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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호 2021년 10월] 뉴스 기획

대면 수업 시작, 활기 도는 캠퍼스

오세정 모교 총장 강한 의지 10월 18일부터 전면적 확대

10월 5일 관악캠퍼스 71-1동 체육관에서 모교 재학생들이 이번 학기 첫 배드민턴 실기수업을 하고 있다. 수업뿐 아니라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에서도 만전을 기했다. 모교는 지난 3학기 동안 실험 실습 실기가 반드시 필요한 교과목에 한해 제한적 대면수업을 해왔으나 10월 17일까지 대면 수업 이행 및 전화기를 거쳐 같은 달 18일부터 일반 교과목에도 대면 수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대면 수업 시작, 활기 도는 캠퍼스

오세정 모교 총장 강한 의지
10월 18일부터 전면적 확대


모교가 10월부터 대면 수업으로 전환한다. 17일까진 점진적 이행 및 준비기를 갖고, 18일부터 각 단과대학 및 대학원별 가용자원 범위 내에서 대면 수업을 확대 실시한다. 애초엔 이번 2학기부터 대면 수업을 대폭 늘리려 했으나, 개강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상향이 맞물리면서 9월 한 달 동안 비대면 수업 기조를 유지했었다.

10월 7일 현재 거리두기 4단계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대면 수업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 70% 달성이 있다. 감염자 1명이 대개 3명에게 바이러스를 감염시킨다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특정 집단에서 3명 중 2명(약 66%) 이상이 면역력을 가졌을 경우, 바이러스가 감염시킬 다른 대상을 찾지 못하고 소멸 또는 억제될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와 세계보건기구가 특정 집단 구성원 중 70%에게 면역항체가 생겼을 때 집단면역이 달성된 것으로 보는 근거다.

6월 24일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의 대면활동 단계적 확대 방안’ 또한 우리 국민 70%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하는 시기를 기점으로 전과 후를 나눠, 이전까진 실험·실습·실기 수업 및 소규모 수업을 중심으로 대면 수업을 늘리고, 이후부턴 이론 수업에서도 대면 수업을 확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9월 18일 백신 1차 접종률이 70%를 넘었고 10월 15일 0시 기준으로 78.4%(총 4024만 2429명)를 기록했다. 접종 완료율도 62.5%(총 3208만 3888명)를 넘어섰다. 여건은 갖춰진 셈이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10월 14일 기준으로 100일 연속 일일 확진자 수가 네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각종 변이 바이러스까지 등장했기 때문이다.

오세정 모교 총장은 6월 14일 학부모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대학은 교수, 동료, 선후배 등 새로운 지적 동반자와 교류와 토론이 이뤄지는 공간”이라며 “등교 제한으로 진정한 대학 생활을 체험하지 못한 채 사회에 진출한다면 대학은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면 수업 확대에 대한 지지와 협조를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석달 후 추석 연휴를 앞둔 9월 15일엔 학내 구성원에게 재차 서신을 보내 학교의 다양한 바이러스 대응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관악캠퍼스 박물관 주차장에 추가 설치된 교내 코로나19 분자진단 검사소. 서울대학교 앱에서 예약하거나 현장에서 접수 후 검사받을 수 있다. 자연대 25-1동, 공대 301동까지 3곳 설치됐다.


유동인구 분산이 핵심…토요일 수업·밤 11시 끝나는 수업도

서울대는 대면 수업 전환 중

QR 코드로 인원밀집도 체크
특정 공간에 인구 쏠림 방지

코로나 검사소 3곳으로 늘려
선제적 대처 조기 차단 기대

지난 4월 도입한 ‘교내 코로나19 분자진단 검사소’가 대표적이다. 검체 채취에서 결과 통보까지 두 시간이면 가능해 무증상 경증 확진자의 바이러스 전파를 미연에 차단할 수 있는 방어 역량으로 꼽힌다. 자연대 25-1동, 공대 301동, 박물관 70동 주차장에 설치돼 하루에 총 3600여 건의 검사가 가능하다. 4월 26일부터 9월 10일까지 누적 검사 건수 1만5000여 건을 기록했으며, 이중 양성 반응을 확인해 보건소의 정식 선별검사를 거쳐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가 33건, 신속검사에서 약한 양성 반응을 보인 후 당일 보건소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재검을 통해 최종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도 3건 있다. 검사의 신뢰성을 입증한 셈이다. 대면 수업 수강생들에게 적극 권장되나, 유증상자는 이용할 수 없다. 학교는 또 토요일과 이른 아침, 늦은 밤 시간대에 수업을 편성하고 강의 공간을 고르게 분산시키는 등 교내 인구 분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학기 대면수업 2129개 37.6%
7월 14일 학생공지 게시판에 업로드된 ‘2021학년도 2학기 수업 운영안내’에 따르면 토요일에 수업이 있는 교과목은 총 54개. 그중 대면 수업이 18개, 대면과 비대면을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수업’이 22개로 나타났다. 주말에도 일부 학생과 교수는 학교에 나와 수업을 하는 것이다. 수업시간도 이전엔 50분 수업 기준으로 18시 50분에 끝나는 10교시가 마지막 교시였으나, 20시·21시·22시·23시에 종료되는 수업 시간대가 신설됐다. 가장 늦게 끝나는 수업은 법학전문대학원 ‘형사재판실무’ 목요일 수업으로 19시에 시작해 23시에 끝난다. 첫 교시도 오전 8시에서 7시로 당겨졌다. 치의학대학원 수업 ‘두개악안면외상학’이 월요일,‘턱관절질환과 안면비대칭의 치료’가 수요일 오전 7시에 시작한다.

