완공된 시흥캠퍼스 1차 조성 단계의 건축물들. 2차 조성 단계에선 시흥배곧서울대병원 및 시흥서울대치과병원을 비롯해 카카오데이터센터, 스포츠 클러스터, 글로벌 R&D 동 등이 설립된다. 사진=모교 시흥캠퍼스


유니콘 10개, 강소기업 100개 육성
시흥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의 주요 과제는 △배곧서울대병원(이하 배곧병원) 및 시흥서울대치과병원(이하 치과병원) 건립 △창업 및 산학협력 생태계 조성 △스포츠 클러스터 조성 등이다. 

시흥은 응급한 상황에서 발생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상급 의료시설이 없을뿐더러 경기도 내에서도 의료시설이 열악한 편이다. 지역주민의 상급 의료시설에 대한 수요가 크기 때문에 시흥에서 가장 원하는 사업도 병원 건립이다. 

배곧병원은 대지면적 3만6500평(12만433㎡) 규모로 총 800병상을 갖출 예정이며 의사직 308명, 간호직 714명 등 인력이 충원된다. 특화 진료부문으로 ‘뇌인지바이오 특화센터’를 건립한다. 배곧병원과 나란히 건설되는 치과병원은 2250평(7446㎡) 규모로 유닛체어 125대에 의사직 38명, 치위생사 45명 등이 충원된다. 치과의료 소외계층을 위한 안전망 역할을 하는 동시에 중증 및 희귀 난치성 질환자 치료도 병행할 계획이다. 
배곧병원 및 치과병원에 축적되는 임상데이터는 의료바이오 특화 융복합 연구단지 및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활용될 계획이다. 배곧병원 및 치과병원의 교육·연구·임상과 연계해 창업 및 산학을 활성화겠다는 뜻. 

시흥캠퍼스를 중심으로 한 의료바이오헬스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자연대, 간호대, 공대, 농생대, 수의대, 약대, 의대, 보건대학원, 치의학대학원 등 7개 단과대학과 2개 대학원이 참여한다. 종합대학으로서 모교가 가진 특장점을 십분 활용하는 셈. 시흥캠퍼스는 2050년까지 10개 유니콘 기업, 100개 강소기업, 1000명 스타트업 CEO 육성을 목표로 하는 ‘10-100-1000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그 전략으로 ‘창업 지원 시스템(LTS 4단계)’을 제시했다.
 
스타트업 단계 따른 창업 지원 
시작은 0단계 Let Them Seed, 1단계 Let Them Start, 2단계 Let Them Survive, 3단계 Let Them Succeed로 마무리된다. 0단계에선 창업에 관심 있는 잠재적 창업자를 대상으로 시흥캠퍼스 내 창업보육센터에서 창업 아이디어 및 수요를 발굴하도록 지원하고, 1단계에선 기술 창업자나 창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보유 특허 및 기술 상업화를 추진함으로써 창업을 지원한다.

2단계에선 사업성 검증이나 보완이 필요한 기업가를 대상으로 영속적 사업화 기반의 구축을 지원하고, 3단계에선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사업모델을 대상으로 성공한 벤처기업으로서 스핀오프 시킨다.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시흥캠퍼스 부지를 비롯해 시흥시 내 유휴부지를 제공함으로써 우수 기업의 지역사회 정착을 도모할 계획이다. 

최근 화재로 인해 이슈가 된 카카오데이터센터도 창업·산학협력 연구단지 내 조성될 계획이다. 약 7200평(2만3800㎡) 부지에 100MW급, 9000억원 규모로 지어져 카카오를 중심으로 한 데이터 기반 산업체 유치와 산학협력 연구 활성화를 도모한다. 

카카오와의 협력으로 교내 창업 또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인허가 등 사전 행정 절차 상의 협의가 마무리 되면 내년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착공은 이르면 2024년, 완공은 2027년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나경태 기자

▷ 관계기사 김규홍 시흥캠퍼스 본부장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