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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호 2024년 4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동문 유튜버: “건강보조식품 너무 믿지 마세요” 간(肝)보는 의사언니 유정주  

간보는 의사언니 유정주
 
동문 유튜버 ‘간보는 의사언니 유정주’  
유정주 (의학05-09) 부천 순천향병원 교수
 
“건강보조식품 너무 믿지 마세요”




‘선생님은 하늘에서 보내준 간 천사 같아요’. 유정주 부천 순천향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채널에 달린 댓글이다. 대학병원 의사이자 의학논문 전문 스타트업(리서치팩토리)을 운영하며 바쁜 와중에도, 짧은 진료시간에 못다 한 얘기를 전하려 유튜브를 시작했다. 간 질환 치료법과 검사법, 간에 좋은 운동과 음식 등 간 건강을 지키는 데 요긴한 정보를 차분히 알려준다.

-채널 개설하고 본격적으로 영상을 올린 지 2년이죠. 간 얘기만으로 2만 구독자를 모았어요.  
“진료가 끝나면 그날 환자들이 물어본 내용을 바로 촬영해 올리고 있습니다. 환자들이 평소 자주 묻는 질문을 중심으로 만들다 보니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아직까진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약과 음식 질문도 많지요. 발기부전 보조제를 다룬 영상이 가장 인기 있던데요.  
“비아그라 관련 콘텐츠는 사실 한 환자분 덕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 진료시엔 부끄러워 못 물으시다가, 진료한 지 1년이 넘어서가니 그제야 솔직하게 물어보시더라구요. 그 환자분께 정말 감사했어요. 간 질환 환자의 ‘질환’뿐만 아니라 ‘삶의 질’에 대해서도 신경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가벼워 보이는 질문이라도, 진료실에서 의사가 제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환자들은 이상한 곳에서 잘못된 정보를 얻어 돈과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간에 안 좋은 일' 참 많이 하지요. 진료하다 보면 안타까운 환자가 많다고요.
“개인적을오 술을 끊지 못해서 계속 악화되는 알코올 간경변증 환자와, 건강보조식품을 잘못 먹고 간을 해치는 독성 간염 환자들이 안타깝습니다. 알코올 간경변증 환자는 술을 끊으려고 본인도 많이 노력하는데 경제적 스트레스, 가족불화 등의 이런저런 상황상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매번 오실 때마다 환자 상태가 안 좋아지고, 본인도 스스로에게 실망하니 옆에서 지켜보는 의료진의 마음도 괴롭습니다. 한편으론 화도 나고, 너무나 안타깝기도 한, 참 아픈 손가락 같은 분들입니다.
두 번째로, 요새 건강보조식품 열풍이 불다 보니 일반인 중 영양제를 먹지 않으면 큰일난다고 믿는 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인 식단이나 운동은 챙기지 못하고 영양제에 돈을 쓰면서 건강해질 거라고 맹신하는데 걱정스러운 현상이에요. 부작용이 생겨도 업체의 보상이나 국가에서 구제 받을 길이 없어 더욱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유튜브를 하며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아무리 의사가 설명을 잘해도 환자가 이해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쓰려고 고민하게 됐습니다. 또 유튜브 댓글에 보호자들의 고민도 많이 드러나는데요, 환자와 더불어 보호자의 마음까지 이해하는 의사가 되고 싶어졌어요. 현실은 짧은 진료 시간 동안 환자를 진료하기에도 벅차, 저의 부족함을 느끼고 있지만요. 영상을 보고 댓글 남기기 쉽지 않은데, 많은 분들이 고맙다는 말씀을 해 주시고 고민을 솔직히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료에, 의학논문 작성을 돕는 스타트업(리서치팩토리) 등 여러 일을 병행하는데 힘들지 않은지요. 
“유튜브를 처음 시작할 때, 너무 부담 갖지 않기로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의사 생활 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환자와 보호자분들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싶은데, 너무 일찍 지치면 안 되니까요. 그래서 전문 촬영 장비 없이 매일 진료 후에 휴대폰으로만 짧게 촬영하고, 편집도 학회나 회의 가는 지하철에서 모바일 앱으로 합니다.
진료, 유튜브, 스타트업 모두 의학이란 한 방향을 향해서 서로 상승작용이 되는 것 같아요. 유튜브에서 다룰 내용을 찾다가 좋은 연구 주제를 발견한 적도 있고, 반대로 연구하다가 '아, 이렇게 환자분들께 설명해드리면 되겠구나' 정보를 얻은 적도 있어요. 의학논문 스타트업 대표인데 제가 논문을 열심히 안 쓰면 안 되잖아요. 회사를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무거운 건강 얘기지만 항상 밝고 유쾌한 톤이 돋보여요. 
"원래 성격이 낙천적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진료실에서도 가급적이면 환자분들이 웃고 가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요. 대학병원 진료실을 찾는 것만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환자들이 많아요. 위험하지 않은 경우 정확하게 그렇게 알려주는 것만으로 환자들은 위안을 얻고 가지요. 사실 말하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얘기가 누군가에게 치료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음에 감사하며 만들고 있습니다.”

-동문들의 간 건강을 위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모든 질환이 그렇지만 최고의 치료는 예방이빈다. 간암 고위험군(40세 이상 B형·C형 간염, 나이 무관 간경변증)인 분들은 아무리 바쁘시더라도 6개월에 한 번은 꼭 국가 간암검진을 받으시는 게 무엇보다 중용해요. 또 최근엔 지방간이 늘어나고 있어서, 특히 당뇨병 환자분들은 주기적인 복부 초음파를 통해 간 건강을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맹신이 많습니다. 종편 등에 휩쓸리지 마시고, 올바른 방법으로 건강을 관리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박수진 기자 

▷'간보는 의사언니 유정주' 채널 바로가기: https://www.youtube.com/@doctorl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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