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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호 2021년 2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동문 유튜버 (13) 박일환 전 대법관 ‘차산선생법률상식’

친근하게 법 알려주는 전직 대법관

동문 유튜버 (13) ‘차산선생법률상식’ 박일환(법학69-73) 동문


친근하게 법 알려주는 전직 대법관




“유튜브 법률 채널에 ‘끝판왕’이 나타났다”. 2018년 박일환(법학69-73) 전 대법관이 시작한 유튜브 ‘차산선생법률상식’ 채널이 알려진 후 사람들의 반응이다. 밝고 인자한 모습으로 궁금한 법률상식을 4분 남짓의 영상에 명쾌하게 담아내 13만 구독자를 모았다.

사법고시(15회) 합격 후 1978년 법관에 임관한 박 동문은 제주지법원장, 서울서부지법원장 등을 거쳐 2006년 대법관에 임명됐다. 2012년 퇴임 후 사람들에게 잘못 알려진 법 지식을 바로 잡고 싶어 책을 내려 했는데, 딸이 ‘책은 사람들이 많이 안 본다’며 유튜브를 권했다.

‘그냥 찍으면 된다’는 말에, 딸이 선물한 삼각대에 휴대폰을 올려놓고 서툴게 영상 몇 개를 촬영해 올린 게 시작이다. 지금까지 기획과 촬영은 자신이, 편집은 딸이 맡고 있다. 채널명의 차산(此山)은 어릴 적 할아버지에게 받은 호. ‘동네에 있는 저 산’이라는 뜻으로,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이 숨어 있다. 

스스로 꼽는 채널의 장점은 “짧아서 오래 안 봐도 되고, 여러 쟁점을 압축해 지루하지 않고, 생각해볼 문제점까지 짚어 주는 것”. 최신 법과 판례에 근거해 상황별 법적 판단을 짚어주고, 현행 법제도에서 아쉬운 점에 대한 사견도 덧붙인다. 그는 “법관은 개개의 사건에 대해 합리적 결론을 도출하려 노력하지만, 구체적 타당성만 너무 추구하면 전체적인 법제도에 어긋날 우려가 있어 어려움이 많다”며 “이같은 고민을 함께 나눠보고자 마지막 대목을 넣는다”고 말했다. “위인설관(爲人設官)을 하면 신뢰성이 없어진다. 항시 문제점을 생각하고 대비해 나갈 때 법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는 지론이다.

주 구독자층은 의외로 20~30대. ‘진실을 밝히기 위한 비밀 녹음 정당한가?’, ‘재혼 후 전 배우자의 자녀에 대한 상속 문제’ 등의 영상이 인기다. 한 구독자는 밝고 인자한 모습과 깊은 지식이 채널을 계속 찾게 한다고 말한다. 밑밭, 고즈넉한 찻집 등 좋은 곳에 들르면 꼭 배경 삼아 영상을 찍는다

“여기가 가재도 산다는 댓글 청정구역인가요?”처럼 법조인 채널에 으레 달리는 익살스러운 댓글이 제법 맘에 든다는 그다. 최근 구독자 10만명을 돌파해 받은 실버버튼 언박싱(풀어보기) 영상을 올렸다. 주제 발굴에 고심한다는 그는 앞으로 질답 형식의 콘텐츠를 올리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수익 창출은 애초에 신청하지 않았다. “학생들도 보는데 짧은 영상에 광고까지 보게 하고 싶지 않다”는 배려다. 현재 법무법인 바른 고문변호사를 맡고 있다.

유튜버를 꿈꾸는 시니어 동문에 조언을 부탁하자 “결국 창의적인 내용이 포인트”라며 “동문들이 지난 다양한 경험과 지금의 사회변화를 적절히 조화한 영상을 만들면 감동을 줄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고 몇 번만 해보면 방향을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차산선생법률상식' 바로가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gsSoMtSPekGiQF8DS5pI_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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