강의실 내 거리두기는 사회적 거리두기 1~4단계에 연동된 교육부 강의실 방역 관리 지침에 따른다. 이전 거리두기 4단계에선 실험·실습·실기 등 과목 이수를 위해 반드시 대면 수업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비대면 수업을 해야 했지만, 최근 지침에선 4단계가 3단계와 묶여 좌석 두 칸을 띄우거나 2·3단계와 묶여 시설 면적 6㎡ 당 1명으로 제한하는 등 4단계서도 대면 수업이 가능하도록 조정해 눈길을 끈다. <표 참조>

교내 인구 분산과 관련해 모교는 특정 공간에 사람이 몰리지 않도록 교내 밀집도 정보 시스템을 개발해 ‘서울대 캠퍼스 맵’ 앱에 탑재시켰다. ‘서울대학교’ 앱을 열고 QR스캔을 터치, 칸막이나 좌석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면 강의실은 1시간, 식당은 15분 단위로 특정 건물, 특정 좌석의 좌표가 집계된다. 이렇게 집계된 위치 정보는 서울대 캠퍼스 맵의 ‘건물밀집도’ 메뉴를 통해 특정 공간의 밀집도를 녹색(강의실 30% 미만·식당 60% 미만), 노란색(강의실 30% 이상 50% 미만·식당 60% 이상 80% 미만), 빨간색(강의실 50% 이상·식당 80% 이상)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교내 식당 이용객의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운영시간 연장과 포장판매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식사 시간에 제한 없이 라면을 비롯한 분식을 제공하거나 포장된 음식을 가지고 개방된 공간에서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4세대 동형암호 기술을 이용해 개인정보 노출 없이 확진자의 동선과 본인의 동선을 비교 확인할 수 있는 ‘코로나 동선 안심이’ 앱은 천정희 모교 수리과학부 교수팀이 개발했다. 이 앱 내에 ‘서울대 코로나 동선 안심이’ 메뉴를 만들어 학교 구성원들로 하여금 교내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지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정교화된 위치 및 동선 정보를 통해 혹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조치가 필요한 접촉자만 세밀하게 걸러내는 등 수업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0월 3일 기준으로 최근 일주일 동안 닷새에 걸쳐 교내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하루 2명을 넘은 적이 없다. 지난 3학기 동안에도 여러 수업이 대면으로 진행됐지만, 수업을 통해 2차 감염이 발생한 일 또한 없다. 오 총장은 9월 15일 담화문에서 이는 “방역지침을 준수하면 대면 수업이 큰 위험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비정상’에 익숙해져 우리의 본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면 수업 전환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 이를 반영한 듯 이번 학기 대면 수업 비중은 눈에 띄게 늘었다.

2021학년도 2학기 수업 운영안내에 따르면 수업 형태가 공지된 5662개 강의 중 대면 수업이 2129개로 37.6%를 차지한 것이다. 이어 비대면 수업이 1681개로 29.6%, 대면과 비대면을 혼용하는 수업이 1238개 21.8%로 나타났다. 이는 총 5793개 강의 중 대면 1424개(25%), 비대면 4369개(75%)로 집계된 2020학년도 1학기나 총 5554개 강의 중 대면 1131개(20%), 비대면 4423개(80%)로 집계된 2020학년도 2학기에 비해 대면 수업 비중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정규 수업뿐 아니라 수업과 관련한 그룹 프로젝트 때도 마스크 착용 및 거리두기 준수 하에 대면 모임이 가능하다. 학교가 주관하는 공식적인 네트워크 활동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동아리 등 사적 친목 모임의 성격이 짙은 경우엔 현행 4단계 방역지침이 그대로 적용된다.



학생들 반응은 저마다 달라
학교의 대면 수업 전환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소속 단과대학의 학문적 성격이나 코로나19에 대한 인식 등에 따라 확연히 갈렸다. 인문대 20학번 박수연씨는 “두 달 반 남은 학기 중에 수업 형태를 바꾸는 건 학생들에게 큰 부담을 떠안기는 일”이라며 실험 실습이 없는 학과 특성 또한 감안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반면, 같은 학번 공대 길기진씨는 “대면 수업을 했을 때 확실히 교육 효과가 좋았다”며 불편이 없진 않겠지만, 대면 수업 전환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사회대 20학번 이윤진씨는 “지난 3학기 동안 대면 시험만 치렀을 뿐 대면 수업은 해보지 못했다”며 “제대로 된 대학 생활을 경험해본 적이 없어” 대면 수업 확대에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지방 학생들의 거처 마련이나 같은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 중 혹시라도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빚어질 차질에 대해 걱정했다.

