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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1호 2024년 2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동문 유튜버: 지금 우리는 고려 공부가 필요하다


동문 유튜버
‘이익주는 역사’ 이익주 (국사84졸)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지금 우리는 고려 공부가 필요하다”




KBS 대하 사극 ‘고려 거란 전쟁’의 인기와 함께 고려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보다 훨씬 전부터 ‘고려 알리기’에 진심이었던 역사학자가 있다. 이익주 서울시립대 교수다.

모교 국사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박사학위를 받은 이 동문은 고려시대 정치사와 고려-몽골 관계를 연구해왔다. ‘차이나는 클라스’, ‘역사저널 그날’ 등에 출연해 역사의 대중화에 힘쓰다 마음껏 역사 얘기를 하려고 2022년 10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2월 중순 7만여 명인 구독자 수가 하루가 다르게 불어난다.

채널은 고려사를 중심으로 우리 역사 속 다양한 인물과 사건을 다룬다. 모든 이야기는 철저히 사료가 기반이 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기록을 짚어가며 군더더기 없이 조목조목 설명을 이어간다.

그가 보여주는 고려는 새롭고 매력적이다. 고려에선 아들딸 구별 없이 재산을 상속하고, 제사를 지냈다. 처가살이가 보편적이었고 여성의 재혼을 금하는 법도 없었다. 조선시대 중국 중심의 천하관과 달리 고려는 천하의 중심이 여럿일 수 있다는 ‘다원적 천하관’을 견지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다양성, 개방성과 같은 요소들이 고려에는 있었다. 그래서 요즘 우리에게 필요한 역사공부는 고려 시대 공부다.”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만 우리 역사의 전부인 양 여겼다면, 또다른 500년 역사의 고려가 있음을 상기시키며 시야를 넓혀준다.

‘인물백과사전’에선 고려 거란 전쟁의 승장인 강감찬과 ‘최대 수혜자’ 김은부를 비롯해 잘 알려지지 않은 영웅인 양 규, 지채문, 하공진 등을 다뤘고, 길이 회자되는 고려의 외교술에도 많은 에피소드를 할애했다. 거란과 송 사이 능란하게 줄타기를 한 고려는 “강대국을 상대하는 작은 나라의 외교 자세를 잘 보여준다”며 “우리도 고려처럼 작은 외교를 하며 빈틈을 찾고 국익을 극대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족보의 진실과 오해를 짚어준 ‘족보 시리즈’가 최다 조회수를 자랑한다.

“역사란 불완전한 지식입니다. 우리의 생각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위험한 지식이기도 하죠. ‘그 불완전한 위험함’을 극복하는 방법은 자주, 많이 공부하면서 자기 생각을 정리해 가는 방법뿐입니다. 제 유튜브가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박수진 기자

▷'이익주는 역사' 채널 바로가기: https://www.youtube.com/@benefit_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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