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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9호 2024년 10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동문 유튜버: 법의학자는 죽음을 통해 세상을 본다 ‘유성호의 데멘톡’

유성호 모교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화제의 동문 유튜버


‘유성호의 데맨톡’ 유성호 (의학92-98) 모교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법의학자는 죽음을 통해 세상을 본다



“죽어야 만나는 남자, 유성호! 유튜브 시작합니다.” 유성호 모교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올해 초 ‘유성호의 데맨톡(Deadmantalk)’ 채널을 개설했다. 그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촉탁 법의관을 겸임하며 20여 년간 1500여 건의 부검을 진행해 왔다. 모교에선 매학기 광속 마감되는 교양 강의 ‘죽음의 과학과 이해’로 잘 알려졌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KBS ‘스모킹 건’ 등 방송을 보고 팬이 된 이들, “졸업 때까지 수강신청에 실패했는데 이렇게 뵙는다”며 반가워 하는 모교 동문까지 21만명이 구독 중이다.

이곳에서 유성호 교수는 죽음을 통해 세상을 얘기한다. 법의학자로서 경험을 토대로 죽음을 사유하고 삶에 대한 생각을 나눈다. 그래서 부검 뒷이야기와 법의학 지식은 물론 건강, 돈, 사랑 등 다양한 주제가 교차한다.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24가지’ 시리즈는 수많은 죽음을 목도하며 길어올린 생각의 정수. 그가 만난 유가족들은 한곁같이 “하지 못한 말이 있을 때 가장 후회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 당장, 애써 힘껏 표현하라”고 권한다.

술 강의 시리즈도 인기다. 그는 법독물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술로 인한 사망사고 수천 건을 부검했다. “술 취해 필름 끊기면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 ‘적당히’를 모르면 마시지 마라”. 노년 운전, 돌연사 등 귀 기울여두면 좋을 얘기가 많다.

찬 바람에 자꾸 과거를 돌아보게 되는 계절이다. 한 영상에서 그는 2억 때문에 목숨을 버린 100억 자산가의 이야기를 전하며 “과거에 연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인생은 평평한 길이 아닙니다. 뒤를 돌아보면 넘어져요. 그러면 ‘의사 유성호’를 만나게 됩니다. 과거는 그냥 그 의미가 있으니 떠나 보내세요. ‘이불킥’도 하지 마세요.” 그러자 이런 댓글이 달렸다. “죽은 사람들을 보시면서 산 사람들을 살리시네요. 약이나 칼을 쓰는 것만이 의술이 아님을 느끼고 갑니다.”

유 교수는 “환자를 보는 의사가 될 줄 알았는데, 졸업 직전 들은 1학점짜리 법의학 과목 때문에 운명이 바뀌었다”며 “법의학을 선택함으로써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1세대 법의학자인 이정빈(의학66-72)·이윤성(의학71-77) 모교 의대 명예교수가 스승이다.

박수진 기자

▷'유성호의 데맨톡' 바로가기: https://www.youtube.com/@Deadman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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