지방 학생들의 거처 문제와 관련해 학교는 대학동 소재 생활형 주택 임대사업자 등과 협력할 방침이다. 학사과 최명선 행정관은 “코로나19로 인해 공실이 넘쳐나 두 달 반 동안만이라 해도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시흥캠퍼스 교육연수원 숙소를 관악캠퍼스 학부 재학생에게 제공하는 방안 또한 추진된다. 거처가 마련돼도 이삿짐을 싸고 옮기는 건 쉽지 않은 일. 점진적 이행 및 준비를 하는 이달 17일까진 사유서를 받고 출석을 인정해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대면 수업 중 교수나 학생 중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해당 수업은 즉시 비대면으로 전환되며 해당 강의실은 방역을 위해 임시 폐쇄된다.

교수자 또는 학생이 대면 수업 진행 중 밀접 접촉자로 통지받을 경우, 즉시 교수와 학생에게 알리고 선별검사소 PCR 검사를 시행,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단 교수자의 경우 수업 종료 후 검사를 받으며, 최소 2주간 비대면으로 수업해야 한다. 확진자 동향에 따라 대면으로 듣던 수업을 비대면으로 바꿔야 하는 학생 입장도 안타깝지만, 대면과 비대면 두 형태의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 교수자의 입장은 더욱 안타깝다. 두 형태의 수업을 모두 준비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곽금주(가정관리77-81) 심리학과 교수는 “저뿐 아니라 동료 교수들 모두 좋은 수업이 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며 “교수들 부담이 커지는 건 문제 될 게 아니”라고 말했다. 김연수 체육교육학과 교수도 수업 준비 부담보단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수업 시설의 부족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학과 특성상 비대면 수업을 받는 학생에게 대면 수업을 받은 학생만큼 수업 내용을 잘 전달하려면 관련 기자재와 이를 다룰 수 있는 테크닉이 필요한데, 이런 것들을 한 번에 갖추긴 힘들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강제성 없어 당분간 혼란 계속될 듯
임재준(의학88-94) 의학과 교수는 “기초의학실습 및 임상의학실습 등 대면 교육이 필수인 교과목은 작년 1학기부터 현재까지 죽 대면 수업을 해왔다”며 그 경험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등 방역지침을 잘 지킬 경우,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의대는 본부 방침에 발맞춰 10월부터 점진적으로 대면 수업을 확대, ‘국제의학의 이해’, ‘디지털 데이터 의학 개론’ 등 이론 수업도 대면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그러나 학교의 대면 수업 전환은 강제성 없이 교수와 학생의 뜻에 맡겨 아직까지 혼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경선 디자인학부 교수는 9월 27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면 수업을) 하긴 할 거라고 들었지만, 본격적으로 나오라고 듣진 못했기 때문에 10월 둘째 주까진 현재 상황을 유지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고, 사회대 20학번 이윤진씨도 9월 27일 “수강 과목 대부분이 50명 이내라 몇 과목 대면 수업 전환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했지만, 10월 5일이 될 때까지도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전했다.
나경태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연동 강의실 방역 관리 지침
*교육부 보도자료 2021.8.9

구분 1단계 2단계 3단계 4단계
좌석 있는 강의실 좌석 한 칸 띄우기(칸막이 있는 경우 제외) 좌석 두 칸 띄우기(칸막이 있는 경우 한 칸 띄우기)
좌석 없는 강의실(체육관, 무용실 등) 강의실 면적 41 강의실 면적 61
음악 계열 노래 부르기, 관악기 연주는 칸막이 안에서 실시
  • 이동식 좌석의 경우 좌석 한 칸(두 칸) 띄우기에 준하여 책상 간 거리두기 준수


대면 수업 관련 Q&A


Q 강의실 수용 가능 인원은 고정된 건지.
A 백신 접종 완료자 또는 72시간 내 PCR 검사 음성확인자는 강의실 수용 가능 인원을 기준으로 50%까지 추가 수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칸막이 있는 100석 규모의 강의실일 경우, 거리두기 3·4단계에서 수용 가능 인원은 50명이지만, 25명을 추가 수용할 수 있어 최대 75명이 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된다.

Q 대면 수업 참여가 어려운 경우 출석은 어떻게 되나.
A 원칙적으로 코로나19 관련 출석 인정 대상은 백신 접종자, 확진자, 접촉자, 유증상자, 체온 이상 귀가자 등이다. 다만, 지방 거주 학생의 경우 대면 수업 이행 기간 동안엔 사유서를 받고 가급적 출석 인정을 해주기를 교수자에게 권고하고 있다.

Q 대면 수업의 경우에도 하이브리드 수업(대면·비대면 수업의 혼용)을 해야 하나.
A 대면 수업 참여가 어려운 학생의 수업권 보장을 위해 하이브리드 수업을 권고하고 있다.

Q 강의계획서에 비대면 수업이라 적시했는데 대면 전환이 가능한지.
A 수강 학생들이 동의할 경우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